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27🍟 개발NGO들을 ESG 평가해본다면?

2021. 4.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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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27 - 2021년 4월 넷째 주

💬오늘의 김치앤칩스

이슈 풀어봤's UP/ 개발NGO들을 ESG 평가해본다면?
2021 김치앤칩스 구독자 설문조사 결과
국제개발협력 ON-AIR

개발NGO들을 ESG 평가해본다면?

by 핑키

쉽게 ESG를.araboza

ESG. 뜨겁다 못해 데일 것 같아요. “ESG 경영을 확대하겠다”, “ESG, 돈 된다” 등 경제, 정치가 ESG에 보내는 러브콜이 연일 각종 매체에 보도되고 있어요. 뭔가 좋은 일을 하겠다는 것 같기도 하고 기업 이야기 같아서 국제개발협력과 관련이 없는 듯 한데 환경, 소셜 같은 단어가 나오니 뭔가 연관성이 있는 것 같기도 하죠. 오늘은 개발협력 NGO 들에 ESG 평가지표 일부를 적용시켜보며 ESG에 대한 이해를 돕고 ESG 지표를 활용한 개발NGO들의 향후 방향을 제안해보려 해요.

ESG 이야기를 하기 전에 CSR을 먼저 짚어볼게요. 아마 우리에겐 ESG 보다는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단어가 익숙하죠. ESG는 CSR에 뿌리를 두고 있어요. 간단하게 둘을 비교하면 CSR은 기업의 수익을 창출해 내기 위한 것으로 평가가 어려운 사회적 활동이라면, ESG는 기업이 수익을 창출하고 투자를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환경, 사회, 지배구조로 항목을 분류하여 정량평가가 용이하게 개발된 지속가능경영의 업그레이드 버전이에요. 여기서 포인트는 정량평가를 통해 수치화된 자료는 기업의 투자 유치에 객관적 자료로 고려될 수 있다는 것이죠.

(출처: https://earlymetrics.com)

ESG라는 용어는 2006년 4월 뉴욕 증권거래소에서 UN 사무총장이었던 코피 아난과 세계의 주요 연기금 기관장들이 제창한 책임투자원칙(PRI)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었는데요. 기업의 지배구조와 환경,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기업의 장기 존속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된 것이 시작이었어요. 이에 미국과 유럽에서는 ESG를 도입했고 이미 중요한 투자 지표로 자리 잡은지 10년이 넘었어요. 네덜란드의 경우는 민간 기업이 개도국에서 국제개발협력 사업 수행 시 ESG 기준을 준수하도록 하고 ESG 평가팀을 구성하여 개발 사업의 ESG 건전성을 평가하는 등 이미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ESG 지표를 활용하고 있어요. 반면 우리나라는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ESG가 수면 위로 떠올랐죠. 늦은 감이 있지만 앞으로는 향후 상장사들의 ESG 공시가 의무화 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국내에서도 ESG 경영은 기업 활동의 필수 요소로서 도입이 가속화 될 전망이에요.

ESG에 대한 아쉬운 평가들도 많은데요. 그 중 ‘ESG 워싱’이 대표적이에요. 지난 김칩 4호에서 ‘그린워싱’ 문제를 짚고 넘어갔었죠. ‘친환경인 척’하며 기업의 이미지 제고에만 신경 쓰고 실제로 환경적 개선은 전혀 없는 위장환경주의를 이야기하는데요. ESG 워싱도 같은 맥락이에요. ESG 지표 달성에만 신경쓸 뿐, 실질적인 환경, 사회, 거버넌스적 개선은 없는 것이죠. 이에 기업이 ESG 경영을 하고 있는지 살펴보려면 지표 달성 정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 기업의 경영 과정에서 실제로 줄인 탄소배출량이 어느 정도인지, 노조 가입 시 불이익은 없는지 등을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ESG 평가도 이런 점을 고려하여 더욱 발전해야겠죠. 예를 들어 ESG 평가 A를 받은 참치회사가 알고 보니 각종 물고기 남획하고 어업쓰레기를 바다에 투기하며 선원들의 사생활을 몰래 감시하고 있다면, 이렇게 워싱된 ESG 평가는 지속가능성을 해치는 회사가 더 큰 투자를 받게 하고 말테니까요.

ESG 평가 지표를 개발 NGO들에 적용시켜보면 어떨까?

워싱에 대한 우려가 있긴 하지만, 지속경영가능의 관점에서 나름의 지표를 두고 기업 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긍정적인 변화라고 볼 수 있어요. 그렇다면 지속가능경영을 넘어 지속가능한 지구를 만들고자 불철주야로 노력중인 개발NGO들을 ESG 평가 지표를 통해 보면 어떨까요? 국내에서 ESG 평가로 공신력이 있는 KCGS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의 평가지표 내 일부 지표들을 개발NGO들에 대입해봤어요.

