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김칩
- 5대 분야 이야기/온실가스를 줄여도 왜 마을은 무너질까?
- 거기 어때?/PDM과 성과관리 뒤에 숨은 이야기
- 국제개발협력 ON-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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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를 줄여도 왜 마을은 무너질까?
by 핑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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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안전하게 지내고 계신지요? 예측할 수 없는 무더위와 폭우, 홍수 등 일상이 된 재난을 마주하며, 우리는 지구가 심각한 몸살을 앓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억울하고 가슴 아픈 희생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기후위기 대응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현재의 기후대응 체계는 과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지키기에 충분할까요?
기후변화 대응에 있어 국제사회는 지난 10년간 ‘탄소중립(Net Zero)’을 중심축으로 움직여 왔어요. 2015년 이뤄진 파리협정 이후 대부분의 기후정책은 탄소배출 감축(Mitigation)을 목표로 설정되었고, 탄소감축은 ESG, RE100, 탄소배출권 시장 등 다양한 제도적 틀 속에서 글로벌 합의로 자리 잡았죠. 이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선택이에요. 온실가스 감축이 지구 평균기온 상승을 억제할 유일한 수단이니까요. 그러나 이러한 ‘감축 중심주의’는 현장에서의 맥락을 고려할 때 여러 한계를 드러내요. 특히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활동하는 실무자들은 “탄소중립도 중요하지만, 이 마을은 이번 폭우로 식수원을 잃었고, 식량 생산도 반으로 줄었습니다.”, “2050년까지 넷제로를 달성하자는 목표는 좋지만, 지금 당장 주민들은 살 곳이 없습니다.” 와 같은 질문을 자주 마주치죠.
즉, “탄소를 줄이면, 당장 기후재난 피해는 멈추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분명히 “아니오”예요. 이미 올라간 지구 평균기온으로 기후의 패턴은 바뀌었고, 재난의 빈도와 강도는 확실히 늘었죠. 그렇다면 우리는 탄소의 양을 줄이는 것과 더불어, 이미 변해버린 지구환경에 적응(Adaptation)하고 반복되는 충격에 대비하는 회복력(Resilience)에도 주목해야 해요. 감축 중심의 기후정책이 중장기 전략이라면, 개발협력의 현장은 기후재난에 대한 즉각적인 생존과 복구를 다루는 공간이거든요. 회복력을 함께 고려하지 않으면 실제 피해를 입는 취약한 공동체는 정책의 바깥에서 반복적으로 피해를 입고 회복할 기회조차 갖지 못해요.
회복력이란?
회복력은 국제기구와 학계에서 오래 논의되어 온 개념이에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회복력을 “사회, 경제, 생태 시스템이 기후변화와 같은 스트레스나 교란에 적응해 기본적인 기능과 구조를 유지하고, 그런 충격으로부터 회복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정의해요. 이건 국제개발협력 현장에서 조금 더 구체적으로 표현되죠. 자연재해, 식량위기, 기후이주, 전염병 같은 외부 충격에 대해 개인, 공동체, 사회 시스템이 (1) 피해를 줄이고, (2) 빠르게 복구하며, (3) 미래 위험을 줄일 수 있는 능력이에요. 좀 더 쉽게 말하면, 같은 재난이 닥쳐도 어떤 마을은 금방 복구하고, 어떤 마을은 무너진 채로 남는 차이를 만들어내는 게 회복력이에요.
예를 들어 두 마을이 똑같이 폭우 피해를 입었을 때, 한 마을은 주민 조직이 작동해서 피난, 물 분배, 임시 대피소 운영까지 이뤄지고 이틀 만에 학교와 보건소가 다시 열려요. 반면 다른 마을은 식수도, 전기도, 지도할 사람도 없어서 혼란만 이어지죠. 이 차이를 만드는 건 기술이 아니라, 사전에 갖춰진 시스템, 지식, 인프라, 관계, 의사결정 구조예요. 이 모든 게 바로 회복력이고요.
