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온은 전 세계적으로 측정되므로 공기 중에 포착된 에너지를 계산하는 건 상대적으로 쉬운데요. 바다의 온도는 측정하기 더 까다롭습니다.

1950년대까지는 난센 채수기(Nansen bottle)라는 장치를 사용했습니다. 실린더처럼 생겼는데, 일정 수심에서 와이어에 매달린 채수기의 위쪽부터 메신저 장치를 떨어뜨리면 채수기의 입구가 닫히며 채수하는 장비입니다.

이후에는 수심 수온 측정계(bathythermograph)를 사용했고, 2000년대 중반부터는 전 세계 해양의 온도와 염도를 기록하기 위해 약 4,000개의 아르고 플로트(Argo float)를 이용해 왔습니다. 아르고 플로트는 해양 기상과 기후를 관측하는 무인 관측기예요. 아르고 플로트는 수심 2,000미터까지 내려간 후에 수면으로 돌아와 측정 결과를 보고합니다. 딥 아르고 플로트(Deep Argo float)는 심해 6,000미터까지 탐색할 수 있어요.

해양열의 증가는 다양한 위험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해양 생태계 파괴입니다. 산호 백화 현상(coral bleaching)이 대표적인데요. 많은 해양생물이 산호초에서 서식하고, 번식하고, 먹이를 얻기 때문에 산호초 생태계는 해양 생물다양성의 기반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산호에 붙어서 영양분을 주고받는 조류(algae)가 수온 상승으로 사라지면서 산호초 표면이 하얗게 보이는 현상을 산호 백화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백화된 시간이 길어지면 산호가 죽게 되면서 산호초 생태계가 파괴되게 됩니다. 또 해양 생물들의 서식지 변화와 어업에도 영향을 미치는데요. 예를 들어 1970~80년대만 해도 동해 명태의 어획량은 한 해 10만 톤 안팎이었지만, 동해의 수온이 빠른 속도로 상승하면서 명태 어획량은 0에 가까워졌고, 지금 우리 밥상에 올라오는 명태들은 대부분 러시아산이 되었습니다.

둘째는 해수면 상승입니다. 세상의 대부분 물질은 온도가 상승할수록 팽창합니다. 해양열도 마찬가지로 열팽창을 일으키는데요. 바다가 팽창하면 해수면이 상승하고, 이는 해안가의 지역사회와 기반 시설, 저지대 섬 국가들에 상당한 위험을 초래합니다.

해양열은 기후순환(feedback loop) 현상을 일으켜 진행되는 기후변화를 심화시키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수온이 상승하면 열팽창으로 인한 직접적인 해수면 상승 외에도 극지의 만년설과 빙하가 녹으면서 해수면 상승을 심화시킬 수 있습니다. 수온 상승에 따라 바다가 내뿜는 수증기의 양이 늘어나면서 폭우나 태풍 강도를 높여 피해를 심화시킬 수도 있고요.

위 그림은 1993~2018년간 해수면 상승 추이와 상승을 야기한 원인의 비중을 나타냅니다. 검은 선으로 나타낸 세계 평균 해수면 높이는 199~2021년간 약 9.7cm 상승했습니다. 그래프에는 나타나 있지 않지만 1880년과 비교하면 21~24cm나 상승했다고 해요.

빨간 선이 열팽창으로 인한 결과이고 파란 선이 빙하가 녹거나 육지에서 해양으로 흘러 들어간 물이 녹아 발생한 해수면 상승인데, 두 가지 원인을 합친 보라색 선이 세계 해수면 상승 추세인 검은 선과 겹치며 해수면 상승을 설명합니다. 열팽창의 영향은 육지와 빙하의 영향보다는 적지만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엘니뇨∙라니냐와의 관련성

해수의 온도가 인간이 초래한 온실가스 배출에 의해서만 변화하는 건 아닙니다. 해수의 온도는 지역과 계절, 시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해류가 바뀌고 해양과 대기 사이에 열교환이 발생하기 때문이에요. 엘니뇨와 라니냐가 대표적인 현상입니다. 열대 동태평양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아지는 현상을 엘니뇨, 반대로 평년보다 0.5도 이상 낮아지는 현상을 라니냐라고 합니다. 몇 년 주기로 번갈아 자연적으로 발생하는데, 발생할 때마다 해수면 온도 변화로 대기와 날씨를 변화시키며 농업과 공중보건, 담수, 경제활동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칩니다.

2021년 IPCC는 1950년 이후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이전 100년과 비교해 더욱 강해졌다고 밝혔지만, 1400년대 이후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의 빈도와 강도는 늘 일정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기후변화가 엘니뇨 혹은 라니냐에 영향을 미쳤다는 증거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죠.

그런데 일부 연구들은 인간의 온실가스 배출로 인해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더 극단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합니다. 호주의 연방과학산업연구기구(CSIRO)는 1901~1960년 데이터를 활용한 시뮬레이션과 1961~2020년 데이터로의 시뮬레이션을 비교했는데, 인간이 배출한 온실가스로 인해 1960년 이후 나타난 엘니뇨 및 라니냐 현상이 더욱 강하게 평균을 벗어나는 변동성을 보였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해수 온도 상승의 미래

기온이 지구 온난화의 전부라고 믿는다면 얼마나 많은 열이 축적되었는지 과소평가할 위험이 있습니다. 해양은 기온 변화를 지연시키면서 거대한 열 저장고 역할을 합니다. 바다에 축적된 엄청난 양의 열은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멈춘 후에도 수백 년 동안 공기와 육지를 계속 따뜻하게 할 것입니다.

또 해수면 근처의 해수 온도가 온실가스 농도 변화 등에 반응하여 조정되는 데에 약 10년이 소요되기 때문에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중단하더라도 해수면 높이와 해수 온도 상승은 지속될 거예요. 2022년 미국 해양대기청(NOAA)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가 온실가스 배출을 줄여 지구온난화를 최소화하더라도(1.5도 수준), 2100년 세계 해수면 높이 평균은 2000년 대비 30cm 이상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합니다.

기후변화에 관해 공부하다 보면 상황이 얼마나 나빠졌는지 알게 되면서 무력함을 느끼고 비관적으로 변하게 되는 것 같아요. 이런 현상을 기후 우울증이라고 부르더라고요. 그렇지만 지금 세대를 살아가는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걸 해야겠지요. 너무나 당연하면서도 필요한 만큼보다는 진전이 더딘, ▲온실가스 배출량 제한 ▲해양 및 해안 생태계 보호 및 복구 ▲기후 적응력 개선 ▲관련 연구 강화 등이 있겠지요.

또, 13번째 SDG인 기후 행동에는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세부 목표가 있습니다. (1) 기후 관련 재해에 대처하는 회복력과 적응력을 강화하기 (2) 기후변화 대응 수단을 정책과 전략에 통합하기 (3)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지식과 역량 축적하기 (4)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당사국 중 선진국의 연간 1조 원 출자 시행 및 녹색기후기금(GCF) 운영 시작하기 (5) 계획과 관리 역량을 높이기 위한 메커니즘 형성하기 등입니다. SDGs가 종료되는 2030년까지, 그리고 그 이후에도 기후 변화에 맞서 행동해 나가야겠습니다.

이번 호도 잘 읽어주셨나요? 피드백은 언제든 환영입니다. 다음 편은 민가가 진행하는 <SDGs 8, 경제성장과 양질의 일자리>로 돌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