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풀어봤's UP/사람을 보내는 원조: 미국 평화봉사단의 역사와 오늘
• 주니어 생존기/이제서야 보이는 것들
• 국제개발협력 ON-AIR 

• 보건/의료: 보건 분야 봉사단원들은 보건 환경 개선을 위해 예방접종 캠페인, 질병 예방 교육, 식수 위생 개선 등을 추진합니다. 역사적으로 한국에서는 평화봉사단 보건 요원들이 1970년대 읍면 보건소에서 결핵 퇴치, 전염병 관리, 모자보건 향상 활동을 진행했습니다.

• 농업 및 농촌 개발: 농촌 지역의 식량 증산과 소득 증가를 위해 영농 기술 보급, 작물 재배 기법 교육, 농업 협동조합 지원 등의 활동을 전개합니다. 봉사단원들은 시범 농장을 운영하거나 우물, 관개시설을 설치하여 식량안보 개선을 돕고, 농민들에게 새로운 기술을 전수함으로써 생산성 향상을 지원합니다.
• 환경: 산림보호, 토양관리, 에너지 절약 기술 보급 등 환경보전 및 기후변화 대응 활동도 이루어집니다. 봉사단원들은 현지 주민들과 함께 나무 심기, 폐기물 관리 교육, 친환경 작물 재배 등을 실천하며 지속 가능한 생활 방식을 장려합니다.

이 밖에도 지역 경제개발, 공공 행정 역량 강화 등 각국의 수요에 맞는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됩니다. 평화봉사단 활동의 공통된 특징은 커뮤니티 단계의 밀착 봉사라는데 있습니다. 단원들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수도나 거점 도시보다 농어촌, 오지 마을 등 열악한 현장에 투입되어 현지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현지어로 소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이러한 밀착형 접근은 봉사자와 현지인의 상호 이해와 신뢰를 구축하는 데도 큰 역할을 합니다. 실제로 평화봉사단원들은 “가장 힘들지만 보람 있는 일(The toughest job you’ll ever love)”이라는 신조 아래 현지인과 평생의 우정, 사랑을 쌓는 경우가 많으며, 봉사 중에는 위험을 감수해야 할 때도 있습니다. 1961년 창설 이후 지금까지 파견 중 목숨을 잃은 봉사단원만 309명에 이를 정도로 험난한 여정이었지만, 이러한 희생과 헌신이 모여 개발도상국 지역사회의 변화와 미국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 확산에 크게 이바지해 왔습니다.

한국에서의 평화봉사단 활동

한국은 평화봉사단과 각별한 인연을 가진 나라입니다. 1966년 9월, 미국 평화봉사단의 첫 한국 파견단이 서울에 도착하면서 한국에서의 봉사단 활동이 시작되었습니다. 한국전쟁 이후 극심한 빈곤과 재건의 어려움을 겪던 1960년대의 한국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원조를 활발히 받던 시기였고, 이러한 배경에서 미국 정부는 대한민국 정부와 합의하여 평화봉사단 프로그램을 도입하였습니다. 그 결과, 평화봉사단은 1966년부터 1981년까지 15년간 파견되었으며, 그 동안 총 2,060명의 젊은 미국인 봉사단원이 한국 각지에서 봉사활동을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주로 산간벽지와 농어촌 지역에 배치되어, 열악한 환경 속에서 한국 주민들과 함께 생활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하였습니다.

평화봉사단 활동은 한국인들과 미국인 봉사자들 모두에게 큰 영향을 남겼습니다. 많은 시골 학생이 봉사단원 선생님으로부터 영어를 배우고 진로에 영감을 얻었으며, 농촌 주민들은 처음 접한 미국 청년들과의 교류를 통해 서로의 문화에 대한 이해를 쌓았습니다. 반대로, 봉사단원들은 한국어와 문화를 몸소 익히며 성취감과 인생의 전환점을 얻었습니다. 흥미로운 사례로, 1975~77년 충남 예산에서 영어 교사로 근무했던 캐슬린 스티븐스 단원은 훗날 미국 외교관이 되어 2008년 주한미국대사로 다시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는 한국 이름 “심은경”을 사용할 정도로 한국에 깊이 동화된 경험을 바탕으로 한미 관계 증진에 크게 이바지했습니다.

