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95🍟국제사회의 새로운 대안, 팬데믹 협정

2024.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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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95 - 2024년 7월 넷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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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의 김칩

우리가 알아야 할 국제보건 이야기/국제사회의 새로운 대안, 팬데믹 협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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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개발협력 ON-AIR

국제사회의 새로운 대안, 팬데믹 협정

by 마샬

코로나19 팬데믹은 그간 존재해온 여러 가지 국제보건 거버넌스의 한계를 보여주는 계기가 되었어요. 특히 지난 시간(vol. 193)에는 감염병 등 공중보건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국제보건규칙(IHR)의 역사와 코로나19 팬데믹이 노정한 한계에 대해서 알아보았어요. 결국 국제사회는 새로운 대안을 찾기 시작했는데요. 오늘은 그 대안으로서 제안된 ‘팬데믹 협정’을 시간 순서에 따라 알아보고, 현재 논의 중인 중요 쟁점을 살펴볼 거에요.

팬데믹 협정의 타임라인

2020년 12월, 유럽연합(EU)은 미래 팬데믹 대응을 위한 국제협력의 강화를 위해 WHO 내 국제조약 신설에 대한 의견을 표명했어요. 2021년 3월, 세계 정상들과 WHO 등은 새로운 국제조약 마련의 필요성에 대한 글을 기고했어요. 당시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도 참여했고요. 그해 5월, 제 74차 세계보건총회(WHA)에서 새로운 형태의 국제법적 조약인 ‘팬데믹 조약(pandemic treaty)’을 구상하자는 의견이 논의되었어요. 비상상황 시 각 국가의 선의에 기대기에는 한계가 있으니, 책임과 의무를 지게 할 수 있는, 즉 국제법상 법적 구속력을 지니는 ‘조약(treaty)’이라는 형태로 IHR의 실행력을 강화하자는 취지에요.

참고로 WHO는 WHO 헌장에 따라 입법 권한을 갖고 있는데요. IHR은 헌장 제21조에 따라 WHA가 규칙(regulation)을 채택하지만, 그 절차가 국별 통고에 따라 효력이 발생되는 국제법이에요. 반면 헌장 제19조는 WHA의 협약(convention) 또는 협정(agreement) 채택의 권한으로, 각 회원국이 자국의 헌법상 절차에 따라 이를 비준해야 효력이 발생하는 절차가 있어 제21조보다 상위 규범이라는 견해가 우세해요. 현재 헌장 제19조에 따른 국제법은 담배규제기본협약(FCTC)이 유일해요.

(출처:WHO 헌장(consitution) 원문의 제19~21조 대목)

2021년 12월, 팬데믹 조약을 심층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긴급 세계보건총회가 열렸고, 팬데믹 조약 마련에 대한 동의와 이를 위한 ‘정부 간 협상기구(Intergovernmental negotiating body, INB)’가 만들어졌어요. 하지만 이후 ‘중국의 지지를 받는 WHO가 통제하는 국제법이 각 나라의 주권에 영향을 줄 수 있다’라는 등 다양한 형태의 음모와 논란으로 인해 협상은 정치적 힘을 크게 얻지 못했어요. 2022년 5월, 제75차 WHA에서는 IHR을 개정하자고 합의되었고, WHO 회원국들로 구성된 실무그룹(WGIHR)이 그 작업을 맞게 되었어요. 이에 따라 IHR 개정과 팬데믹 협정 마련이 동시에 이루어지게 되었어요.

2024년 5월, INB는 당해 제77차 WHA에 회원국 합의 사항을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2년간 총 9차례 회의를 이어갔어요. 하지만 아직 모든 합의를 끝내지 못했고, 2025년 제78차 WHA 총회에 최종 결과물을 전달하기로 하고 업무를 1년 연장했어요. 그래도 성과는 있었어요. 회원국들은 2022년에 시작된 IHR 개정안에 합의했어요. 주요 내용으로는 1) 팬데믹 비상사태(pandemic emergency) 선언 신설, 2) 재정 조정 메커니즘을 통한 의약품 등에 대한 접근성 강화, 3) IHR 이행을 위한 회원국 위원회 설립, 4) IHR 당국 신설이 있어요. INB는 “IHR 개정안이 합의된 만큼 현재 초안에 머물러 있는 팬데믹 협정(agreement)도 곧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했어요.

팬데믹 협정의 쟁점

따라서 우리는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는데요. 그 사이 현재 팬데믹 협정에서 다뤄지는 쟁점에 대해서만 한번 알아볼게요.

