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크라이나 특별호  우크라이나와 함께
• 나의 문화 답사기  [웹사이트] 외국인으로서 우크라이나를 도울 수 있는 방법 아카이빙

러시아의 독재자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략으로 전 세계는 충격에 휩싸였죠. 자신의 권력만을 위한 그의 결정으로 이미 죄 없는 150만 명은 난민이 되었고, 끝없이 펼쳐진 밀밭은 전쟁터가 되었으며, 제2, 제3의 체르노빌 같은 핵 위기를 걱정해야 할 지경이에요. 국제 곡물 가격을 포함한 오를 수 있는 모든 자원의 가격은 전쟁이 장기화될수록 높아질 예정인데요. 그로 인해 러시아와 관련 없는 개발도상국들까지도 더욱 힘겨워질 살림살이를 걱정해야 할 위기에 놓였죠.

이에 국제사회는 풀뿌리 시민단체를 시작으로 INGO, 정부, 국제기구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ODA와 기부금 등을 활용하여 각자가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연대와 협력을 시작했어요. 이번 특별호에서는 국제사회의 노력이 이번 명분 없는 침략을 끝내고, 상처받은 모든 이들의 회복을 돕고, 평화로운 지구를 만드는 데에 기여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현재 지구촌에서 일어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노력을 전달해드리고자 해요.

국제기구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의사결정

UN OCHA의 활동 전략

출처: UN OCHA

먼저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Office for the Coordination of Humanitarian Affairs, OCHA)은 인도적 지원을 자연재해와 분쟁의 피해자들을 돕고 그들의 기본적 필요와 권리를 충족시키는 활동으로 정의해요. 이 정의를 바탕으로 국제기구, 공여국은 국제사회의 자연재난, 인재, 만성적 위기 등으로 인해 위기에 처한 사람들의 생명과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지원하는 것을 인도적 지원이라고 해요. 국가 대 국가로 분쟁이 발생할 경우에 이들을 지원하는 방안은 각 국가의 인도적 지원 전략에 근거하고 있죠.

국제기구의 대표적 사례로 유엔은 회원국들의 공여금을 통해서 유지되는 국제기구상비군을 유지하고, 운영할 수 있는 기능이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엔은 결의안, 국제사회의 연대 지원을 통해서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수 있죠. 특히 유엔헌장은 “UN은 경제, 사회, 문화 혹은 인도주의에 관련된 국제사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적 협력을 이루어야 한다.”라고 말하고 있어요.

3월 2일 UN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지에 관한 결의안을 통과시켰어요. 비록 결의안은 국제기구가 국가들에게 권고하는 문서라서 강제력이 없다고 우려할 수 있지만, 유엔 회원국들이 결의안 통과에 동의했다는 것은 많은 국가들이 현재 우크라이나에서 발생하는 인도주의 위기 해결과 러시아의 침공을 즉각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러시아에게 전달하는 것에서 상징성을 가지고 있죠.

또한 유엔은 인도주의 업무 조정국(OCHA)을 통해서 인도주의 위기 대응과 국제사회의 지원을 요청하고 있어요. OCHA는 유엔 사무국에 소속된 인도주의 전문 국제기구로서 공여국들로부터 자발적인 공여를 통해서 인도주의적 위기에 처한 국가들을 도와주고 있어요. 한국은 2022년 기준 OCHA 자발적 공여국 상위 10개 국가에 포함되어 있고요. OCHA가 국제사회 공여국들로부터 기부금을 받는 이유는 OCHA의 전체 예산 중 5%만 유엔 정규사업 예산에서 지원되기 때문에 OCHA의 주요 업무는 전 세계 공여국들로부터 인도주의 지원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받는 것이 중요하죠.

한국 정부의 우크라이나 지원과 의사결정

우리나라는 우크라이나에게 현금과 현물(군복)을 지원했고, 유엔은 3월 2일 결의안 통과를 통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즉각 중단할 것을 권고했어요. 한국은 분쟁, 재난 등으로 인한 인도주의적 지원이 필요한 국가들을 돕기 위해 2015년 인도적 지원 전략을 최초로 수립 후 외교부는 2019년 인도적 지원 전략 개정안을 수립했어요. 이를 통해서, 외교부 외에도 범정부 차원에서 인도적 지원이 필요할 때 준수할 수 있는 지침을 마련한 것이죠. 한국 정부는 인도적 지원의 형태를 현금과 현물로 정의하고, 현금 지원을 우선하도록 기본 방침을 설정했어요. 인도적 지원 전략 개정안에 따르면, 현물 지원은 조달 절차, 운송비와 시간 등이 소요되는 만큼 피해국 정부의 요청에 따른 현지 공관의 건의가 있을 경우에 한하여 지원해요.

