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vol.5🍟 소말릴란드가 쏘아올린 작은 공

2020. 10. 6.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vol.5 - 2020년 10월 둘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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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풀어봤's UP

소말릴란드와 대만의 협력이

일으킬 나비효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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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모아봤.ZIP

#자연의_가치를_찾아내는_지도

#세계은행의_불만보상위원회

#쌀_인증제도

#독서를_통한_국제개발협력

#교육개발협력의_현지조사실태

#코로나19와_인종차별

#이주여성들을_향한_젠더폭력

#제1회_청년의날

│

👂 거기 어때?

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

│

👟 나의 문화 답사기

✔다카노 히데유키의

<수수께끼의 독립국가 소말릴란드>

✔담비사 모요의 <죽은 원조>

💎 이슈 풀어봤's UP

셰프가 엄선한 오늘의 메인 이슈

- by 핑키

소말릴란드와 대만의 협력이 일으킬 나비효과는?

#UN미승인국 #소말릴란드 #대만

소말릴란드-대만 외교 협정 사진 (출처: www.thediplomaticaffairs.com)

지난달 9일 대만과 소말릴란드 두 나라는 경제·교육·보건 등의 분야에서 외교적 협력 관계를 맺기로 합의했어요. 우리에게 친숙한 대만과는 달리, 소말리아가 아닌 '소말릴란드'라는 국가는 다소 생소한 이름인데요. 이번 양국의 외교 관계 수립이 가져올 나비효과를 생각해보면 꽤 흥미롭습니다.

소말릴란드는 1991년에 소말리아로부터 독립한 국가예요. 국가의 3요소인 국민·영토·주권을 갖추고 있고 자국의 통화도 보유하고 있어요. 이미 국민들의 민주적인 투표로 다섯 번이나 대통령을 선출하여 평화적으로 정권을 이양하고 있고, 심지어 대선에선 중복 투표를 막기 위해 아프리카 최초로 유권자 홍채 인식 확인 시스템을 도입하기도 했죠.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과 대비되는 소말릴란드의 강점은 민주적인 거버넌스에서 비롯되는 안정적인 치안이라고 볼 수 있어요. 정부는 지역 사회가 경제와 정치적 자유를 갖고 스스로 사회 안전망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해요. 사실, 이는 중앙 정부의 행정력 부족으로 국가의 모든 영역을 관장할 여력이 없기 때문인데요. 소말릴란드 정부는 다른 국가들처럼 '총으로' 해결하는 것이 아닌 '총이 무너뜨릴 수 없는' 주민 주도의 상향식(bottom-up) 거버넌스로 해결한 것이라고 볼 수 있어요. 그 덕에 지역 주민들은 자신의 지역에 애정과 주인의식을 갖고, 지역의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게 되죠. 또한, 안전한 지역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협동하게 됩니다.

소말릴란드 위치 (출처: www.google.com/maps)

아프리카에서 보기 드문 민주 국가인 소말릴란드. 그러나 소말릴란드가 우리에게 생소한 국가인 이유는 UN에 가입하지 못한 '미승인 국가'이기 때문이에요. 그것도 세계 어떤 국가로부터도 인정받지 못한 채로 말이죠. 소말릴란드가 독립을 선언한 지 30년이 다 되어가는데도 왜 아직 국가로 인정받지 못하는 걸까요? 가장 유력한 이유는 분리주의 운동에 대한 우려 때문이에요.

소말릴란드는 현재 소말리아 연방에 소속돼 있어요. 그러나 소말리아는 30년 동안 내전 중이고, 정부는 이미 그 역할을 상실했죠. 이런 상황에서 소말릴란드 독립을 인정한다면 소말리아 연방을 구성하는 다른 지역들도 분리독립을 외칠 가능성이 높아요. 또한, 씨족 문화가 강한 아프리카의 다른 지역에서도 씨족, 지역 단위의 분리독립운동이 일어날 수 있고 이는 쿠르드족을 포함한 전 세계의 독립운동에 불을 지피는 도화선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다 보니 분리독립운동의 영향권 아래에 있는 국가들, 그 국가들에서 자원을 확보해야 하는 글로벌 기업 등은 분리독립운동을 막기 위해 국제 사회에 적극적으로 로비 활동을 하고 있죠.