1. 병원체 접근 및 혜택 공유(Pathogen access and benefit sharing, PABS)

병원체를 공유하는 것은 이번 팬데믹 협정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병원체 표본은 질병의 위험성과 특징을 파악해 대책 마련에 도움을 주고, 또한 백신과 진단키트를 개발하는데 중요한 정보를 제공해요. 현재 병원체에 대한 정보는 IHR 상 공유해야 하는 정보에 포함되지 않는데요. 이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이 늦어졌었어요(Gostin et al., 2020). 현재 PABS에는 팬데믹 시 WHO를 위한 백신 등의 20% 상시 보유(10% 기부, 10% 조정가)도 포함되는데요. 따라서 PABS는 형평성 관점에서도 큰 혜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요. 하지만 아직 선진국과 의약계의 반대 목소리는 여전해요.

2. 원헬스

원헬스는 인간과 동물, 환경 보건을 아우르는 포괄적인 개념인데요. 사스(2002), 메르스(2012), 에볼라(2014), 코로나19(2019)에 이어 현재 유행 중인 인플루엔자까지 모두 인수공통 감염병이에요. 하지만 원헬스 조치에 따른 농가 대규모 의약품 처방과 관리 등에 대한 재정적 압박으로 합의는 아직까지 진행 중이에요.

3. 지식 공유(의약품, 기술 등)

지식 공유 또한 쟁점인데요. 선진국은 ‘자발적’ 공유에 머무르고 싶은 반면, 중저소득국들은 정보 공유를 원해요. 백신 등 기술에 대한 지식재산권(IP)은 세계무역기구(WTO)가 관리하는 TRIPs의 보호를 받는데요. 2001년 도하 선언에 따라 공중보건 비상상황에서 IP는 유예(특허권을 제한하는 강제실시권 발동) 될 수 있어요. 실제로 당시 에이즈 치료제에 대한 IP 완화로 약값이 1/100 이하로 떨어져 수많은 목숨을 살렸어요. 전세계가 코로나 팬데믹 중 백신의 무자비한 민족주의를 목도했지만, 아직까지 합의는 어려운 상태에요. 물론 중저소득국들은 백신 등 의약품 제조 역량을 갖추는 것이 선제되어야 해요.

결론

위협으로부터 자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국가의 기본적인 의무지만, 코로나19 팬데믹에서 배웠듯이 현대 지구촌 사회에서는 한 국가의 단독적인 대응은 불가능한데요. 따라서 모든 이의 건강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고 연대하는 것도 국가의 의무로 볼 수 있어요. 국제보건법 권위자인 로렌스 고스틴 교수는 팬데믹 협약을 두고 세상을 안전하고 공정하게 만들 “위대한 글로벌 사회적 협상”이라고 칭했어요. 이 협상의 끝은 어딜지, 함께 지켜보아요.

세 줄 요약

#1.

미래 팬데믹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법적 협정이 국제사회에서 계속 논의되고 있어요.

#2.

하지만 아직 선진국과 중저소득국, 산업계 등

사이에서 합의하지 못한 쟁점들이 존재해요.

#3.

안전하고 공정한 세상을 위한 위대한 협상의 끝이

내년으로 예정되어 있으니 함께 지켜봐요.

쉬어가기

by 위스키

7월 14일 일요일, 12시 비행기로 한국에 들어간다. 출장으로 가는 것도 아니고 휴가로 가는 것도 아니다. 백수가 되었다. 처음으로 다시 나올 일정, 다음 단계가 정해지지 않은 채 한국에 들어간다. 하다못해 COVID-19 팬데믹으로 국경이 봉쇄될 때, 필리핀에서 한국으로 급히 들어올 때도 이렇지는 않았는데. 그때는 진행하던 인턴십은 원격으로 계속했고, 갓 졸업했던 대학원의 교수님도 한국 들어왔으면 같이 일하자면서 연락을 주셨으니, 미래가 보장되지 않던 상황은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한국에 들어가면 언제 다시 나올지, 어디서 어떤 자리를 찾게 될지 전혀 모르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나라고 노력을 안 한 것은 아니다. 올해 초, 아니 작년 말부터 다음 자리에 대해 고민하고 지원을 시작했다. 시간이 조금 남았으니 내 경력보다 상향해서 지원한 곳도 있었고, 정말 가보고 싶었던 나라, 가보고 싶었던 기관, 또 가물에 콩 나듯 나오는 내 이력에 딱 맞는 (다고 생각했던) 크고 작은 자리들에 지원했고 계약 마감에 닥쳐서는 요구사항이 내 경력과 조금이라도 비슷하면 일단 지원했다. 다 합해서 못해도 50개 정도 자리에 지원했는데 지난 반년간 서류전형을 통과한 곳은 딱 하나. 그마저도 면접에서 탈락해 결국 계약종료가 다가오는 오늘까지 확정된 자리는 하나도 없다. 미지의 바다로 나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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