1) 환경(E) 부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 E(환경) 부문 평가항목(출처: 링크)

먼저 앞으로 국내 개발협력계는 환경이라는 이슈를 모든 개발사업에 통합하는 방향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는데 이를 환경주류화라 불러요. 한국은 2008년부터 세 차례 DAC 동료평가에서 환경주류화 강화에 대한 권고를 받을 만큼 국제적 추세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요. 환경주류화의 개념은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는 것(-)’과 ‘환경을 개선시키는 것(+)’으로 접근할 수 있는데요. 개도국 현장에서 수행되는 모든 개발협력사업들은 환경을 개선시키거나 그것이 어렵다면 최소한 환경에 해를 끼치지 않아야 한다고 볼 수 있어요.

이를 위에 박스로 표시한 ESG 평가 환경 부문 지표들을 적용시켜보면 개발 프로젝트 운영 시 사업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 하고 보다 환경 친화적인 제품을 사용해야 하죠. 예를 들어 농민에게 가축을 지원하는 사업이 있다고 가정하면 이 사업은 농가 소득 향상을 유도하는 장점이 있으나, 가축의 생리현상으로 인한 온실가스 배출, 사료용 작물 재배지 및 목초지 확장을 위한 산림 감소 등 의도치 않았던 환경적 역효과를 일으킬 수 있어요. 이는 사업이 가진 고유의 성과와 별개로 기후위기 심화에 기여하는 모습이므로 이를 해소하는 적절한 탄소상쇄 방안이 없다면 기후변화 대응 관련 ESG 평가지표를 만족시키기 어려울 수 있어요. 또한 사업 진행에 필요한 물품을 구입하더라도 최대한 탄소발자국이 적은 제품을 구입하는 것이 환경경영 실행에 보다 긍정적이죠. 해외 출장도 탄소발자국을 고려하여 효율적으로 계획해야 하겠고요.

환경성과 관리의 경우는 KOICA나 연구기관 등이 개발협력 환경평가 시스템을 개발하고 이를 NGO 등 개발 주체들이 환경영향평가 시 활용하는 방식으로 환경성과 관리 관련 ESG 지표를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우리나라는 아직 개발협력 환경평가 시스템이 없지만, 일본의 경우는 이미 1989년 ‘ODA 환경가이드라인’을 개발했고, 2010년부터는 JICA 환경사회배려 가이드라인을 제정하여 사업운영 전반에서 환경, 사회적 영향을 평가하고 있어요. 우리도 이와 같은 시스템이 정립된다면 개발 주체들이 사업 간에 환경영향을 고려하기 용이해질 수 있을 것으로 보여요.

2) 사회(S) 부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 S(사회) 부문 평가항목(출처: 링크)

사회 부문에서도 몇 가지 지표를 꼽아봤어요. 개발협력 분야도 계약직이 정말 많죠. KOICA YP나 WFK 봉사단, 현지 파견직원, 본부 실무자 등 채용 형태와 역할도 다양해요. 위의 ESG 지표 중 노사관계를 보면 계약직이 단체 내에 많은 것은 노동자들의 평균 이직률을 높이고 노사협의회 참여나 노조활동 참여에 부담이 따르므로 낮은 ESG 평가를 야기할 수 있어요. 물론 개발협력계의 고용 관련 이슈는 개발 NGO 뿐만 아니라 KOICA, 기타 정부 기관, 법률적 근거 등이 모두 얽혀 있으므로 이 분야의 주요 행위자 간의 고용안정에 대한 협력이 수반되어야겠죠.

직장 내 안전 및 보건 문제는 해외 활동이 많은 개발협력 분야의 특성상 매우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하는 지표에요. 국개협UP의 ‘국제개발협력, 계속해보겠습니다’ 연구에 의하면 3개월 이상의 중장기 해외 활동 경험이 있는 활동가 중 해외 활동 간 위협을 느낀 경험이 있는 응답자가 전체 응답자의 89%에 달했어요. 현지에서의 감염, 대중교통에서의 범죄, 교통사고 등의 문제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며 직장 내외의 성희롱 등의 위협도 많아요. 안전 및 보건 위험이 높은 상황에서 각 개발NGO 별로 상세한 안전보건 정책이 필요해 보여요.

협력사 선정시 협력사의 인권이나 윤리경영 수준을 평가하는 것도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이에요. 예를 들어 미얀마에서 활동하는 개발NGO가 포스코나 롯데 등 미얀마 군부에 자금을 대는 기업들과 현지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개발협력 사업을 하는 것은 협력사의 인권이나 윤리경영 수준이 떨어지므로 사업의 성과와 별개로 ESG 평가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겠죠.

