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대 분야 이야기/우리는 왜 세계시민이 되어야 할까?
• 주니어 생존기/런던 리포트 : 석사가 끝이 아니라 시작이었다
• 국제개발협력 ON-AIR 

안녕하세요! 교육 기획기사로 오랜만에 찾아뵙게 된 루시예요. 지난번 교육 분야 개발협력 주요 키워드를 다뤄 보았는데요. 이번에는 기후위기, 분쟁, 불평등, 인권 등 국경을 넘어선 다양한 문제로 얼룩진 세계에서 꼭 필요한 교육, 바로 세계시민교육(Global Citizenship Education, GCED)에 대해 소개해 보려고 합니다. 세계시민교육은 우리나라에서 ‘지구시민교육’, ‘국제이해교육’, ‘지속가능발전교육’, ‘문화다양성 교육’, ‘다문화교육’, ‘인권교육’ 등 다양한 교육들과 공통점 및 차이점을 가지며 발전해 왔습니다. 여기서는 세계시민교육에 초점을 맞춰 소개하겠습니다.

다양성과 연대의 가치

‘나는 우리가 모두 있기 때문에 존재한다(I am because we are).’ 아프리카를 대표하는 공동체 철학인 ‘우분투(Ubuntu)’는 이렇게 말합니다. ‘우분투’는 내가 혼자가 아닌,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존재한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상호 존중, 공감, 공동체의 조화를 강조하는데요. 비슷한 개념은 세계 곳곳의 전통에도 담겨 있습니다. 남미 안데스 지역에는 인간과 자연, 공동체가 조화롭게 살아가는 삶의 철학인 ‘수막 카우사이(Sumak kawsay)’가 있고, 동아시아 유교 전통에는 ‘인(仁)’이라는 공동체적 덕목이 존재합니다. 이처럼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다양성과 상호의존성을 존중하는 가치는 오랫동안 존재해 왔어요. 그리고 이 가치들은 오늘날, ‘세계시민성(Global Citizenship)’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주목받게 되었습니다. 

세계시민성이란?

유네스코(UNESCO)는 세계시민성에 대해 ‘더 넓은 공동체와 인류 전체에 속한다는 소속감’이라고 정의하며, 지역, 국가, 세계 사이의 정치적·경제적·사회적·환경적 상호의존성과 연결성을 강조합니다. ‘세계시민’이라는 말, 어쩐지 나와는 조금 거리가 느껴지시나요? 타인의 삶과 지구적 문제에 대해 고민하고 행동하는 사람, 그리고 그런 삶의 방식이 일상 속에서 실천되는 사람이라면, 우리는 모두 세계시민이라고 할 수 있어요. 예컨대 지역의 기후문제에 관심을 갖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는 학생, 난민의 삶을 이해하고 캠페인에 참여한 청년, 국내·외 이슈에 대해 차별적 언행을 경계하는 SNS 사용자 모두가 세계시민성을 실천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세계시민교육(GCED)이란?

세계시민교육은 2012년 9월 반기문 유엔사무총장의 ‘글로벌교육우선구상(Global Education First Initiative, GEFI)’ 3대 목표를 통해 공식화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는 빈곤을 벗어날 희망으로써 교육을 강조하는 동시에 선진국에서도 세계시민으로서 인식과 태도를 함양하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볼 수 있어요. 이후 2015년 세계교육포럼의 인천 선언과 함께 2015년 채택된 유엔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중 SDG 4.7(지속가능발전 및 세계시민성 관련 학습 보장)에 명시되며 국제적으로 확산되었고, 전 세계적으로 교육의 핵심 방향으로서 강조되고 있습니다. SDG 4.7은 2030년까지 모든 학습자가 지속가능한 발전과 세계시민성을 증진하기 위해 필요한 지식 및 기술을 습득하도록 보장합니다. 여기에는 지속가능한 발전 및 지속가능한 생활방식, 인권, 성평등, 평화와 비폭력 문화 확산, 세계시민성, 문화다양성에 대한 존중과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문화의 기여 등에 대한 교육이 포함됩니다. *GEFI 3대 목표: 교육기회 확대, 교육의 질 제고, 세계시민성 함양