하지만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의 특수성으로 인해 한국 정부는 현금과 현물을 모두 지원했어요. 현금지원으로는 천만 달러를, 현물지원으로는 나토(NATO)를 통한 군복 지원을 했어요. 현물지원은 정부가 수립한 양자 현물 지원 가이드라인과 군 자산 및 군 인력 파견 시 준수해야 할 ‘재난구호에서의 외국 군 및 민방위 자산 이용에 관한 오슬로 가이드라인’을 고려해서 군자산에 해당하는 군복을 지원물품으로 결정한 것으로 보여요. 하지만 전쟁 물품에 포함되는 군복이기 때문에 명확하게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현물로 보는 것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요.

또한 주목할 것은 외교부는 양자 ODA 중점 협력국(2021-2025)에 포함된 우크라이나에 KOICA 사무소를 개소하겠다고 밝혔다는 점이에요. 개인적인 가설이지만, 이 결정은 인도적 지원 전략 개정안의 ‘인도적 지원-개발-평화 간 연계 추진’을 고려한 결정으로 보여요. KOICA의 거버넌스, 평화 분야 SDGs-KOICA 성과 프레임워크에서 산출물(Output)에는 ‘거버넌스, 법치, 분쟁갈등 관리 및 예방 관련 메커니즘 구축 및 활동 건수’가 있고, 성과물(Outcome)에는 ‘지난 2년간 분쟁을 겪었고 형태별로 공식 혹은 비공식 분쟁해결 메커니즘에 접근했던 인구의 비율[SDG16.3.3]’이 있어요.

출처: 한국국제협력단(KOICA)

우크라이나는 현재 러시아와 전쟁이 진행 중이며, 휴전 혹은 종전 후 분쟁 갈등 관리 및 예방 등에 관련된 인도주의 사업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돼요. 이런 맥락에서, KOICA 우크라이나 사무소 개설 후 분쟁갈등 및 예방 관련 인도주의 ODA 사업을 발굴을 통해서 인도주의 ODA 분야의 선례를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죠. 다만, 이것은 필자의 가설에 불과하므로 앞으로 우크라이나 사태를 지켜볼 필요가 있어요.

정리하면 유엔은 사무국 산하의 OCHA를 통해서 전 세계 공여국들로부터 인도주의 위기 대응에 필요한 기금을 모금하고, 지원하는 형태로 인도주의 위기에 대응하고 있어요. 또한 결의안을 통해서 국제사회의 여론을 집중시켜서 전 세계가 공통된 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요. 한국은 인도적 지원 전략을 바탕으로 현금과 현물지원을 통해서 인도주의 위기에 처한 국가들을 지원하며, 현물지원은 현지 공관을 통해 접수된 현지 정부의 건의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검토 및 신속히 지원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어요.

주요 국제기구의 우크라이나 지원

유엔난민기구(UNCHR)은 3월 3일 통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사태 이후 전 국민(약 4,400만 명)의 2%가 넘는 약 100만 명 이상의 난민이 군사 공격을 피해 국경을 넘어 인접 국가로 이동했다고 발표했어요. 또한, 상황이 지속될 경우 약 400만 명이 우크라이나를 떠날 것으로 추정했는데요. 이에  국제기구는 긴급구호를 지원하는 기구들을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난민들의 필요를 바탕으로 그들의 안정적인 제3국 정착을 지원하고 기본적인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세계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 사태 긴급 구호를 위해 3개월의 비상작전을 실시하기로 했어요. 이 작전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거주하거나 인접 국가로 탈출한 약 310만 명의 우크라이나 시민들은 현금지원과 식량지원을 제공받을 예정이에요.

