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시대에 들어서면서 직업 세계에도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여러 직업들이 사라지고, 또 새롭게 탄생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지요. 단순한 업무를 수행하는 직업은 사라지고, 미래 산업과 연관성이 높은 직업들은 살아남을 것이라는 뉴스들을 보면서 내가 하는 일은 미래에도 유지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세계 공동체로 일컫는 국가들이 서로를 향해 총부리를 겨누지 않았다면, 전쟁이라는 슬픔과 비극, 고통을 만들지 않았다면, UN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필요했을까요? 그리고 UN이라는 거대한 조직이 움직일 수 있도록 전 세계에서 활동하는 국제기구 전문가,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활동가라는 직업이 필요했을까요? 

여전히 UN이라는 국제기구가 존재해야만 하고, 국제기구 직원이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선망 받는 직업으로 존재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고통이 지속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누군가의 고통 덕분에 존재하는 직업은 언젠가 반드시 사라져야 할 직업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라는 직업을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가능할까요? 불가능한 일입니다. 지금도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들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들이 달성해야 할 목표도 있습니다. 

그들은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세우고, 달성하기 위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 목표의 범위도 점점 더 넓어지고 있고, 더 복잡한 해결법을 요구하는 목표들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목표가 달성되기 전까지 절대로 포기하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제개발협력 업계의 실무자이자 동료로서, 필자도 불가능에 가까운 목표를 달성하는데 더 많은 노력을 할 것입니다. 다만, 그들이 세운 목표와 필자의 목표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가 마주한 고통을 해결하는 것이 목표라면, 필자는 이 직업이 사라질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것에 집중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앞으로 국제개발협력 업계에 큰 뜻을 품고 진출할 분들과 현직에서 최선을 다하는 동료들에게 이번 글은 무겁고 복잡하게 다가올 수 있습니다. 현직자가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이 꼭 사라졌으면 좋겠다는 발언은 결코 가볍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는 우리가 하는 일과 직업이 더 이상 필요 없어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우리의 일과 직업이 필요 없다는 것은 국제개발협력 전문가라는 직업의 존재 이유도 없다는 것을 의미하니까요. 불가능한 꿈일지라도, 꼭 현실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