또 다른 이유로는 소말릴란드가 공적 개발 원조(ODA)를 거의 받지 못하고, 해외 직접 투자(FDI), 인도적 지원 활동, 평화 유지군 파견, 국가 재건 지원 등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이 스스로 성장했다는 것이에요. 반면 소말리아는 2016년에만 ODA로 13억 달러(약 1조 5천억 원)가 투입되었어요. <출처-UNDP(Aid flows in Somalia)>

담비사 모요가 '죽은 원조'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국제사회의 지원금은 소말리아 정부의 '부패의 부패'를 낳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았죠. 국제 사회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내전으로 약 40만 명의 사상자를 낸 채 실패한 국가가 된 소말리아와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민주주의 국가로 스스로 큰 소말릴란드의 비교는 그간 강대국들이 주장한 성장 논리의 뼈를 때리는 사례가 돼요. 강대국 중심의 국제 사회가 쉽게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일인 거죠.

위와 같은 배경을 가진 소말릴란드와 대만의 외교 관계 수립은 큰 파장을 일으킬 수 있어요. 세계의 그 어느 나라도 승인하지 않은 소말릴란드를 대만이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인정해주었다는 점, 소말릴란드가 자신들만의 외교 방식으로 자신들의 숙원인 '승인 국가'로 향하는 발을 내디뎠다는 점, UN 미승인국인 대만과 소말릴란드의 협력이 중국의 '하나의 중국' 정책과 일대일로 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또 미국-중국 갈등 관계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등 '두 미승인 국가의 협력'이 기존 승인 국가들의 생태계에 끼칠 영향은 주목해볼 만해요. 또한, 국제개발협력의 관점에서 위의 협력과 더불어 소말릴란드의 성장 사례를 생각해보는 것도 꽤 흥미로울 것 같네요.

3줄 요약

#1. UN 미승인국인 소말릴란드와 대만 양국이 외교 협정을 맺어

기존의 승인국들의 질서에 파장을 일으킴.

#2. '승인국보다 더 나은 미승인국'인 소말릴란드의 외침은

국제 사회 이해관계로 인해 철저히 무시되고 있음.

#3. ODA를 비롯한 국제 사회의 도움 없이 자생한 소말릴란드.

소말리아와 소말릴란드의 사례를 통해 개발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자.

💬 이슈 모아봤.ZIP

바쁜 현대인을 위해 빠르게 요리한 Fast-Iss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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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by 러에포 & 피카츄

바삭한 해외 ISSUE

#지구_속_세계의_이야기

✔️자연의 가치를 찾아내는 특별한 지도

사람을 설득하기 위해 천 개의 글보다 한 장의 그림이 효과적이라고 하죠. 여기, 백만 개의 글보다 의미있는 지도 하나가 있습니다. 유엔환경계획(UNEP)이 천연자원에 대한 지리 공간 데이터를 관리하는 온라인 플랫폼 MapX와 협력한 것인데요. 자연의 숨은 가치와 미래 세대가 지닌 가치까지 함께 다룬 MapX는 눈앞의 경제적 가치만을 좇아 개발하는 현대사회를 각성시키기 위해 꼭 필요해 보입니다. 우리 주변 사회를 설득하고 가치 있는 개발협력을 실시하기에 적합한 이 지도, 한번 사용해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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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쟁이 있었는데요, 없었습니다

