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137🍟 극한직업, 국제개발협력 비정규직

2023. 5. 22.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국제개발협력_일자리 #비정규직 #직무만족도

vol.137 - 2023년 5월 넷째 주

💬 오늘의 김치앤칩스

이슈 풀어봤's UP/ 극한직업, 국제개발협력 비정규직
NGO는 아니지만 국제개발협력합니다/ 16화: 경찰청 외사국 국제협력과 고지은 경사
국제개발협력 ON-AIR

극한직업, 국제개발협력 비정규직

by 세종시고라니

구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올해 꾸준히 국제개발협력(이하 국개협) 분야의 일자리 문제를 얘기하고 있는 세종시고라니입니다. 지난 127호에서는 공공봉사동기요인(Public Service Motivation, PSM)이라는 개념을 이용해서 글을 풀었는데요, 내재적 동기요인(예: 봉사와 헌신, 가치 등)만 강조하지 말고, 전문성을 개발하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었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PSM의 다른 한 축인 외재적 동기요인(예: 임금)을 얘기해보고자 합니다.

비정규직이 하드캐리하는 국개협 업계
임금 문제와 가장 밀접한 연관성이 있는 이슈는 고용형태입니다.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KCOC)의 CSO편람에 따르면, 우리나라 시민사회단체(국개협)의 상근직원 중 정규직은 6,567명(71.3%), 비정규직은 2,119명(23%)으로 정규직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시민사회단체(국개협) 고용형태

(출처: KCOC COS편람)

그렇지만 현실을 제대로 파악하려면 단순히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숫자를 비교하는 것을 넘어서,실제 그들이 수행하는 업무와 근로환경을 들여다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장의 목소리는 정규직 채용으로 소화해야 할 업무를 비정규직에게 떠넘기는 것이 문제라고 강조합니다. 발전대안 피다는 “지금,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 노동을 이야기해야 한다”에서 봉사단원, 인턴, YP 등이 실무자 수준의 업무를 수행하는 업무 환경을 지적합니다. 마찬가지로 오민영, 백소라(2019)도 소규모 기관들은 재정 한계로 인해서 정규직 활동가를 채용하는 대신에 인턴, 봉사단원을 정규직 수준의 인력으로 활용하는 환경이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비정규직 문제에 봉사단 추가요

개발마케팅연구소의 김용빈 소장은 비정규직 문제는 어느 분야에나 있지만, 국개협 분야 비정규직 문제는 다른 분야에 달리 특수성이 있다고 이야기합니다. 바로 해외봉사단의 존재 때문이죠. 다른 분야에서는 정규직과 비교해 비정규직의 처우 개선이 논의되지만, 비정규직과 봉사단이 같은 조직에 존재하는 개발 NGO에서는 비정규직에게 봉사단 같은 ‘열정페이’를 요구하는 일이 빈번하다는 겁니다.

특히 그는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 가운데 봉사단을 활용하는 주체는 정부와 시민사회지만, 시민사회에서에서는 봉사단 처우 개선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사용자: 사업주 또는 사업 경영 담당자, 그 밖에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

문제는 시민사회단체 내에서 비용 절감 혹은 다른 이유로 인해서 봉사단을 중요한 인적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음에도, 이들을 근로자 혹은 노동자로 간주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게다가 그들의 고용형태는 불안정합니다. 오민영, 백소라(2019)에 따르면, “직원인 듯 직원 아닌 직원 같이” 일한 후 계약이 종료되거나, 정규직으로 채용되더라도 과거 업무 경력을 인정 받지 못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죠.

(출처: KCOC CSO 편람, 저자 재구성)

위 그래프에서 볼 수 있듯, KCOC CSO 편람에 따르면 봉사단(WFK KOICA, WFK NGO, NGO 자체 봉사단) 출신 단원들의 채용 숫자는 증가하는 추세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직원인 듯 직원 아닌 직원 같이” 일한 경력을 정확히 인정 받은 사례는 얼마나 될지 의문입니다.

조직에 충분히 몰입할 수 있을까?

조직의 경영자가 구성원들에게 요구하는 역량 중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다양한 역량들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 ‘주인의식’을 많이 요구할거에요. 특히 국개협 분야에서는 실무자들이 직접 프로젝트에 참여 혹은 지원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에 주인의식이 중요한 역량이 되겠죠.

(출처: 백종원의 장사이야기 강연 캡처)

그러나 불안정한 고용형태는 직원의 직무 몰입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습니다. 국개협 분야처럼 타인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 분야의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김준수, 김신열(2019)이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조직몰입에 어떤 요인이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고용안정성이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밝혀졌습니다. 정규직이라는 고용형태는 근무기간에 구애 받지 않고 직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니까요. 반대로 비정규직의 경우 안정성이 떨어져 직무 몰입도가 낮아질 수밖에 없겠죠.

