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풀어봤's UP/ 10가지 키워드로 돌아보는 2021
• 국제개발협력 ON-AIR 

국제개발협력 업계에 포스트 코로나의 시대가 찾아오나 싶었는데 오미크론이라는 새로운 변이가 나타나면서 위드코로나 국제개발협력이 장기화 되고 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의 시간은 흘러갔고, 올 한 해 동안 국제개발협력 업계에는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그래서 김치앤칩스는 2021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60호를 통해서 국내외 국제개발협력 주요 이슈 10가지를 선정했어요. 그동안 우리나라와 전세계 국제개발협력 업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하나씩 알아보도록 해요.

🇰🇷 국내 국제개발협력 이슈 TOP5

김치앤칩스 뉴스레터 발간 역사상 가장 긴 기획기사였던 25호 굴러온 기본법이 박힌 기본법을 뺐다?!예요. 지속가능발전법은 한때 기본법의 지위를 유지했지만,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 기본법이 등장하면서 일반법으로 지위가 격하되었어요.

핵심만 말씀드리면, 기본법은 1) 정책 방향의 제시, 2) 제도 및 정책의 체계화, 3) 행정의 통제 및 정책의 계속성, 4) 국민에게 정책 전달, 5) 지방자치의 활성화라는 다섯 가지 핵심 기능을 가지고 있어요. 정책과 제도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들이죠. 지속가능발전에 필요한 이 다섯 가지 요소들을 가지고 있었던 지속가능발전법이 일반법으로 격하된 후 기본법의 지위를 회복하기 위한 논의가 지금도 진행되고 있어요.

또한, 대통령 직속 위원회였던 지속가능발전위원회도 현재는 환경부 장관 자문기구로 지위가 낮아졌어요. 그래서 지속가능발전법의 기본법의 지위 회복과 함께 지속가능발전위원회의 지위도 다시 격상하기 위한 논의들이 진행되고 있어요. 더 자세한 내용은 25호 굴법박법을 읽어보아요.

한국 정부는 2021년 1월 정부-시민사회 파트너십 기본정책 이행방안을 수립했어요. 그동안 정부의 지원을 받거나 혹은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관련 정책과 사업에 대한 비판적인 의견을 개진했던 시민사회단체를 정부의 공식적인 파트너로 인정한 계기가 되었어요.

시민사회단체도 이 정책의 수립을 환영하고 있어요. 참여연대는 입장문 발표를 통해서 “한국 최초로 국제개발협력 정부-시민사회 파트너십을 규정한 범정책 문서”라는 점을 강조하며 이번 정책 이행방안의 중요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죠.

그러나 여전히 보완할 점들도 있어요. 참여연대는 동 입장문을 통해 취약층과 최취약층 지원을 위해 향후 5년간 ODA 예산 6% 확대, ODA 정보를 투명하게 전면적으로 공개하는 것, 정부가 밝힌 유무상 원조 사업의 세이프가드 적용 의무화가 미래의 정부-시민사회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한 과제라고 밝혔어요.

출처: 에펨코리아

이제 첫 걸음을 시작한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정부-시민사회 파트너십 정책이므로 양측의 입장을 잘 반영해서 지속가능한 협력관계를 구축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요.

2021년 국제개발협력 업계의 최대 이슈라고 하면 바로 BTS 아닐까요? 최근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에서 ‘올해의 아티스트(Artist of the Year)’상을 수여하면서 명실상부 한국을 넘어서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발돋움 했어요.

BTS의 팬으로서 저도 김치앤칩스 43호 버터처럼 부드럽게 뿐만 아니라 개인 블로그를 통해서 BTS의 대통령 특사 임명부터 76차 유엔총회 연설에 대해서 분석했어요. 특히 BTS는 이번 유엔총회 연설에서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을 넘어서 미래 세대가 마주하게 될 기후변화 문제 해결에도 청년과 미래 세대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죠.

게다가 한국의 K-pop 가수 최초로 BTS가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유엔총회에 참석했다는 전무후무한 기록을 세워 국제개발협력 역사에 한 획을 그었어요. 어쩌면 미래의 국제개발협력은 더 젊은 감각으로 미래 세대와 함께 소통하며 이루어나가겠다는 메시지가 담겨있는 것은 아닐까요?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서 탄소중립기본법이 재정되었어요. 이 법의 핵심은 기후위기 대응 전략을 국가의 경제성장 동력으로 활용하기 위한 법과 정책의 근간을 수립한 것이라 볼 수 있어요. 특히 COP26 이후 탄소중립을 향한 전 세계의 움직임이 본격화된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탄소중립 기본법 재정은 발 빠른 대응이라고 칭찬할 수 있어요.