세계은행(World Bank)은 그들의 개발 프로젝트에 '불만보상위원회(GRC)'를 조직하여 분쟁을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있어요. 케냐의 댐 건설 프로젝트 진행 시 수몰 지역 보상에 GRC를 적용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인데요. 해당 지역에서 빈번하게 발생하던 토지 횡령을 GRC가 어떻게 해결했는지, 취약계층의 목소리는 어떻게 대변했는지, 그리고 여성들의 토지권, 재산권 보장을 위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 함께 살펴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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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한 쌀농사를 위하여

'지속가능성'. 개발협력분야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많이 들어보셨을 단어인데요. 이제 쌀 생산에 대해서는 지속가능성이란 단어의 기준이 확실하게 정해질 것 같아요. 유엔환경계획(UNEP)이 유수의 농업 연구기관과 함께 SRP-V(Sustainable Rice Platform-Verified)라는 쌀 인증제도를 시작했기 때문이에요. 이 인증은 지속가능한 농업 방식으로 생산된 쌀에만 부여되는 친환경 라벨인데요. UNEP은 앞으로 인증지표를 활용해 지속가능한 토지 이용을 장려하고, 개발도상국의 쌀 생산량을 10~20%가량 증가시킬 계획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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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를 통한 국제개발협력

성장기 아이들의 독서습관은 생애주기에 걸쳐 다양한 영향을 끼칩니다. 그렇다면, 가장 취약한 환경 속에 있는 난민 아동들에게는 어떻게 독서습관을 만들어줄 수 있을까요? 개발도상국 출신 교육학자 Dajani씨는 'We Love Reading' 프로젝트를 론칭했습니다. 지역 여성들을 중심으로 구연동화 조직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는 이 프로젝트는 지금까지 7,000명의 여성 자원봉사자와 50만 명가량의 난민 아동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는데요. 지역 통합과 여성 자원봉사자들의 자기 주도성 향상, 아이들의 독서 습관 형성 등에도 이바지하고 있다고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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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싱한 국내 ISSUE

#세계_속_우리의_이야기

🔹10건 중 9건은 '현지 조사 없는 현지 사업'?

국제개발협력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하는 게 있죠. 바로 사전 조사입니다. 특히, 사업의 방향을 현지 수요와 맞추기 위해선 현지 조사가 필수인데요. 최근 연구기관에서 10년간의 사업보고서를 합동으로 분석한 「신남방·신북방지역 교육개발협력 추진성과 분석 및 향후 추진전략」에 따르면 교육개발협력의 현지 조사 수행률이 10% 미만이라고 하네요. 전문가를 활용한 일방적인 전달에서 현지의 주도적인 참여로 국제개발협력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고려하면, 다소 아쉬운 수치인데요. 현지 조사를 '못'하는 건지, '안'하는 건지, 많은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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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feat. 코로나 19와 인종차별)

전 세계 대유행인 코로나 19 바이러스는 보건 인프라의 부재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사회 문제를 수면 위로 띄우고 있습니다. 인권 문제, 그중에서도 인종차별이 대표적인데요.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해 병명에 지명이나 인종, 국적을 연결하지 않기로 약속했지만, 코로나 19 바이러스를 '우한 폐렴'이나 '중국 바이러스'로 공공연하게 부르는 것도 한 사례입니다. 혐오는 다시 돌아와 타국 내 한인 배제와 같은 인종차별로 이어지는데요. 이를 해결하려면 우리는 어떻게 연대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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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도, 선도 넘은 '젠더 폭력'

결혼이나 취업 알선을 미끼로 한 '인신매매'로 인해 한국으로 이주하게 된 여성들이 있습니다. 한국 사회에서 성차별과 폭력, 착취 등의 피해를 본 이들. 필리핀과 몽골, 태국 3개국을 방문해 귀환 이주여성들을 인터뷰하며 실태 파악에 나선 <귀환 이주여성을 만나다>를 통해, 국경을 넘어 발생한 젠더 폭력 실태와 해결 방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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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회 '청년의 날'을 기념하며

매월 9월 셋째 주 토요일을 '청년의 날'로 지정한 이후 처음 맞이한 청년의 날! 이를 기념해 '청년의 날 기념 특별 대담 - 청년과 함께하는 국제개발협력'이 진행되었는데요. 대담은 청년 시절 해외에서 국제개발협력 활동을 한 4인이 본격적으로 실행된 청년기본법에 대해 언택트 서면 방식으로 이야기하는 것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청년에게 활동 기회를 제공하는 것을 책무라고 제정한 만큼, 정부의 방향에 관심이 커질 것 같은데요. 어떤 대담이 오고 갔을지, 기사를 통해 만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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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기 어때?

