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SDG 10번 불평등 감소(Reduced Inequalities)를 소개할 땡스 데이터의 🍫민가입니다.
SDGs의 모든 목표, 더 나아가서는 국제개발협력의 모든 목표가 10번 목표로 귀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불평등 해결이라는 주제는 중요합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일 만큼 많은 이슈를 다룰 수 있는 주제이기도 하죠. 이번 호에서는 성평등, 인종적 평등, 물/에너지 불평등, 기후 불평등 등 수많은 불평등 중 핵심적 불평등인 경제적 불평등 현황에 대해서 다뤄 보려고 합니다. 오늘 다룰 데이터는 세계 불평등연구소(World Inequality Lab)에서 발간한 2022년 세계 불평등 보고서와 세계은행(World Bank)의 Indonesia Poverty Assessment에 기반했습니다.
Q. 코로나19로 인해 소득격차가 커졌다는 사실은 많은 이가 아는 사실입니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시기 이전 20년 동안 전 세계 소득 불평등 추세는 어떠했을까요?
A: 증가하는 추세 B: 별 변화 없었음 C: 감소하는 추세
몸풀기 문제의 정답은? 바로 C입니다. 놀랍게도 지난 몇십 년 동안 느리지만 꾸준히 전 세계적인 소득 불평등은 줄어드는 추세였습니다. 하지만 질병은 모두에게 평등하다는 것 또한 환상이었죠. 모두 평등하게 가난해진 것 같지만 코로나19 시기 부자는 더욱 부자가 되고 빈부격차는 커졌습니다.
2019년부터 2021년까지 전 세계 0.001% 상위 부를 지닌 계층의 자산은 14% 증가하였으나 전 세계 평균 부의 성장은 고작 1%에 불과했죠. 소득 또한 불평등하게 증가했는데요, 이는 아래의 그래프에서 알 수 있듯이 1993년 이후 줄어들던 소득 불평등의 추세가 역전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지니계수
소득 불평등을 설명하기 위해 자주 등장하는 수치 중 하나가 지니계수(Gini coefficient)입니다. 1에 가까울수록 불평등하다는 의미로 알고 계실 텐데요, 국가 안에서뿐 아니라 전 세계적인 소득 불평등에도 지니계수를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래는 기록이 시작된 1820년 이후 전 세계 지니계수를 표현한 그래프입니다.
그래프를 보면 1820년대부터 1910년대까지 소득 불평등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이후 시기별로 기복은 있었으나 2000년까지 비교적 소득 불평등이 더 벌어지지는 않았죠. 그리고 2000년대 들어서며 그래프가 우하향을 그리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전반적인 소득 불평등이 개선되는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그래프를 포함해서 그래프를 해석할 때 언제나 주의해야 할 점 중 하나는 0점이 어디서 시작되는지 입니다. 데이터를 더 정확하게 들여다보거나 혹은 과장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세로축의 0점이 아닌 곳에서 그래프가 시작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위의 지니계수 그래프는 세로축을 0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0.55에서 시작하면 추세를 더 정확하게 들여다 볼 수 있으므로 0.55에서 0.75 까지를 세로축으로 설정했다고 할 수 있죠.
🧐 퀴즈 하나 더!
Q. 현재 국제통화기금(IMF) 회원국 중 중저소득국이 차지하는 비율은 몇 퍼센트일까요?
A: 약 20% B: 약 45% C: 약 70%
모두 맞히셨나요? 정답은 바로 C. 약 70%입니다. 2001년 이후 세계은행(World Bank) 기준으로 저소득 국가 66개국 중 38개국이 저소득국에서 벗어나 중저소득 국가로 격상되며 그 비율이 50%를 넘게 되었습니다. 절대적인 빈곤에서 벗어난 국가는 확실히 많아진거죠. 그러나 문제는 저소득국에서 중소득국으로 상향되는 것보다, 중소득국에서 선진국이 되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입니다. 이를 중진국 함정(Middle Income Trap)이라고 합니다.
흔히 가난한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비슷하게 가난하다고 뭉뚱그려 생각하지만 실제로 저소득국과 중저소득국 내의 빈부 격차는 상당히 큽니다. 빨간색일수록 빈부격차가 심각함을 보여주는 아래의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아프리카, 아시아, 라틴아메리카 국가 내의 빈부격차는 매우 크게 벌어져 있죠.
양극화 심화는 국가의 예산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저소득국은 빈곤층을 구제할 직접적인 예산이 부족함은 물론이며 계층 사다리 역할을 하는 교육 예산에 쏟을 여유도 부족합니다. 게다가 국제연합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에 따르면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저소득국과 중저소득국의 3분의 2가 교육 관련 예산을 줄였습니다. 이에 최근 화제가 된 대치동을 능가하는 인도의 세계 최대 학원도시 코타를 그린 다큐에 나오는 것처럼 1년 학원비가 인도인 1인당 평균 국민총소득의 2배에 달하더라도 이른바 ‘신분상승’을 위해 평생 2번의 기회가 주어지는 시험 합격에 거의 모든 것을 베팅합니다. 국가가 양극화 해소에 역량을 발휘하지 못하다보니 사람들은 빈부격차를 극복할 수 있는 사다리로써 사적 영역(Private sector)에 과도하게 의존할 수 밖에 없게 되죠.