정의와 핵심 역량

세계시민교육은 세계와 지역의 문제를 이해하고, 인권, 정의, 평화, 다양성, 성평등, 지속가능발전 등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책임감 있는 행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역량을 기르는 교육입니다(UNESCO, 2015). 즉, 세계시민교육은 교육의 접근성과 질적 향상을 넘어서, 교육이 담고 있는 본질적인 내용과 실천에 주목한, 사고+가치+행동의 통합적 교육이라고 볼 수 있는데요. 유네스코는 GCED가 길러야 할 3가지 핵심 역량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있어요.

• 인지적(Cognitive): 세계와 상호연결된 문제를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지식과 사고
• 사회·정서적(Socio-emotional): 공감, 존중, 다양성 수용 등의 태도
• 행동적(Behavioural): 사회 참여, 실천, 변화를 위한 행동 역량

주제 및 주요 내용

유네스코는 3개 핵심 역량(인지적, 사회·정서적, 행동적)에 기반해 학습주제와 목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그 수준을 초등, 중등, 고등 수준에 맞춰 점진적으로 심화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세계시민교육 핵심 주제 및 주요 내용

세계시민교육, 그래서 어디서 배워?

세계시민교육은 하나의 과목이나 정해진 교육과정이 아니라, 교육 전체를 관통하는 프레임워크입니다. 따라서 기존 교과목 속에 통합될 수도 있고, 별도의 교육활동으로도 진행될 수 있어요(UNESCO, 2025).

정책 수준

세계시민교육은 국가 교육 전략/정책의 방향성에 따라 보다 넓게 확산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5년 개정교육과정부터 ‘세계시민’의 개념이 사회, 도덕 등 교과에 반영되었고, 인권, 다양성, 평화, 지속가능발전 등의 가치가 교육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어요. 유네스코 아시아태평양 국제이해교육원(APCEIU)은 2015년 개정교육과정에 연계시켜 실제 학교 수업에 적용하는 방안을 제시하고자 교수학습 가이드 등 교육자료를 개발한 바 있으며, 교육부와 함께 교사 연수 및 국제포럼 개최 등 국가 교육 시스템 속에 제도적으로 뿌리내리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학교 현장

학교는 세계시민교육이 가장 현실적으로 구현되는 공간이에요. 교사는 글로벌 이슈에 대한 인식과 문화 간 이해를 높이는 내용을 다양한 과목의 수업 자료에 통합할 수 있습니다. 교과 수업 안에서 학생들은 기후위기, 인권, 분쟁과 평화, 문화 다양성 등의 주제를 배우고 토론하며, 자유학기제, 동아리 활동 등을 통해 이를 직접 실천해 보는 경험을 갖습니다. 또한 많은 학교에서는 굿네이버스, 월드비전과 같은 NGO와 연계한 참여형 수업이나 캠페인 활동을 통해 전문가와 함께 기후위기, 아동권리, 공정무역, 전쟁과 난민 등에 대해 배우고, 실제 학생들의 지역사회 참여 활동으로도 이어지고 있어요. 교사들 또한 교육자를 위한 온라인 학습 플랫폼이나 교육자료(교수학습과정안, 활동지 등) 등을 활용하여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수업에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교수법과 사례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교실 밖 활동

세계시민교육은 학교 울타리를 넘어서도 가능해요. 박물관, 미술/전시관 등에서는 세계시민성과 관련된 다양한 주제로 전시와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 및 운영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유엔평화기념관은 전쟁과 평화, 국제협력의 중요성을 알리는 전시 및 교육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현대어린이책미술관에서는 아이들이 예술과 문학을 통해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를 경험할 수 있어요. 또한 교류 프로그램은 아동 및 청소년들이 다른 지역이나 국가를 방문함으로써 세계시민으로서 시야를 넓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컨대 모의유엔(Model UN)  등이 대표적인 프로그램이에요.