회복력은 누구에게 더 중요할까? 재난은 언제나 가장 가난하고, 가장 목소리 없는 사람들에게 먼저 도달해요. 한국에서 기후위기가 전기요금이나 에너지 전환의 문제라면 폭우로 유일한 우물이 침수된 마을, 가뭄으로 두 계절 연속 작물이 망가진 소작농, 태풍으로 집을 잃고 도시에 기후이주를 떠난 청년, 산불 이후 병원 접근이 막힌 임산부 같은 이들에게는 생존 그 자체죠. 이들에게는 ‘2050년 넷제로’라는 약속보다 다음 피해가 왔을 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반이 더 절박해요. 국제개발협력은 그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 일이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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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의 기후 회복력 향상 방법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사업을 설계할 때 흔히 기술적 접근에 집중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가뭄이 심해지니 지하수 관정을 뚫고, 폭우 피해가 반복되니 배수시설을 확충하는 식이죠. 하지만 회복력(Resilience)을 향상시키기 위한 접근은 다릅니다. 이것은 단지 "무엇을 설치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그것을 사용하고 유지할 수 있느냐", "누가 위험에 더 취약한가", "어떤 방식으로 지역 주민이 직접 관여하고 대응할 수 있느냐"를 함께 묻는 접근입니다. 이는 기후위기로 가장 먼저, 가장 크게 피해를 입는 사회적 취약계층을 사업의 중심에 둔다는 의미에요.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 식수 부족 상황에서 여성과 아이들 → 물을 긷기 위해 먼 거리를 이동하거나, 더러운 물을 마시게 됨
- 재난 발생 시 장애인, 노인 → 대피나 복구 과정에서 배제되기 쉬움
- 농업 기반 생계에 의존하는 저소득층, 여성 농민 → 소득 손실 후 복구 자원이 없음
회복력 중심의 사업 설계는 이들의 특성과 한계를 파악하고 이들이 수혜자가 아니라, 문제 해결의 주체로 참여하도록 설계해야 해요. 예를 들어, 식수 인프라를 설치할 때도 그 위치가 누구에게 가까운가, 유지관리는 누가 책임지는가, 장애인과 어린이도 사용할 수 있는가를 고려합니다. 기술 이전이 아니라 사용 주체의 조건과 권한까지 보는 것이죠.
예를 들어 농업 분야의 경우, 기후 스마트 농법을 단순히 도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지역 농민의 전통지식과 기후적응 경험을 반영해 교육 커리큘럼을 설계합니다. 농가 단위가 아니라 여성 농민 조합 등 조직 단위로 참여시키면, 기후위기 대응뿐 아니라 성평등 관점도 통합될 수 있죠. 혼작이나 생계 다변화(예: 버섯 재배, 양계)는 단일 작물 실패에 대한 회복력을 높여주며, 소득 분산 효과를 가질 수 있고요. 물·위생 분야의 경우 침수에 강한 식수 인프라를 설치하고 그 유지·보수 구조를 마을 주민 위원회에 맡긴다면 외부 지원 없이도 지속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시설 설계 시 여성, 장애인, 어린이의 접근성과 안전을 반영해야 위기 상황에서도 모두가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고요. 단순한 공급뿐 아니라 비상시 물 분배 방식에 대한 지역 합의도 필요하죠.
보건 분야의 경우 폭염, 홍수, 가뭄은 전염병 증가나 보건 서비스 접근성 악화로 이어집니다. 따라서 이동형 진료소나 기후보건 연계 교육은 회복력 강화를 위한 핵심 수단이 돼요. 재난 후에는 물리적 복구뿐 아니라 심리적 회복 프로그램도 중요하므로 피해를 겪은 주민과 활동가 모두에게 정신적 지지 체계가 필요하기도 해요.