KOICA 봉사단과의 유사점과 차이점

글을 읽으시면서 아마 ‘어? 코이카랑 굉장히 유사하네’ 라는 생각을 하셨을 겁니다. 맞습니다. 한국의 해외봉사단은 평화봉사단과 여러모로 유사한 사명과 구조를 지니고 있으며 그 구조의 확립에 평화봉사단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코이카와 평화봉사단은 여러모로 유사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먼저 봉사단 운영 목표를 들 수 있는데, WFK 역시 평화봉사단처럼 개발도상국의 자립적 발전 지원과 국제 우호 증진을 목적으로 삼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WFK의 3대 목표는 “개발도상국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 개발도상국과 우리나라 간의 우호 협력 및 상호이해 증진, 봉사활동 통한 자아실현 및 성장”으로서, 미국 평화봉사단의 목표와 맥락을 같이 합니다. 실제로 KOICA 봉사단 역시 지원자의 대부분이 20~30대 대학 졸업자이며, 현지에서 평화봉사단원과 마찬가지로 현지어 습득, 지역사회 적응, 주민들과 협업을 중시합니다.

평화봉사단의 의의와 전망

시대의 변화에 따라 평화봉사단도 파견 형태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기본 2년 봉사프로그램 외에, 일정 경력과 전문성을 갖춘 지원자를 대상으로 1년 이하 단기 봉사에 투입하는 Peace Corps Response 프로그램이 새로 개발되었는데, 이는 자연재해 복구 지원이나 특정 기술 분야 프로젝트 등 단기 속성 프로젝트에 전문가를 투입하기 위한 제도로, 기존 봉사단 출신이나 관련 경력자를 선발하여 몇 개월에서 1년 미만 기간 임무를 수행하게 합니다. 또한 2020년대에는 코로나19로 인한 현장 활동 공백을 메우고자 버추얼 서비스 파일럿(Virtual Service Pilot) 등 원격 봉사활동도 실험적으로 도입하였습니다. 이처럼 평화봉사단은 기본 철학은 유지하면서도 시대 상황과 개발 과제에 대응하여 운영의 유연성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와 트럼프 정권 재집권 이후, 평화봉사단은 축소된 범위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2011년에는 77개국에서 봉사단이 활동했으나, 2024년 4월 기준 58개국(약 2,600명 봉사자), 2025년 초 의회 보고서는 61개국 운영으로 집계되어 활동국은 최근 몇 년간 50 후반~60 초반 개국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이 흐름에는 트럼프 행정부의 예산 감축, 2020년 중국 철수, 팬데믹 이후의 모집난과 현지 정세의 변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판단됩니다.

세 줄 요약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길었던 YP 기간이 끝났다. 업무 횟수로는 5년차를 향해 달려가고 있고 과거와 현재 내가 업무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졌음을 실감한다. 예전의 나는 지시받은 일을 따라가기에 급급한 그야말로 ‘말하는 감자🥔’였다. 일을 왜 해야 하는지 의미를 고민하기보다는 상급자가 시키는 업무를 그저 빠르게 처리하는 데만 몰두했었다. 이번 글에서는 과거와 지금의 내가 달라진 지점 몇 가지 경험담을 풀어보려 한다.

첫 직장을 가지기 전, 나름 학교에서 근로장학생으로 일한 경험이 있었고 오피스 업무도 조금은 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진짜 직장인이 되고 나니 상황은 전혀 달랐다. 모르는 것 투성이었다. “모르면 질문해. 끙끙 앓다 사고치는 것보단 낫다”라는 말을 어디선가 들었는데 맞는 말이긴 했다. 다만 이 말이 성립하려면 스스로 할 수 있는 범위까지는 해본 후, 그다음에 질문을 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는 걸 알게 되었다.

사회초년생 시절의 나는 그렇지 못했다. 그저 눈앞에 보이는 문제를 바로 들고 와서, “이게  안되는데 왜 이럴까요?”라는 식으로 묻는 경우가 많았다. 질문 자체가 나쁜 건 아니었지만 최소한 내가 찾아볼 수 있는 부분은 스스로 확인해봤어야 했다.

지금은 기억이 조금 흐릿하지만, 당시 상사가 나와 동료들의 질문에 피로감을 많이 느끼고 짜증을 내곤 했다. 그땐 이해하지 못했다. “질문하라면서, 왜 하면 싫어하지?”라는 생각뿐이었다. 지금은 알겠다. 질문을 하지 말라는 것이 아니라, 내가 무엇을 정확히 모르는지 먼저 정리한 후 질문하라는 것이라는 사실을. 그래야 상대도 내가 어디에서 막혔는지 명확히 이해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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