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31🍟 일대일로 한 번 붙어볼래?!

2021. 5.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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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31 - 2021년 5월 셋째 주

💬오늘의 김치앤칩스

이슈 풀어봤's UP/ 일대일로(一带一路) 한 번 붙어볼래?!
국제개발협력 ON-AIR
나의 문화 답사기/ 심용환의 타박타박 세계사

일대일로(一带一路) 한 번 붙어볼래?!

by 핑키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갈수록 격화되고 있어요. 지난해 호주가 발의한 ‘코로나19의 기원이 어디인지 국제적으로 조사하자’는 제안이 세계보건기구(WHO) 세계보건총회에서 통과된 후 중국은 호주산 보리, 석탄, 목재, 육류, 랍스터, 와인 등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고 수입을 중단하는 등의 무역 보복 조치를 단행했는데요. 특히 호주 와인의 경우 중국이 최대 200%가 넘는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면서 호주의 대중 와인 수출액은 96%가 감소할 만큼 그 피해가 커요.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3월까지 약 1,200만 호주 달러(약 105억 원) 만큼의 와인을 중국에 수출했는데 전년 같은 기간에는 수출액이 약 3억 2,500만 호주 달러(약 2,840억 원)로 줄었으니 상 당한 폭락세임을 알 수 있죠. 한 때 호주는 ‘경제는 중국과, 안보는 미국과’라는 모토로 중국과 ‘진정한 동반자’의 관계를 과시했는데요. 두 나라의 관계가 변화한 시점은 2017년 ‘쿼드(QUAD-중국의 일대일로를 견제하기 위한 미국, 인도, 일본, 호주 간의 안보 협력 체제)'가 부활하면서 였어요. 이는 갈수록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함이었죠. 2018년에는 호주가 화웨이의 5G 이동통신망 사업 참여를 금지하며 중국은 호주에 대해 심기가 많이 불편해졌어요. 그리고 최근 양국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졌는데요. 바로 중국의 ‘일대일로’에 흠집을 냈기 때문이죠.

다윈 항의 지정학적 위치(출처: 링크)

지난 5월 4일, 호주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호주의 노던테리토리 주정부가 중국 기업인 랜드브릿지와 체결한 다윈 항(Darwin Port) 장기 임대 계약을 재검토 하겠다고 발표했어요. 이 계약은 지난 2015년에 호주 노던테리토리 주정부가 중국 회사에 다윈항 99년 임대 운영권을 약 4,397억 원에 넘기는 것이 주요 내용이에요. 호주 대륙 중북부에 위치한 다윈 항은 중국에게는 지정학적 요충지를, 노던테리토리 주정부에게는 임대료로 목돈을 챙길 수 있는 이해관계의 접점이 있어 성사된 계약이었죠. 그러나 이를 호주 정부가 6년이 지나 무효화 한 것인데요, 마침 코로나19로 인한 중국과의 갈등의 골이 깊어진 후 더 나빠질 것도 없는 최악의 관계 속에서 앓던 이를 뽑듯 호주 정부가 내린 결단으로 보여요. 그 이후 지난 6년간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이 강력해지고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을 견제하기 위해 쿼드(QUAD)에 가입한 상황에서 지정학적 요충지를 푼돈에 중국에 넘기는 계약은 어떻게든 무르고 싶었겠죠.

반면 중국의 입장에서는 상당히 화가 날만한 상황이에요. 이미 합의 된 계약이 파기 되는 것도 손해가 크지만 일대일로라는 큰 그림을 그려나가는 데에 큰 걸림돌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해요. 다윈 항을 임차하기로 한 중국 회사인 랜드브릿지의 대주주는 중국공산당의 간부인데요. 그는 계약 후 “다윈 항 임차는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이라는 이야기로 계약의 의도를 드러낸 바 있죠. 중국의 입장에서 다윈 항을 손에 넣게 되면 미국의 태평양-인도양에서의 영향력을 견제하고 남중국해와 다윈 항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를 샌드위치처럼 압박할 수 있어요. 매우 중요한 지역을 놓친 중국 정부는 매우 분개했는데요. 앞으로 중국은 더욱 강력한 무역 보복 조치를 발표할 것으로 예상돼요. 마치 사드(THAAD) 때 처럼요. 이번 다윈 항 이슈로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이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데요. 중국의 국제적 영향력을 확장하기 위한 전략이자 21세기 국제 정세의 X-팩터인 일대일로와 국제개발협력은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일대일로는 무엇인가

중국의 일대일로 계획 (출처: 산케이신문)

먼저 일대일로 정책을 간략하게 살펴볼게요. 2017년 부터 국책사업으로 시작한 일대일로(一带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는 시진핑 정부가 추진하는 대외전략인데요, 육상·해상으로 아시아, 유럽, 아프리카를 연결하고 중국이 리드하는 경제권을 건설하는 것이 목적이에요. 이를 위해 중국은 직접투자(FDI)와 각종 기금으로 개발도상국에 각종 인프라를 건설하고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그 과정에서 중국은 지속적인 경제 성장 동력을 얻고 시장을 확보하며 자신들이 건설한 인프라들을 연결하여 중국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미국의 영향력을 약화시키고자 하죠. 그리고 그 인프라를 건설하는 수단으로써 유상원조 중심의 대외원조를 주로 활용해요.

