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풀어봤's UP/ 혐오표현 시대, 교육의 역할
• 주니어 생존기/ 첫 파견생활은 너무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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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겨울이 끝나고 봄이 찾아 왔습니다. 봄은 짧게 지나가고 어느새 여름이 오는 것 같습니다. 지난 겨울은 우리에게 민주주의, 국민과 정치의 역할, 소명이 무엇인지 알게 해주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아직 해결하지 못한 과제가 있음을 알게 해주었습니다. 혐오입니다.

이번 원고에서 다루는 혐오의 문제는 어떠한 정치적 이해관계, 관점이 없습니다. 순수하게 혐오표현에만 집중하며,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절대적인 방법은 될 수 없겠으나 최소한 이것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만큼은 말하고 싶어서 어렵게 글을 쓰게 되었습니다.

지난 겨울에 겪은 정치적 혼돈은 우리의 문제였습니다. 그러나 일부 사람들은 우리의 정치 문제에 외국의 개입이 문제였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중국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나타나는 것은 작년 겨울에 국한되지 않습니다.

외교안보연구소에서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7월 한국과 미국의 사드배치로 인해 중국의 경제보복 조치(예: 한한령)는 우리나라에서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급격하게 악화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게다가 코로나19로 인해서 경험한 직·간접적 피해는 중국을 여러 방면에서 부정적인 국가로 인식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출처: 정상미(2024), 10쪽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과 중국인들에 대하여 노골적인 혐오표현은 발견하기 힘들었습니다. 물론 일상 생활에서 중국을 비하하는 단어(예: 짱개)는 온라인에서 종종 사용 되었지만, 대중적으로 그들을 비난하는 목소리는 상대적으로 적었죠. 그러나 본격적으로 중국과 중국인에 대한 혐오가 시작 된 것은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참고 기사

JTBC. [팩트체크] 헌법재판소, 중국인들이 조종한다?

한국경제. 與 김민전 "중국인들이 '尹 탄핵' 찬성…이게 탄핵 본질"

몇몇 사람들은 정치적 이해관계 혹은 개인적 이익을 취하기 위해서 자극적인 발언을 하게 됩니다. 특히 확인 되지 않았거나 혹은 공식적으로 잘못된 정보라고 밝혀진 것임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에서 동조하는 여론과 정보에 대하여 잘못된 정보라고 말하는 단체 혹은 조직의 정체성마저 부정하는 현상까지 발생했죠.

*참고 기사

MBC 뉴스. 주한미군도 "완전 거짓"‥헌재 재판정까지 들고 온 "중국 간첩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혐오표현에 동조하고, 나아가 이것을 사실처럼 말하는 것일까요? 이 현상을 이해하고, 어떤 맥락에서 교육의 역할이 중요한지 알아보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서, 먼저 혐오 표현에 대한 정의를 간략히 짚고 시작하겠습니다.

혐오 표현이란?

혐오 표현은 통일된 정의가 없습니다. 각 국가, 시대, 사회적 맥락에 따라서 변화하는 개념이지만 “혐오표현이란 인종, 민족, 성별 등등의 특정한 속성을 갖는 집단이나 개인에 대하여 공개적으로 비하, 비방, 모욕, 협박하거나, 차별, 적의, 또는 폭력을 선동하는 행위(박승호, 2019)”로 정의 됩니다.

비록 법률적 해석으로 인해서 혐오 표현에 대한 법적 규제, 법적 처벌의 기준은 모호합니다. 그러나 혐오 표현의 본질은 상대방에 대한 차별, 적대적 시각과 생각, 폭력을 선동하는 불법 행위에 해당하는 것이죠.

혐오 표현의 방지, 어떤 교육이 필요한가?

제가 이 글을 통해서 혐오 표현 방지를 위해서 교육이 필요함을 주장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배영주(2020)의 연구는 우리나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혐오표현 문제 해소 방안을 연구하였습니다. 대학생들은 높은 수준의 교육, 소셜미디어(예: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에 대한 명확한 개념과 사용 방법 등을 숙지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사회 현상에 대한 비판적 견해를 지니고 있으므로 혐오표현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법도 갖추고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배영주(2020)의 연구 결과는 우리가 예상한 것과 전혀 다른 내용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구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대부분 혐오 표현 문제에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학생들은 익명의 가해자로부터 받을 수 있는 신체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두려움이 소극적 대응의 이유라고 답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 연구 결과에서 주목해야 할 것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모른다는 그들의 답변이었습니다. 왜 고등교육을 받는 대학생들조차 혐오 표현의 대응 방법을 몰랐을까요?

