그렇다면 위드 코로나로 인해서 해외 현장을 방문하기 어려운 여건 속에서 개발협력 커리어를 어떻게 개발해야 할까요? 앞서 말한 것처럼, ‘역량’에 대한 명확한 정의, 선택과 집중입니다. 이 생각을 조금 더 쉽게 설명하기 위해서 제가 좋아하는 게임에 비유해서 설명해보겠습니다. 게임은 여러 장르가 있지만, 그 중에서 롤플레잉 게임(RPG)의 스탯 배분표를 활용해서 말해보겠습니다. 

RPG 게임에서 캐릭터들은 일반적으로 ‘기사, 마법사, 궁수’ 등으로 각자의 기본 직업과 전문 분야가 정의되어 있습니다. 여기서 ‘기본 직업(예: 기사, 마법사, 궁수)’을 국제개발협력의 관점에서 바라보면, ‘연구자, 활동가, 원조기관 실무자(예: KOICA, 한국수출입은행 등)’이로 생각할 수 있습니다. 이 캐릭터는 능력치를 어떻게 배분하느냐에 따라서 한 가지 역할만 수행할 수 있는 캐릭터부터 다양한 능력을 동시에 발휘할 수 있는 캐릭터로 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국제개발협력의 관점에서 ‘능력치 배분표’를 만들어보면 다음과 같이 만들 수 있습니다. 

국제개발협력의 커리어 개발도 동일합니다. 무엇을 나의 역량으로 정의 및 선택하고, 이 역량을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공부하고, 경험하느냐에 따라서 커리어 개발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전공은 기본 직업과 전문 분야에 대한 기준이 됩니다. 여기에 국제개발협력을 더하면 새로운 분야로 진출할 수 있는 통로가 열립니다. 그러나 국제개발협력은 교육학, 경제학 혹은 해양수산학처럼 한 가지 분야로 정의되는 학문이 아닙니다. 오히려 융합학문으로써 국제개발학은 유연함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전공에 국제개발협력을 더하는 것은 다양한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커리어 개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위드 코로나는 분야를 가리지 않고 직무 경험의 기회를 줄이고 있습니다. 특히 해외사업이 중심인 국제개발협력은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개발협력분야 직무 경험을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합니다. 특히, 국제개발학을 공부하지 않은 분들께는 국제개발협력의 진입이 더욱 큰 벽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저는 국제개발협력은 결코 어려운 학문이 아니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오히려 내가 공부하는 학문에 새로운 관점을 더하는 도구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리고 아래의 방법들을 통해서 국제개발협력에 더 쉽게 접근하고, 개발협력 커리어 개발의 기초를 준비하는 방법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 번째는 페이스북 페이지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페이스북에는 국제개발협력에 관련된 다양한 페이스북 페이지들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국제개발협력과 ODA’, ‘아프리카 지역전문가 양성을 위한 청년활동가 모임(아지모)’, ‘아프리카와 비즈니스와 개발협력’, ‘중남미 개발협력’ 등이 있습니다. 페이스북 페이지의 강점은 자유롭게 블로그 글을 업로드 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서, 페이스북 페이지에 가입한 사람들에게 나의 블로그 글을 홍보하고, 인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뉴스레터를 활용한 간접홍보입니다. 국제개발협력 전문 뉴스레터인 ‘김치앤칩스’(💘)는 좋은 글 함께 읽어요라는 코너를 통해서 국제개발협력 관련 블로그들을 홍보하고 있습니다. 국제개발협력 관련 블로그 운영자뿐만 아니라 국제개발협력에 관심을 가진 많은 사람들이 내 블로그를 방문하고, 글을 읽고, 견해를 나누는 것을 넘어서 나의 전문성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초반에 블로그에 글을 쓰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나의 글이 다른 누군가에게 전달되고, 그들이 읽고 있다는 상상을 하게 되면 글쓰는 과정은 어려운 숙제가 아니라 즐거운 놀이가 됩니다. 특히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모든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시대입니다. 그러므로 우리의 일상에 깊이 스며든 스마트폰과 SNS를 똑똑하게 활용하는 것도 커리어 개발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대면은 ‘코로나19의 모순’이라는 현상을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오프라인 기반으로 진행되었던 모든 행사들이 온라인으로 전환되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그동안 시간과 장소의 제약으로 인해 참석하고 싶어도 참석하지 못했던 학술대회, 공청회, 포럼 등을 자유롭게 참석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게다가 유튜브 영상으로 녹화되어서 시간과 장소의 제한 없이 제가 원하는 정보들을 얻을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현상을 ‘코로나19의 모순’이라고 말합니다. 

 비록 코로나19가 우리에게 좋은 환경을 제공해주지는 않지만, ‘코로나19의 모순’처럼 온라인 플랫폼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들을 예전보다 쉽게 얻고, 활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런 저에서, 현재 우리가 마주한 환경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은 커리어 개발에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비대면 국제개발협력 사업이 어려운 이유”에서 말한 것처럼, 국제개발협력 사업은 대면을 넘어서 비대면으로 활용하는 방법을 탐색하고,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비대면 행사들을 적극 활용하면서 내가 원하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빠르게 획득하고, 공부하고, 나아가 블로그에 분석하는 글을 올리면서 기초를 다지는 것이 중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역량개발의 선택과 집중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현재(As is)에서 미래(To be)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합니다. 예시를 바탕으로 쉽게 설명드리겠습니다.

글을 마치면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국제개발협력을 하기 위해서 국제개발은 필요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국제개발협력을 잘 몰랐던 학생 시절에는 국제개발학만이 국제개발협력을 할 수 있는 유일한 답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제7회 교육 ODA 컨퍼런스에 참여한 연사께서 “국제개발협력의 커리어는 정글짐과 같다.”라는 말을 들으면서, (국제)개발학이라는 학문이 국제개발협력의 커리어를 개발하는 유일한 답은 아니라는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습니다. 오히려 다양한 분야에서 자신의 전문성을 활용하여 개발협력에 진출하는 것이 개발협력 커리어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게다가 위드 코로나는 국제개발협력에 새로운 접근법을 요구할 것입니다. 어느새 인공지능, 빅데이터 기술들은 산업을 넘어서 모든 분야에서 적용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이 추세라면 국제개발협력에 적용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대학원생 때 쓴 “개발에 특이점이 온다. [국제개발&대학원 19편]”에서 강조한 세 가지 1) 빅데이터와 개발협력의 만남, 2) 언어의 변화, 3) 개발 전문성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 추측해봅니다. 

그러므로 국제개발협력 커리어 개발을 위해서 ‘국제개발협력’만 생각하는 협소한 관점과 생각은 지양하는 것이 좋습니다. 국제개발협력의 세계는 굉장히 다양한 분야로 이루어진 곳입니다. 국제개발협력학이라는 하나의 학문과 개념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이것을 기억하면서, 나는 어떤 역량을 선택하여 개발할 것인지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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