중국의 대외원조는 2018년 설립된 중국국제개발협력기구(CIDCA: China International Development Cooperation Agency)가 전담하고 있는데요. 유상원조와 무상원조를 전담하고 있어요. 또한 아시아인프라개발은행(AIIB) 등을 통해 다자 원조에도 참여하기도 해요. OECD에 따르면 중국의 국제개발협력 금액 규모는 약 44억 달러(2018년 기준) 정도로 추산 되는데요 이는 우리나라의 ODA 규모(약 24억 달러, 2018)보다도 훨씬 많은 양이에요. 중국의 원조 자금은 주로 일대일로 정책의 일환으로 아프리카, 동남아시아 국가들의 교통, 통신, 에너지 인프라에 건설에 사용되죠. 그러나 오로지 국익 만을 위한 수단으로써의 대외원조는 세계 곳곳에서 부작용을 낳고 있어요.

일단 중국의 대외원조는 기존의 공여국들처럼 파트너국에 민주주의, 투명성 확보, 부패 방지 등의 조건을 달지 않아요. 이에 독재나 권위주의, 군부 국가들이 선호하고, 신용이 낮은 국가들도 원조를 받기가 비교적 쉬워요. 그러나 ▲고리(약 3% 이상)의 유상원조 위주 ▲중국 기업만 개발협력 파트너로 참여 ▲국익상승=원조효과성 상승와 같은 문제는 국제개발협력이 추구하는 보편적 가치를 달성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데요. 이는 여러 사례로 알아볼 수 있어요.

출처: 서울경제

파키스탄의 사례

파키스탄에서는 최근 파키스탄 주재 중국대사를 노린 것으로 보이는 폭탄 테러가 발생했어요. 테러가 발생한 지역은 일대일로의 거점인 파키스탄 과다르 항구가 있는 곳인데요. 지난 2001년 과다르 항구를 개발하겠다는 양국의 계약이 있었으나 항구 운영 수입의 91%를 중국이 독점하고 나머지만 파키스탄이 얻는 구조로 인해 비판이 컸고 이행도 지지부진 했어요. 2015년에는 시진핑 주석이 파키스탄을 방문하여 약 53조 원을 빌려주며 중국 본토와 과다르 항을 연결하는 철도와 도로 건설을 추진하였으나 오히려 이 중국의 원조 자금이 채무로 이어지며 물가 상승, 파키스탄 루피화 하락, 외환보유액 감소 등으로 인해 IMF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았어요.

미얀마의 사례

미얀마는 중국에게 지정학적으로 상당히 중요한데요. 미얀마의 짜욱퓨 항은 중국이 육로로 인도양으로 진출하는 교두보의 역할이 가능하고 중국이 꿈꾸는 일대일로의 해상 실크로드 건설의 거점이 될 수 있는 곳이에요. 미얀마에서 중국의 물류와 중동의 원유 수송을 위해 남중국해 일대를 지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경제적 이점도 있으며, 중국과 아세안 국가들 간의 껄끄러운 관계를 생각했을 때 상당히 중요하죠. 이에 중국은 미얀마 군부의 최고의 유상원조 공여자이자 무역 파트너의 역할을 담당하며 미얀마에서의 영향력을 지속적으로 높여갔죠. 그러나 2015년 들어선 아웅산 수 찌의 문민정부는 그간 군부와 중국이 체결한 사업들을 재평가하고 일본, 태국, 미국, 한국 등의 국가들로부터 해외직접투자(FDI)를 유치하여 중국 의존도를 줄이고 경제적 다양화를 추구했어요. 특히 지난해 베이징에서 시진핑과 아웅산 수 찌는 짜욱퓨 심해항 건설 사업의 규모를 73억 달러에서 13억 달러로 축소했는데요. 중국의 유상원조 차관과 영향력이 부담스럽던 문민정부의 이와 같은 행보는 중국이 미얀마 군부의 재집권을 원하는 중요한 이유이자 쿠데타를 촉발시킨 여러 원인 중 한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어요.