3) 지배구조(G) 부문

한국기업지배구조원, ESG 평가 G(지배구조) 부문 평가항목(출처: 링크)

지배구조 분야도 이사회, 감사, 이해관계자 등에서 몇 가지 지표를 꼽아봤어요. 이사회 관련 지표를 먼저 살펴보면, 개발NGO들을 포함한 시민사회단체들은 단체 내에 이사회를 두고 단체의 주요 방향을 결정하는데요. 선임된 이사들의 경험과 역량이 사회 변화에 충분히 활용될 수 있도록 이사회 내부에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위원회를 설치하는 것은 좋은 방법으로 보여요. 단체 내에 이러한 위원회와 실무자 간의 조화를 이루는 조직문화가 마련되어 있다면 그 효과는 더욱 증가하겠죠.

이해관계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것은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이 사업 성패의 주요 요소인 개발협력 분야에서 중요하게 고려해야 할 요소예요. 이해관계자들의 법적, 제도적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 것은 물론이며 현지 파트너들의 의사를 무시하고 사업을 강행하거나 심지어 깔보고 무시하는 등의 행동은 ESG에서 평가하지 않는 지표라고 하더라도 하지 말아야겠죠.

이해관계자의 경영감시 참여도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어요. NGO들이 발행하는 지속가능보고서를 보면 이해관계자 분석, 인터뷰, 설문조사 등 이해관계자와 관계 된 내용 중요하게 수록되어 있어요. 이를 통해 다양한 이해관계자들이 단체에 대해 가진 인상, 의견과 제언을 수렴할 수 있어요. 해당 ESG 지표를 고려해본다면 향후에는 이와 같은 이해관계자와의 과정을 이해관계자의 경영감시 절차로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으로 보여요.

본질을.baraboza

ESG 평가 지표를 통해 개발NGO와 개발협력계를 바라보았는데요. 이를 통해 ESG의 개념을 이해하고 개발 분야의 현재를 알아보고 제안도 해보았어요. ESG 평가가 기업을 대상으로 설계되었다 보니 개발NGO 등 개발협력 분야 전반에 온전히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ESG를 지속가능경영의 한 방법으로 개발협력계에 대입해봄으로써 여러 시사점을 확인할 수 있었어요. 또한 글로벌 거버넌스의 주요 행위자이자 NGO들의 주요 파트너인 기업들이 갈수록 ESG를 중요시 여기는 입장에서 이왕이면 ESG 경영을 지향하는 NGO들과 보다 더 두터운 협력관계를 추구해 갈 가능성도 생각해 볼 수 있겠죠. 무엇보다 국제사회의 변화를 이끌어나가는 개발협력 분야가 ESG 워싱이 아닌 조금이라도 더 지속가능한 지구를 고려하는 기업들을 찾아내는 혜안을 갖고 적극적으로 협력하여 우리에게 닥친 여러 문제들을 해결해 나갈 수 있길 바랍니다.

3줄 요약

#1 ESG는 CSR에서 파생된 개념.

국내에서는 현재 그 실체에 비해 거품이 끼어있지만,

장기적으로 투자 시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환경, 사회, 지배구조)를

평가하는 주요 지표로서 중요하게 활용될 것으로 보임

#2 한계가 있지만 일부 ESG지표들을

개발NGO들에 대입하고 분석해보는 과정은 ESG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개발NGO의 지속가능성을 고민해볼 수 있게 함

#3 ESG워싱에 속지 말고, 돈 준다고 믿지 말자

2021 김치앤칩스 구독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합니다❤

by 핑키

지난 20호 기념 설문조사는 그 의미가 매우 깊었어요. 어떤 분들이, 어떤 마음으로, 어떤 바람으로 김치앤칩스를 구독해주고 계신지 알 수 있었고, 저희에게 따뜻한 메시지까지 남겨주셨으니까요. 설문에 참여해주시고 책 선물까지 받으신 구독자님들 축하드리며, 앞으로도 다양한 형태로 소통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겠습니다. 그럼 감사한 마음을 담아 설문조사 결과를 공유드릴게요. 총 105분이 참여해주셨어요.

1. 세대

10명 중 거의 9명이 86년생 이하, MZ 세대로 나타났어요. 아무래도 이메일 뉴스레터를 주로 활용하는 세대가 MZ세대인 것이 설문에도 드러난 것 같아요.

2. 직업(복수응답)

개발협력 NGO에 근무하시는 분들이 가장 많았고, 개발협력을 전공하지 않으시는 대학생 분들이 그 다음을 많으셨어요. 개발협력을 전공하시는 대학생 분들도 5.5%로 나타났는데요. 국내에 국제개발협력 학부가 많지 않은 것을 감안하면 개발협력 전공자 중 꽤 많은 분들이 김칩을 구독하고 계신 것 같아요. 잠시 휴식 중인 분들도 많았는데요. 코로나 시국으로 인해 개발협력 일자리가 충분치 않다는 점도 이유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설문조사 결과 전문 읽기

국제개발협력 관련 행사 및 교육, 캠페인,

스터디 모임, 사이드 프로젝트 홍보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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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핑키🌺 개발협력 프리랜서 활동가, 소셜벤쳐 대표, 대학원생, 맥주덕후이자 스포츠덕후. 세상에 관심이 많음. 특히 환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