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은 파리 기후변화 협정 재가입뿐만 아니라 미국의 원조 방향 수립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합니다. 그 중에서 미국의 대외원조를 총괄하는 USAID가 어떤 역할을 수행할 것인지 미리 파악해보았습니다.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서 백신 배포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영국과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 투여가 허락되었다는 소식들을 접하고 있습니다. 백신을 개발한 미국과 영국 등 원조 선진국들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장비지원을 넘어서 백신을 활용해 국제사회 원조의 주도권을 선점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의 원조 경쟁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미-중 무역분쟁이 심화되었다면, 조 바이든 행정부는 미-중 코로나19 백신 경쟁에서 누가 주도권을 잡을 것인가에 집중할 것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에게 넘겨준 세계보건기구(WHO)와 파리 기후변화 협정에 대한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서 미-중 무역분쟁보다 더 치열한 경쟁구도가 예상됩니다. 

올 한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모든 것이 멈추어버린 한 해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2020년은 없었던 한 해라고 말하자고 합니다. 새해를 맞이할 때 근하신년(謹賀新年)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고 합니다. 겸손하고 조심하는 마음으로 정중히 새해를 맞이하며,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이하는 의미입니다. 묵은 해를 보내고 싶었지만, 글을 쓰고 있는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 3단계가 임박했다는 뉴스들을 보면서 묵은 해를 멀리 보낼 수 있을까 회의적인 생각마저 듭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송구영신(送舊迎新)이라는 인사를 올리고자 합니다. 작은 희망이라도 놓지 않고 지금 우리가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한다면, 반드시 좋은 날이 찾아올 것이라 생각합니다. 

2020년의 국제개발협력 업계는 코로나19 이슈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습니다. 2021년에는 더 바쁘게 움직일 것 같습니다. 게다가 어느 때보다 힘든 시간을 보냈습니다. 2021년은 덜 힘들고, 마음 편히 현장에서 우리의 소임을 다할 수 있는 한 해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