출처: 링크

아프리카의 사례

잠비아, 탄자니아, 앙골라, 에티오피아, 케냐 등은 중국의 차관으로 인한 재정 압박이 심각해졌는데요. 특히 잠비아가 지난해 12월 채무를 갚지 못하고 디폴트를 선언한 것이 대표적이죠. 당시 국제 채권단은 잠비아 정부의 이자 지급 유예 요구를 거절했는데요. 유예를 승인할 경우 잠비아가 중국에 진 빚을 먼저 갚을 수 있을 뿐더러 중국에 진 빚이 얼마인지, 어떤 조건인지가 비공개 되었다는 점이 큰 문제였어요. 중국이 아프리카에서 수행하는 개발협력은 대부분 유상원조인 동시에 그 계약 조건이 비공개라는 점에서 문제가 많아요. 특히 아프리카에 독재국가가 많고, 대형 인프라 구축 사업 위주로 원조가 진행되며 건설 회사, 자재, 인력까지도 중국인으로만 충당하는 등 서구와는 다른 방식의 중국식 제국주의가 아프리카를 수탈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커요. 이에 아프리카에서의 반중 정서도 높아가는 상황이죠.

출처: 링크

지난 김칩 29호에서는 철학 없이 표류하는 듯한 한국 ODA를 꼬집어 보았죠. 이번에는 중국의 일대일로 이야기를 통해 철학이 매우 뚜렷하지만 인류애가 없는 ODA는 어떤지 살펴봤어요. 최근에는 유상원조에 백신 끼워팔기로 많은 비난을 받고 있죠.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의 멤버가 아닌 중국은 공여국으로서 어떠한 책임과 책무 없이 중국이 원하는 방식의 개발원조 시스템을 만들었고 이를 활용한 일대일로 정책을 통해 중국의 세력을 규합하는 중이에요. 중국의 이러한 개발협력은 개발윤리가 부재한 고리대금업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해요.

세계의 패권을 노리는 중국. 최소한의 정당성과 윤리성을 충족되지 못한 국가가 세계의 리더로 인정받기에는 국제사회의 시민의식이 많이 높아졌는데요. 중국이 지구사회의 일원으로서 세계의 트렌드를 이끄는 리더의 길을 선택할 지, 자본과 무기로 세계를 정복하는 지배자의 길을 선택할 지 함께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절대선도 절대악도 없는 국제질서 속에서 우리의 ODA가 왜 건실한 철학을 하루 빨리 수립해야 하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됩니다.

3줄 요약

#1 최근 일어난 중국-호주의 갈등은

일대일로를 위시한 중국의 팽창과

그에 대응하는 세력 간의 갈등

#2 중국의 일대일로는 나름의 철학으로

세계 곳곳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반면

인류애라는 핵심가치가 빠진 채 수 많은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음

#3 인류 보편적 가치를 진심으로 지향하는

우리의 ODA 철학을 하루 빨리 수립하자

국제개발협력 관련 행사 및 교육, 캠페인,

스터디 모임, 사이드 프로젝트 홍보 등

함께 나누고 싶은 소식이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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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디오] 심용환의 타박타박 세계사

by 핑키

국제개발협력에 있어 어떤 맥락을 파악하는 것은 상당히 중요하죠. 이 프로그램은 현재의 글로벌 이슈와 세계사적 사건의 맥락을 관련 분야 전문가와 함께 풀어내요. 최근에는 한국외대 장준영 교수님(핑키가 꼽는 최고의 미얀마 연구자)이 출연하셔서 미얀마 사태를 심도 있으면서 이해하기 쉽게 다루기도 했어요. 저는 이 프로그램이 아침 출근길과 아주 찰떡인데요, 구독자님들도 함께 귀로 들으며 국제적 감각을 길러보면 어떨까요?!

라디오 들으러 가기

미얀마 민주화 운동 아카이빙 페이지 '미얀마, 봄'

김치앤칩스가 함께 참여하고 있는 국제개발협력 커뮤니티 얼라이언스는 시민들이 미얀마 민주화운동의 맥락을 파악하고, 이를 토대로 더욱 다양하고 실질적인 지원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미얀마 민주화운동 아카이빙 페이지를 개설했어요! '미얀마, 봄'을 통해 현지 소식과 각종 매체들의 기사, 캠페인, 모금/펀딩 소식을 한 번에 접해 보세요.

<미얀마, 봄> 페이지 보러 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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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김치앤칩스, 어땠나요?🙈

"무심코 읽고 넘어갈 수 있는 주제에 대해 왜 이것이 중요한지, 어떻게 하면 더 발전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구체적이고 알기 쉽게 알려주어서 좋았습니다.

다만 다양한 기구 및 양자 이름이 언급되는 만큼 다른 화보다 더 집중해야 이해할 수 있었어요. 더 집중력이 필요한 레터였는데 분량은 다른 때보다 길어서, 이런 경우에는 두 화로 나누어 보내주신 다거나, 다양한 기구 이름들을 좀 더 가독성 있게 표시해주면 좋을듯합니다.(기울임, bold체 등)

항상 너무 잘 보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뉴스레터 많이 기대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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