참고로 아이러니하게도 위의 빈부격차 지도에서 격차가 가장 심각한 붉은색으로 표시된 국가는 SDG 12 - 책임 있는 소비와 생산 달성 현황에서는 SDG 달성도가 높게 나타납니다. 발전이 덜 된 국가이기 때문에 탄소 배출량이나 소비력이 낮기 때문이죠.
빈부격차와 경제발전의 디커플링 사례 - 인도네시아
특이한 예로 빈부격차로 유명한 국가 중 격차를 더 벌리지 않으면서 경제 발전을 보이는 국가가 있습니다. 바로 인도네시아입니다. 세계은행에 따르면 현재 인도네시아는 2017년보다 빈부격차가 개선되고 경제는 발전했습니다. 2017년 인도네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빈부격차가 큰 국가 중 하나로 최상위 부자 4명이 보유한 부는 하위 1억 명(인구 40%)의 것과 같았습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 최상위 4명의 재산에서 나오는 한해 이자만으로도 극단적인 빈곤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니 심각함을 알 수 있겠죠. 하지만 위의 절대빈곤선 아래 인구 비율의 변화 그래프가 표현하듯 인도네시아의 절대빈곤선 아래 인구(하루 1.9달러) 비율이 2002년 20%에서 2022년 1.5%로 줄임으로서 정부가 세운 목표치를 순조롭게 달성했다는 것을 보이고 있습니다.
중저소득층 빈곤선인 3.2달러를 기준으로 하면 2002년에는 61%가 빈곤층에 속했는데요, 이 또한 현재는 16%로 크게 줄어든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또 눈여겨볼 만한 점은 이 변화는 또한 기존보다 빈곤층의 소비가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오른쪽 표의 소비 계층에 따른 연평균 소비 증가율 표를 보면 2011년 이후로 코로나 시기를 제외하고는 상위 4퍼센트보다 중하위층의 소비가 증가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목표를 달성하는 것보다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충고합니다. 경제적으로 불안정한지를 기준으로 보면 인도네시아 인구의 40%는 여전히 빈곤의 늪으로 언제든지 굴러떨어질 수 있는 취약한 상태에 속하기 때문이죠. 인도네시아는 지진과 홍수 등 자연재해에 취약하고 기후변화 영향 아래 놓여 있습니다. 이런 자연재해나 경제 위기 또한 대비할 수단이 없는 빈곤층에게 더 가혹하게 작용합니다. 따라서 보고서는 빈곤 대책뿐 아니라 충격 완화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정책적으로 제언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도 인도네시아의 1.9달러 빈곤선 아래 놓인 인구는 1994년 44%에서 외환위기 이후인 1998년 63%로 급증한 바 있습니다. 그럼에도 인도네시아가 보여주는 빈부격차와 경제 발전의 디커플링은 분명 인상적입니다.
최근 세계 불평등 연구소에서 기후 불평등 보고서가 발간되었는데요. 경제적 불평등에 작용하는 외부요인 해결을 위한 전 세계의 노력의 중요성과 기후변화가 경제 불평등을 더 심화시키고 있는 현황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보고서는 전 세계 빈곤선(3.2달러) 밑 인구를 선 위로 올리는 데 필요한 탄소 배출량보다 현재 상위 1%가 배출하고 있는 탄소량이 약 3배나 더 크다는 연구 결과는 큰 충격을 주었는데요, 기후 재난으로 인한 하위 40%의 소득 손실은 중저소득국의 평균 손실보다 70% 이상 큰 것으로 밝혀지며 앞으로 일어날 기후위기로 인한 불평등에 경고를 날렸습니다.
이번 호에서는 다양한 경제 지표를 통해서 빈부격차와 불평등 해결에 대해 살펴보았는데요, 언젠간 우리 사회 속 수많은 불평등을 다룰 좋은 기회가 있길 바라며 이번 특집호는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다음 편에는 하마의 <SDGs 6. 깨끗한 물과 위생> 편으로 돌아올게요!
(엔아국) 늘 흥미롭게 보고 있는 코너입니다. 저는 처음부터 꿈이 비영리조직 입사는 아니었지만 개발협력사업에만 막연히 방향을 설정하다보니 시민사회에서 일하고 있는데요, 전문 기술을 바탕으로 국제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는 다양한 전문가들의 경험이 늘 새롭고 자극이 되네요.
(이슈 풀어봤's UP) 이 섹션은 아쉬웠다기 보다는 후속 이야기를 더 듣고 싶었어요. 사실 정규직처럼 일하는 봉사단원들이 재직하는 기관은 규모나 경제면에서 중소기관 이하일 경우가 많을 것 같네요. 그렇다면 그런 식으로 실무자를 충당할 수밖에 없는 요인도 더욱 궁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