출처: 환경부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죠. 47호 알맹이만 쏙 빠진 탄소중립을 통해서 이야기한 것 처럼, 해당 기본법은 탄소중립을 실질적으로 이끌어갈 ‘녹색직업’에 대한 내용을 명시하지 않았어요. 주로 녹색산업, 녹색금융, 온실가스감축 등에 대한 내용으로만 구성되었을 뿐이죠.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지속가능한 탄소중립을 달성하고 싶다면 이 법에서 녹색직업에 대한 내용도 꼭 추가되었으면 좋겠어요.

국제개발협력학회는 2021년 5월 ‘민주주의와 국제개발협력’을 주제로 개최한 포럼을 통해서 개발도상국의 민주화를 위한 ODA 기금 조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어요. 특히 최근 미얀마의 민주화 운동 사태의 사례를 통해서 민주주의 기반이 취약한 개발도상국을 도와줄 수 있는 ODA 기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죠.

출처: 매일경제. "미얀마 등 개도국 민주화 위해 국제개발협력 기금 법제화해야"

최근 미국과 중국의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한 개발도상국 인프라 지원 투자 전쟁의 서막이 오르면서 앞으로 개발도상국의 민주화를 위한 개발협력이 주요 이슈가 될 것 같아요. 더욱이 최근 미국은 ‘민주주의 정상회의(Summit for Democracy)’까지 개최하면서 민주주의와 개발도상국 원조를 결합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어요.

이런 환경에서 한국의 국제개발협력 전략도 선택이 필요해요. 민주화를 경험한 한국의 경험을 어떻게 개발도상국들에게 공유할 것이며, 경험공유를 위한 ODA 재원을 마련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실질적인 고민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국외 국제개발협력 이슈 TOP5

1. 미국 B3W 선언

G7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제안한 ‘더 나은 세계 재건(Build Back Better World)’ 이른바 ‘B3W’는 ‘일대일로’ 개발 전략을 통해 세계적인 지배력을 확장하고 있는 중국의 질주를 좌시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본격적인 경쟁 선언이었어요. 소련의 붕괴 직후부터 911테러가 발생할 때 까지 견줄만한 세력이 없던 미국의 짧은 절정기의 향수를 자극하고 다시금 명실상부한 G1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대목인데요. 2035년까지 약 40조 달러(약 4경 4640조 원)이 투입될 B3W 전략은 21세기 버전 마셜 플랜으로서 당분간 중국의 일대일로와 글로벌 개발협력 트렌드에 결정적 영향력을 미칠 전망이에요.

출처: 외교부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 유엔 운크타드)는 한국을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으로 지위를 격상했죠. 유엔 운크타드는 유엔 총회 산하 정부 간 기구로 개도국의 산업화와 국제 무역 참여 증진을 지원하기 위해 1964년에 설립되었는데요. 한국의 이번 위상 격상은 운크타드 설립 이후 최초이며 195개 회원국의 만장일치로 결정되었어요. 공식적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올랐음을 보여주는 지표 중 하나이자 국제사회에서 진정한 리더십을 보여줘야 할 시기가 도래했음을 뜻해요.

방글라데시 아이들의 미소(출처: 링크)

올해 열린 76차 유엔 총회에서는 방글라데시와 네팔, 라오스의 위상이 최빈국(LDC)에서 개발도상국으로 격상되는 결의가 있었어요. 3국 모두 5년 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26년에 공식적으로 개발도상국이 될 예정인데요. 코로나로 인해 지난해와 올해에는 부진했으나 그 전까지 10년 넘게 매년 약 15%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한 방글라데시와 네팔, 7~8%를 기록한 라오스가 보여줄 앞으로의 변화가 기대되어요.

출처: 아시아경제

출처: 한국일보

미군의 야반도주 후 한달도 지나지 않아 탈레반이 국가를 장악한 아프가니스탄은 혹시나 했지만 역시나 싶은 탈레반의 폭정으로 거대한 인도주의적 위기 상항에 봉착했어요. 여성을 포함한 모든 시민이 총칼의 위협 하에 놓인 채 의약품과 방역 시스템 부재로 코로나19 앞에 속수무책이죠.