한편, 세계시민교육은 이제 학교 현장에 국한되지 않고, 성인 학습자와 일반 시민을 대상으로도 확산되고 있어요. 유네스코는 세계시민교육이 모든 연령과 삶의 단계에 걸쳐 이뤄져야 하며, 성인 교육과 시민 교육 역시 중요한 대상이라고 강조합니다. 이제 세계시민교육은 단지 학생을 위한 지식 교육이 아닌, 모든 세대가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평생 교육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는 것이죠.  

향후 과제

세계시민교육은 1990년대 이후 국제사회가 교육의 패러다임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에서 등장했습니다. 그동안 교육이 주로 개발도상국의 기초교육 보장이나 빈곤 문제 해결에 집중되어 왔다면, 이제는 모든 학습자가 세계시민으로서의 의식을 기르고 실천하는 것의 중요성이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유네스코 회원국들은 교육과정에 세계시민교육을 통합하고, 교육방법의 혁신, 시민사회와의 연계 강화 등을 통해 세계시민교육의 확산과 내실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다가올 제10회 세계시민교육 국제회의는 ‘포스트 트루스(Post-truth)’ 시대의 민주주의와 세계시민교육의 역할을 주제로 진행될 예정입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교육 현장을 빠르게 변화시키는 지금, 디지털 시민성과 민주적 가치에 기반한 성숙한 시민역량을 갖춘 세계시민의 육성이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국가들이 보다 혁신적인 세계시민교육을 통해 미래세대가 국제적 이해와 연대를 이끄는 변화의 주체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세 줄 요약

런던 첫날 밤, 괜스레 카메라를 켜 들고 혼자 중얼거렸다. “이제 나도 런던에서 석사라니, 참 멋지다.” 뭔가 대단한 여정이 시작된 듯한 기분. 매일 기록을 쌓아주면 나중에 돌아봤을 때 꽤 근사할거라 생각했다. 물론 귀국 두 달 전, 소매치기를 당하기 전까진. 

참고로, 런던에 도착하면 외교부에서 문자 하나가 도착한다. “6분마다 휴대폰 소매치기. 조심”. 그땐 그냥 넘겼지만, 이게 그렇게 현실적일 줄은 몰랐다.  1년이 흘러, 나는 석사 1년차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왔다. 런던이 그리울까? 런던 그 자체보다는, 그곳에서 만난 사람들과 나눴던 질문들 - 그 고민의 공기만큼은 분명 그리울 거다.   

국개협 동료들과 장하준 교수님의 Development Leaders Dialogue (DLD) 행사 후에 (미참석자 합성 😁)

나는 그곳에서 다시 한 번 다짐했다. “①실질적 효과를 내는 기후 재원이 ②가장 필요한 곳에 ③ 충분히 닿도록 하겠다.” 3년간 몸담은 국제기구 현장에서 시작된 이 목표는, 정책의 힘으로 구현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영국에서 석사를 하신 지도교수님은 고개를 저으셨다. “1년으론 부족할 거야.” 그 한마디가 내 선택을 바꿨다. 결국 2년 풀타임 석사를 택했다. 1년차는 런던에서 행정학, 2년차는 뉴욕에서 기후와 에너지, 환경을 세부 전공한다. 단순히 학위를 얻기 위한 여정이 아니라, 내 문제의식을 언어화하고 방향을 정하기 위한 여정이었다. (석사 과정 지원 과정이 궁금하다면 블로그를 참고해주세요.)

보고 듣고 읽을 거리

채용·모집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 제8회 서울아프리카페스티벌 ‘SAF 크루’ 모집 (~6/21)

[굿피플] 국제사업본부 그랜트팀 팀장 채용 (~6/22)

[월드비전] 기후변화대응 사업 관리(본부 및 파견) 및 신규 사업 개발 직원 채용(~6/22)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국제감축그룹 사업담당자 채용 (~6/30)

[사단법인 플랜일점오] 기후시민단체 플랜1.5 정책활동가 모집(~7/10)

펀딩 및 캠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