랜선으로 전해진 따끈한 지구 반대편 이야기

- by 조용석 (국제개발새발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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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서부터 우리 집은 가난했었고

한국을 떠나기 전까지 내가 태어나고 자라고 성장한 곳은 서울의 한 변두리이다. 서울이라는 울타리 안에 속해있는 곳이기는 하지만 1988년 올림픽 당시 많은 철거민이 발생했던 곳이기도 하고, 서울시청보다는 의정부시청이나 구리시청이 가까운 곳이라서 늘 서울의 문지방을 아슬아슬하게 밟고 있는 곳이었다. 가정형편도 넉넉했던 편이 아니었기 때문에 유년 시절 풍족한 기억 같은 건 딱히 없다. 그래도 IMF가 막 터지기 전인 1996년 무렵, 집 앞에 새로 생긴 아이스크림 가게는 잊을 수가 없다.

여러 가지 맛의 아이스크림 중 하나를 골라서 고급스러운 콘 위에 올려서 먹는 것은 똑같았지만 그 유명한 서른한 가지 맛의 가게는 아니었다. 지금으로서는 이름도 기억나지 않는 가게지만 그래도 아이스크림 하나가 1,700원이었던 것만큼은 또렷하게 기억난다. 당시 어린 나는 도대체 우리 동네에서 저런 아이스크림을 저 돈을 내면서까지 사 먹을 사람이 몇 명이나 될지 진심으로 아이스크림 가게 사장님을 걱정하였다. (가난이란 이런 것이다, 갓 초등학교를 졸업하는 어린아이가 주제넘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

하루는 가족들과 함께 집에서 저녁을 먹고 동네 산책을 하는데 무슨 생각이었는지 나는 아빠에게 그 아이스크림을 사달라고 말했다.

👟 나의 문화 답사기

국제개발 활동가에게 추천하고 싶은 문화 아이템.

직접 보고, 읽고, 듣고 소개해 드립니다.

- by 핑키

[도서] 다카노 히데유키의 <수수께끼의 독립국가 소말릴란드>

일본인 학자가 직접 소말릴란드에 방문한 이야기를 담은 책이에요. 현지에서의 생활을 유쾌하면서도 진지하게 풀어낸 덕분에 마치 소말릴란드에 간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데요. 전문성 있는 소설을 읽은 느낌이랄까요? 소말릴란드의 이야기는 아프리카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면서, 동시에 아프리카에 대한 편견을 깨주는 책이에요. 특히 저는 이 책을 읽고 아프리카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바라보는 관점이 바뀌었고, 비교적 높은 소말릴란드의 성 평등 수준을 통해 우리나라의 성 평등 문제를 반성하게 되었어요.

[도서] 담비사 모요의 <죽은 원조>

국제개발협력 필독서 중 하나인 '죽은 원조'예요. 담비사 모요가 세계은행에서 일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저술한 것으로, '원조 무용론'을 대표하는 책인데요. 이번 뉴스레터 내용 중 소말리아에 대한 부분과 지난 뉴스레터의 주제인 '환경 제국주의'와 연결점이 많아요. 저는 개인적으로 이 책이 개발협력 사업이 현지에 효과적일 수 있게 기획, 운영되고 있는지, 나는 그만큼 현지에 대한 이해를 하고 접근하고 있는지, 우리의 선의가 이들의 삶에 악영향을 미치지는 않는지 늘 확인하는 시야를 갖는 데에 보탬이 되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