미얀마, 아프가니스탄 모두 외부적 지원이 어려운 상황이에요. 수많은 나라에서 두 나라에 대한지원을 끊었고, 미얀마 군부와 탈레반도 현지의 국제구호개발 단체들의 활동을 방해하죠. 미얀마의 경우 군부와 한국 기업 간의 거래가 지속되고 있고, 정부와 국제개발협력 시민사회는 보다 적극적으로 행동하라는 요구를 받고 있죠. 아프가니스탄의 경우 아프간 난민들이 국내로 들어오는 과정에서 한국 사회가 난민을 바라보는 현주소가 다시금 드러나기도 했어요.

1995년 이후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는 매해 열려왔는데요. 지난해 회의는 코로나19로 인해 1년 연기되어 올해 영국 글래스고에서 열렸어요. 세계는 파리기후협약에 따라 지구의 온도 상승을 산업화 시기 대비 1.5도 이하로 막기 위한 노력을 해오고 있으나 기후변화로 인한 피해는 심각해져 가고 노력의 효과와 진정성에 물음표가 붙으며 이번 26차 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주목받은 회의로 기록될 전망이에요. 약 4만 명이 회의장 내외에 운집하여 각자의 입장을 밝혔고 정부와 관료 등은 성공적이었다는 분석을, 시민사회와 환경운동가들은 반쪽짜리 회의였다는 평가예요. 이번 회의는 최초로 특정 화석연료(석탄)를 지칭하여 사용을 감축하겠다는 합의가 있었고, 개발도상국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한 재원을 확보하자는 내용이 담겼으며 기후변화로 인한 개도국의 손실 비용을 지원하자는 근거를 마련하는 논의의 시작점이 되었어요.

영국 ODA 규모의 변화(출처: BBC)

지난 해 영국의 국제개발부(DFID)가 외교부와 통합되어 외교개발부(FODO)가 되었죠. DFID의 예산이 외교부보다 6배 많았던지라 ‘꼬리가 몸통을 먹었다’는 평가가 있었어요. 국제개발부는 우리나라로 치면 각 부처의 원조 정책과 KOICA가 수행하는 ODA 집행 기능을 통합한 독립적인 부처이자 국제적으로도 개발원조를 상징하는 기관이었기에 충격이 컸어요. 올해 영국의 개발원조는 또 한 번 큰 변화를 보여주었는데요. 2013년 이후 유지하던 국민총소득(GNI) 대비 ODA 비율 0.7%를 0.5%로 감축한 것이에요. 개발원조 자금이 2020년의 145억 파운드에서 2021년에는 111억 파운드로 약 23.5% 감축된 것인데요. 영국은 코로나19로 인해 국내 경제사정이 어려워진 탓이라고 밝혔어요. 전 세계가 코로나19로 인해 경제적 타격을 받았으나 개도국은 그 피해가 더욱 큰데요. 코로나19 팬데믹이 3년차에 접어들며 개도국에 외부적 지원과 국제적 연대가 더욱 필요한 상황에서 영국의 이번 결정이 불러올 파장이 주목돼요.

2021년을 돌아보며

2021년 한 해 동안 국제개발협력 업계에 많은 일들이 있었어요. 특히 한국은 UNCTAD를 통해 선진국으로 격상되었고, 탄소중립 대응에 필요한 법을 재정했죠.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을 넘어서 민주화를 중심으로 세계 권력 싸움이 시작되었어요. 그 외에도 기후변화, 민주화 운동, 국제개발협력 환경의 변화 등 국제개발협력 분야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어요.

일부 전문가들은 오미크론 변이로 인해 2024년까지 코로나19가 지속될 것이라고 말해요. 비록 해외 봉사단과 국제개발협력 실무자들 중 일부는 해외 파견을 실시하고 있지만, 국제개발협력의 업무 환경은 더 이상 과거처럼 자유로운 현장 방문이 어려울 것 같아요.

그러나 우리가 현장으로 달려가지 못한다는 것은 국제개발협력의 ‘끝’을 말하는 것은 아니에요. 오히려 기존의 국제개발협력의 사업과 현장의 모습을 새로운 관점을 바탕으로 바라보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신호라고 생각해요. 즉, 국제개발협력 분야의 혁신이 필요한 시대가 왔다고 생각해요.

저희 김치앤칩스가 2020년 8월 제1호 발행 후 지금까지 꾸준히 발행될 수 있었던 이유는 구독자 여러분의 꾸준한 구독과 코멘트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어요. 저희는 2022년에도 여러분들이 재미 있게 활동하고 싶은 개발협력 생태계 조성과 개발협력 분야의 혁신에 필요한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하면서 소통할거예요. 구독자 여러분, 새해에도 김치앤칩스와 함께 해주세요😉

세 줄 요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