무엇보다 공동체의 역량은 가장 중요한 조건이에요. 마을 단위로 재난 대응 훈련을 정기적으로 진행하면 기후재난이 발생했을 때 즉각적인 대응이 가능해지고 피해를 줄일 수 있어요. 복구 과정에서 청년이나 여성 주도의 작업 그룹을 구성하면 단순한 노동력 제공이 아니라 지역 리더십의 회복과 균형이 이뤄집니다. 지역에 기후예보, 조기경보, 재난 대응 연락망 등 정보 접근 체계를 구축하는 것도 회복력의 일부로서 많이 사용되고 있고요. 가장 위험에 취약한 사람들을 사업의 중심 사용자와 결정자로 놓아 권한, 접근성, 지속가능성, 공동체 기반의 복원력을 설계에 통합하는 것이 회복력 강화의 조건이 됩니다.
물론 탄소 감축과 회복력을 모두 만족시키는 방법도 있어요. 이를 공동편익(co-benefit)이라고 표현하죠. 이를테면 기후 스마트 농업은 그 자체로 대표적인 공동편익 전략입니다. 기존의 관행농업에서는 화학비료 사용과 깊은 경운(토양 갈이)으로 인해 온실가스가 많이 발생하지만, 기후 스마트 농업에서는 이산화탄소(CO₂)나 아산화질소(N₂O)의 배출을 줄일 수 있는 기술(혼작, 무경운, 유기비료 등)을 활용해요. 이러한 기술은 탄소 감축 효과를 가지는 동시에, 수확의 안정성과 생계 다변화에 기여해 회복력도 높이는 결과를 가져오죠.
또 다른 사례는 재생에너지 전환입니다. 재생에너지는 전통적인 화석연료 기반 전력 시스템보다 탄소 배출이 현저히 적을뿐만 아니라, 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접근이 취약한 농촌이나 외딴 지역에서 재생에너지가 회복력을 강화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네팔 산악지역의 마을에 설치된 소형 태양광 시스템은 전력망이 끊어진 지역에서 주민들의 보건시설 운영, 식수펌프 작동, 야간 조명 등에 필수적인 자립 기반을 제공해 왔죠. 이처럼 재생에너지는 기후변화 대응의 기술로서뿐만 아니라, 기후재난에 대비하는 지역사회의 자립성과 대응 능력을 강화하는 역할도 합니다.
세 번째로 주목할 전략은 자연기반 해법(Nature-based Solutions, NbS)이에요. 맹그로브 숲이나 산림을 복원하면 그 자체로 탄소를 흡수하고 저장하는 효과가 있어 감축에 기여합니다. 동시에 복원된 생태계는 해안 침식 방지, 태풍·홍수 피해 완화, 어업 기반 회복과 같은 회복력 요소를 제공합니다. 필리핀 루손섬이나 방글라데시 순다르반 맹그로브 숲에서 커뮤니티 주도로 맹그로브 숲을 복원하고, 이를 공동으로 관리하면서 주민들의 생계 기반을 안정화하고 재난에 강한 환경을 구축한 사례가 대표적입니다.
이처럼 감축과 회복력은 양자택일이 아니라, 함께 설계될 수 있는 방향이에요. 최근에는 UNFCCC(유엔기후변화협약), GCF(녹색기후기금), Adaptation Fund(적응기금)와 같은 국제기구들도 이 두 요소가 동시에 실현되는 사업을 우선 지원 대상으로 보고 있으며, 공동편익(co-benefit)을 명시적으로 사업 평가 기준에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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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던져야 할 질문들
기후위기 대응 사업을 설계할 때, 국제개발협력 활동가는 단순히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가’라는 수치적 성과에만 머물러서는 안 돼요. 물론 감축은 중요하지만 그것이 지역 주민의 실질적 삶의 조건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면 기후위기 대응은 오히려 불균형을 심화시킬 위험이 있어요.
특히 중요한 것은 해당 사업이 재난 이후에도 복원 가능한 구조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에요. 단기적인 투입이나 외부 기술만으로는 회복이 지속될 수 없어요. 주민들이 스스로 인프라를 운영하고, 위기 상황에서 대응 방안을 선택할 수 있는 구조를 갖췄는지가 회복력을 결정짓죠.