유엔난민기구(UNHCR)는 우크라이나 국민이 인접국가(폴란드, 헝가리, 몰도바, 슬로바키아, 루마니아 등)로 안전하게 이동 및 정착할 수 있도록 생활에 필요한 정보와 필수 구호품을 제공하는 한편, 정착 국가와 연계해 법적, 심리적 서비스를 제공해요. 또한 우크라이나 내 지역사회와 연계해 인도적 지원 요구 파악, 안전한 공간(safe spaces)을 발굴, 긴급 지원을 위한 핫라인 구축 등을 마련하고 있어요.

유엔아동기금(UNICEF)과 유엔난민기구(UNHCR)은 인접 국가의 26개 국경 진입 지점과 기타 전략적 위치에 블루닷(Blue Dot) 센터를 설치하기로 했어요. 이곳에서는 긴급 구호 서비스 및 상담 지원, 의료적 지원 및 사회복지사 연계를 돕는 서비스 등을 제공하죠. 이밖에도 유엔 인도주의 업무조정국(UN OCHA),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이주기구(IOM) 등은 우크라이나 난민과 인도적 지원 수요를 분석하고. 필요한 법적, 심리적, 의료적 지원을 제공해요.

주요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우크라이나 난민의 53.7%(1,209,976명)이 이동한 폴란드를 비롯한 헝가리, 몰도바,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기타 유럽 지역은 난민을 수용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비유럽 국가 중 캐나다, 호주, 일본도 난민을 수용하겠다고 해요. 유럽연합 위원회(EU Commission)는 긴급구호 상황에서 재난 예방 및 대응을 위해 설립한 EU 시민보호 메커니즘(EU Civil Protection Mechanism)을 통해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을 위한 생필품 및 의료품 지원, 난민 등록 및 수용 지원 등을 제공하기로 했어요.

또한 공여국들은 현재 군수품 및 자금 지원을 주로 제공하며, 영국(약 645억 원), 네덜란드(약 268억 원), 한국(약 120억 원) 등은 인도적 지원 및 긴급구호를 위한 별도의 기금을 지원하거나 직접 의료품이나 생필품 등을 보내는 등 현 사태로 인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생명과 권리를 위한 긴급구호 활동을 시작했어요.

INGO의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 비정부 기구(International Non-Governmental Organization: INGO)는 개인이나 민간단체가 연합하여 조직한 국제적 기구로서, 여러 국가에서 활동하고 있는 지사들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어요. 우리에게 익숙한 세이브더칠드런이나 월드비전, 굿네이버스를 포함한 수많은 INGO들이 우크라이나와 함께 하죠.

150만 이상의 난민이 발생하면서 당장 의식주를 해결할 수 있도록 구호 물품과 숙식을 제공하는 구호 활동이 가장 많았어요. 특히 대규모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15개 주요 구호 자선 단체들이 모인 Disasters Emergency Committee(DEC)은 필수 위생 용품, 담요, 비상식량을 제공하고 있는데요. 30파운드를 기부하면 한 달 동안 3명에게 필수 위생 용품을, 100파운드를 기부하면 한 달 동안 두 가족에게 비상식량을 제공한다고 해요.

프랑스 NGO ACTED는 난민들이 기타 필요 사항을 스스로 구입할 수 있도록 현금을 지원하기도 하고, Development and Relief Agency(ADRA)는 바우처를 지원하기도 해요. 특히 ADRA처럼 종교단체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구는 각 지역별 교회를 통한 구호 활동을 하는데요. 지역 교회에서 음식, 물, 위생용품을 배급하기도 하고 교회 건물 자체가 난민을 위한 쉼터로 사용하며 심리 상담 및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해요.

대표적 가톨릭 단체 Caritas Internationalis는 각 지역에서 해오던 취약계층 지원 활동을 바탕으로 사람들을 안전한 수용소로 수송하고 심리적, 사회적 지원을 제공하며 특히 어린이들이 안정을 되찾을 수 있도록 스포츠, 예술, 공예 활동 등을 지원한다고 해요.

Samaritan’s Purse International Relief는 구호 활동에 빠질 수 없는 의료적 지원을 하기 위해 수술실, 약국 등을 갖춘 응급 야전 병원을 설치했는데요. 화물기를 통해 병원 장비, 발전기, 바닥재 등을 공수했고 의사와 간호사를 파견했으며, 한 병원에서 하루에 약 200명의 환자를 돌보는 것이 목표예요.