또한 고용형태뿐만 아니라 직무적합성 역시 비정규직 사회복지사의 직무 몰입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드러났습니다. 고용형태가 계약직이더라도 조직 내에서 직원이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이 채용공고문과 동일하다면 직무몰입도가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이 연구는 사회복지 분야의 사례를 분석했지만, 연구의 결론은 국제개발협력 일자리에도 충분한 시사점을 제시합니다. 국개협 일자리들은 프로젝트에서 얻은 재원에서 인건비를 확보합니다. 그래서 프로젝트가 종료되면 담당 실무자는 다시 취업 준비생의 신분으로 돌아가게 되므로, 고용형태에 따른 직무몰입도는 낮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프로젝트 내용과 일치하는 직무를 수행할 수 있다면 고용형태로 인한 리스크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겠죠. 단, 계약직 직원에게 적절한 업무를 부여하는 것이 국개협 분야에서 비정규직을 정당화 하는 수단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리고 직무적합성 외의 고려사항으로는 임금을 빠트릴 수 없습니다. 일부 연구들은 임금이 직무만족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지 않다고 보거나, 임금 이외의 요인(예: 자기 만족감, 효능감 등)처럼 내재적 요인에 대한 보상 체계를 갖추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공공의 선을 위한 직무라는 특징을 갖는 국개협 실무자에게 경제적 보상은 중요한 동기 요인입니다.

가령 경찰공무원들의 경우, 성과급 제도의 절차와 분배 공정성이 직무 만족도와 조직 몰입도 향상에 기여합니다. 즉 내재적인 동기와 외재적인 동기가 적절히 균형을 이룰 때 직원의 직무와 조직 몰입도를 높일 수 있죠.

정리하자면, 국개협 분야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생각해야 할 것은 많습니다. 그 중에서 비정규직의 문제는 단순히 고용형태를 넘어서 근로자로의 인정, 적절한 경제적 보상, 역량을 키울 수 있는 직무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세 줄 요약

#1.

국개협 분야 일자리 문제는

단순 고용형태(정규직, 비정규직)뿐 아니라,

실제 근무환경을 따져봐야 한다.

#2.

비정규직 근로자들은 고용 불안정으로

직무만족도와 몰입도가 낮을 수밖에 없지만,

개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적절한 업무를 부여해

이를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다.

#3.

국개협 분야 일자리 문제의 일부는

실무자가 느끼는 보람에

적절한 경제적 보상을 더해 해소할 수 있다.

16화 : 경찰청 외사국 국제협력과 고지은 경사

by 까불이

우리나라 경찰도 국제개발협력한다! 2022년 기준으로 한국은 세계 안전지수 21위입니다. 한국의 우수한 치안시스템을 어떻게 해외에 전파할 수 있을까요? 12년차 경찰 고지은 경사님을 모셨습니다.

🍦 안녕하세요.👐 김치앤칩스 구독자분들을 위해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경찰청 외사국에 국제협력과에 근무하고 있으며, 외국 경찰 기관과의 치안협력사업을 기획 및 운영하고 있는 경찰관 고지은 경사입니다. 👩

외사국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시나요? 영화처럼 도망간 범죄자를 잡기 위해 외국경찰관과 수사 협력하는 모습이 떠오르지는 않으시나요? 외사국은 외국 경찰과의 수사, 정보 수집, 테러, 국제 협력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예요. 외사국 아래 외사기획정보과, 국제협력과, 인터폴 이렇게 3개의 과가 있는데, 저는 그 중 국제협력과에서 근무하고 있답니다. 👍

🍦 경찰청에서는 2017년부터 국제협력 업무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국제협력과를 출범시켰는데요, 국제협력과가 왜 출범되었는지, 그 역할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

국제협력과가 출범하기 전에는 우리가 주도적으로 국제협력 사업을 추진하기보다는 외국에서 요청하는 사안에 대한 협조 위주의 업무가 많았어요. 하지만 2015년 국제협력 업무를 담당하는 치안한류센터가 생겼고, 2017년 국제협력과가 출범한 뒤부터는 경찰청이 주체적이고 적극적으로 치안사업을 발굴, 기획하기 시작했어요. 치안 개선이 필요한 나라들에 어떤 부분을 개선시킬 수 있을지 고민하고, 예산을 투입하여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기자재를 설치하거나 교육을 하는 등 우리나라의 성공적인 치안 사례들을 적용하여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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