더불어 설계의 중심에 실제로 누구를 두고 있는지도 점검해야 해요. 지역 주민 일반이나 힘 있는 일부만이 아니라, 여성, 아동, 고령자, 장애인, 이주민 등 재난에 더 취약한 이들이 회복 과정에 주체로 포함되어 있는가? 그들의 접근성과 의사결정 참여는 실제로 보장되어 있는가? 이런 질문은 설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반영되어야 하며 단지 사후 평가 지표로만 다뤄져서는 안 되기도 해요.
궁극적으로 회복력은 성과의 하나가 아니라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출발점이 되어야 해요. 회복 가능한 구조, 사회적 불평등을 완화하는 접근, 지역의 자립성과 지속가능성을 동시에 고려하는 설계가 이뤄질 때, 비로소 국제개발협력은 기후정의와 민주주의라는 양 날개로 기후위기 속에서 사람의 삶을 지키는 역할을 할 수 있죠. 회복력은 전략의 ‘결과’가 아니라, 전략의 ‘출발점’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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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줄 요약
#1.
탄소중립은 기후위기 대응의 중요한 축이지만
현장에서는 생존과 복구를 위한 회복력이 더 시급한 과제입니다.
#2.
회복력은 단순한 기술 설치가 아니라
재난에 가장 취약한 이들이 주체로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입니다.
#3.
감축과 회복력은 양자택일이 아닌
공동편익(co-benefit) 전략으로 통합 가능하며
국제개발협력은 이를 함께 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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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기사는 어떠셨나요? 현재의 기후대응 체계는 과연 ‘누구도 소외되지 않는 사회’를 지키기에 충분할까요?라는 말을 곱씹어보게 되는데요. 기후대응 체계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공사모 카톡방에서 함께 나누어 보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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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성과관리는 어떻게 하고 계세요? 라고 물으면, 열에 아홉은 표정이 어두워진다. 눈썹이 미묘하게 찌푸려지면서 “아, 그거요…” 하고 말끝을 흐린다. 성과관리라는 말만 들어도 머리가 지끈하다는 반응이 많다. 변화이론이니, PDM이니, 복잡한 용어와 이론은 현장에서 벌어지는 일과는 거리가 멀기도 하다. 더 속상한 건, 공들여 만든 성과모형을 누군가에게 내놓았을 때다. 내 사업에 대해 나보다 더 고민한 사람은 없을 텐데, 사업도 제대로 모르는 사람들이 PDM과 논리구조에 대해 지적을 한다. 그럴 때 실무자들의 속마음은 이런 거다. '내가 이걸 만드느라 얼마나 고민했는데, 도대체 뭘 안다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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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실무자들을 마주하고 앉아 “이 부분, 논리가 좀 약해 보이는데요”라고 말해야 하는 사람이 있다. 바로 나, 소위 성과관리 전문가라고 불리는 사람이다. 시민사회협력사업과 기업협력사업의 공모 마감일이 다가오는 요즘, NGO부터 기업까지 다양한 제안서를 검토하고 있다. 누군가 밤을 새워 만들었을 게 분명한 문제나무와 PDM을 펼쳐들고, 나는 조심스레 구조를 살핀다. 내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과, 그걸 지켜보는 실무자. 이건 아마도 전쟁 같은 성과관리 컨설팅. 무턱대고 감히 비판하려는 건 아니다. 정말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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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즐겨찾기 링크로 적극 사용하시길 추천드려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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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호를 읽으면서 좋았던 점, 아쉬웠던 점, 혹은 궁금한 점을 말씀해주세요. 여러분의 의견은 김칩을 발전시키는 동력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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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칩을 만드는 사람들
핑키🌺 러에포🌿 세종시 고라니🦌 짠망🐯
피카츄💫 까불이🍦 스텔라🐌 마샬🌊
라빈🐻 어겐🐳 커먼프릭👀 홍박이🌝
루시🧚🏼 메텔🌌 나음⛵ 레아🍑 위스키🥃
개발새발🍺 땅별빛🌙 타시🍀 해리⚡
벨 🎀 니아💡 쪼꼬🥨 지브리🍄 오트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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