우리가 잘 알고 있는 국경없는의사회(Doctors Without Borders)는 의료적 지원을 위해 폴란드, 몰도바, 헝가리, 루마니아, 슬로바키아, 러시아, 벨라루스에 팀을 파견하여 전쟁 부상자들을 위한 의료 키트를 배포하고 외과의에게 원격 의료 교육을 제공하고 있어요. HealthRight International는 119 구급대원 활동을 돕고 지역 클리닉과 보호소를 지원한다고 해요.

마지막으로 국제 적십자 행동 강령의 정신에 따라 전 세계 주요 지역에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는 People in Need는 여객 철도 및 교통의 장점 사설 공급자인 RegioJet과 협력하여 'HUMANITARIAN TRAIN BRIDGE'를 운영하고 있어요. 프라하-폴란드-우크라이나 국경으로 이어지는 열차를 무료로 운영하며 사람들을 우크라이나 밖으로 수송하기도 하고 음식, 의약품, 위생용품, 보급품 등을 우크라이나로 운반하기도 해요. 그 외에도 세이브더칠드런, SOS Children’s Villages 처럼 아동구호를 대상으로 하는 곳들도 있어요.

국내 시민사회의 우크라이나 지원&연대활동

출처: 참여연대

세계 각국의 인도적 지원이 밀려드는 가운데 국내의 여러 NGO와 연대에서도 우크라이나 정부와 국민을 돕기 위해 잇따라 손을 내밀고 있어요. 지난 2월 28일에는 400여 개 한국 시민사회단체가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중단과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어요.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전쟁은 재앙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반인륜적인 범죄’라고 강조하며, 러시아의 침공은 유엔 헌장과 국제법을 위반한 선제공격이며 우크라이나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고 강력히 비판했죠.

재난 구호 모금 전문기관인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서 3월 한 달간 우크라이나 국민과 현지에 머무는 교민을 위한 성금을 모금할 예정이에요. 희망브리지 측은 이날 중으로 주한 우크라이나 대사관과 한인회 등을 접촉해 이들에게 필요한 물품과 전달 방식 등을 파악해 지원 계획에 반영하기로 했어요. 한국청소년정책연대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 대한민국 청소년지도자 1,004명(천사, 평화를 바라는 애타는 마음을 담음)의 마음을 모아 우크라이나 아이들에게 평화를 선물하자는 서명운동을 열었고, 받은 서명을 주한 러시아 대사관과 우크라이나 대사관에 전달하기도 했어요. 또한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는 ‘한국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의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한 긴급 성명서’를 발표하여 협력과 연대를 강조했어요.

그 외에도 많은 단체에서 모금함을 열어 우크라이나와 함께 하고 있어요.(클릭하면 각 단체 모금함으로 연결돼요)

유니세프, 유엔식량계획, 국경없는의사회, 월드비전, 희망브리지, 더프라미스, 글로벌케어, 플랜코리아, 한국해외봉사단원연합회, 아드라코리아, 밀알복지재단, 한국카리타스인터내셔널, 세이브더칠드런

희생당한 모두의 명예 회복을 위해

러시아 출신 역사학자인 박노자 교수는 이번 ‘푸틴의 전쟁'을 보고 이런 메시지를 남겼어요. ‘궁극적으로 침략과 독재를 끝낼 수 있는 힘은 오로지 자각하고 투쟁에 나선 시민들에게만 있는 것이다. 지금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침략에 맞서서 보이는 용기는, 러시아인들에게도 오랫동안 영감을 줄 것이다!’

한 독재자의 잘못된 판단으로 많은 이들이 고통받고 있지만, 전쟁이 길어질수록 그 잘못된 판단은 모든 방면에서 결국 독재자 자신의 목을 더욱 강하게 옥죌 거예요. 반드시 그렇게 되도록, 그리고 맨몸으로 탱크와 싸우고 있는 우크라이나 시민들이 하루라도 더 버틸 수 있도록 연대와 지지를 보내주세요. 그리고 그 광경을 보며 생명을 등지고 자신만을 위해 권력을 탐하는 모든 이들이 위협을 느낄 수 있도록 계속해서 함께 해주세요.

세 줄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