김나경 외(2025)의 연구에서 배영주(2020)의 연구 결과에 대한 실마리를 찾아보았습니다. 이 연구는 우리나라 검정 교과서(3권) 중 사회과 과목(5학년, 6학년)에서 세계시민교육에 대한 내용을 분석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세 권의 사회과 교과서에서『다양성과 정체성』에서 인지(Cognitive) 영역은 비중이 높지만, 태도(Attitude)와 행동(Behavioral)의 영역은 인지 영역에 비하여 낮거나 혹은 다루어지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특히 다양성과 정체성의 세부 주제를 살펴보면 문화적 다양성, 다양한 정체성, 차이·차별·존중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표 1의 결과에서 볼 수 있듯이, 인지 영역은 세 권의 사회과 교과서에서 높은 비중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태도도 어느 정도 다루어지고 있지만, 행동 영역은 거의 0에 수렴합니다.

결국 세계시민으로서 소양을 키워주는 세계시민교육에서 다양성과 정체성에 대한 내용은 머리로 이해하는 것에만 집중했을 뿐 구체적인 행동 양식과 자세, 가치관을 함양하는 것에 집중하지 못했다는 것이죠.

이 연구 결과를 통해서 제가 전달하고 싶은 것은 단순합니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규 교육뿐만 아니라 비정규 교육에 해당하는 세계시민교육의 내용은 행동과 가치(태도) 함양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습니다. 오히려 학생들에 머리로만 이해하는 지식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죠. 세계시민교육은 “더 정의롭고, 평화로우며, 관용적이고, 포용적이며, 안전하고, 지속가능한 세상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식, 기능, 가치와 태도 함양을 목표로 하는 교육적 패러다임(성경희, 황미영., 2024)”로 정의되는 것을 고려하면 현재 세계시민교육은 그 역할을 충분히 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혐오표현의 시대의 세계시민교육

이런 맥락에서, 저는 험오표현의 시대에 세계시민교육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교육 전문가들의 입장에서 세계시민교육이 수행해야 할 영역이 너무 광범위하고, 비정규 교육과정으로서 편성된 현재 상황에서 한계가 있다고 주장할 수 있습니다. 비록 한계는 존재하지만, 세계시민교육은 지식을 전달하는 교육을 넘어서 포용적이고,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행동, 가치관 함양을 지향하는 교육입니다. 무엇보다 김나경 외(2025)의 연구 결과는 초등학교 고학년(5학년, 6학년) 단계에서부터 지식에만 초점을 맞춘 교육 과정, 내용으로 인하여 세계시민으로서 갖추어야 할 가치관, 태도, 행동 개발에 미진한 부분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초등학교 단계부터 세계시민교육이 지향하는 주요 능력(인지, 태도, 행동)에서 균형을 맞춘 교육 과정과 내용을 개발하고, 학생들에게 전달한다면 장기적으로 혐오표현 문제 해결에 필요한 능력 개발에 도움이 될 수 있겠죠. 물론 교육에만 전적으로 의존해서는 안됩니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것은 어른들의 성숙한 말과 행동, 포용성과 혐오표현을 규제할 수 있는 명확한 법적 기준, 규제와 제도 수립도 함께 이루어져야 가능합니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교육과정은 학습보다 성취(성적)에 초점을 맞추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 배운 개념이 얼마나 효용성을 지니겠느냐라는 비관적인 의견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속담에 “세살 버릇이 여든 간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만큼 어릴적에 익힌 습관은 어른이 되어서도 유효하다는 선조들의 지혜가 있으므로, 한 살이라도 어릴 때, 무엇보다 다양한 관점을 포용하고, 학습할 수 있는 시기에 맞추어 다양한 관점을 제공할 수 있는 세계시민교육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참고 문헌

• 김나경, 한종택, 강규원. 2025. Analysis of Global Citizenship in Primary School Social Studies Textbooks. 국제이해교육연구. 제20권 1호. 37-68
• 박승호. 2019. 혐오표현의 개념과 규제방법. 법학논총. 31권 3호. 45-88
• 배영주. 2020. 혐오표현 문제 해소를 위한 시민교육 구상: 대학생의 혐오표현 인식 및 경험을 중심으로. 현대사회와다문화. 제10권 1호. 31-65
• 성경희, 황미영. 2024. 사회과 교육과정에 나타난 세계시민교육 내용 분석. 교육과정평가연구. 27권 1호. 59-85
• 정상미. 2024. 2015~2024 한국인의 대중국 인식 분석. 주요국제문제분석 2024-17. 서울: 외교안보연구소

세 줄 요약

파견 첫 날 저녁이었다. 빛 하나 새지 않는 어둠 속 동기와 나는 사이좋게 헤드랜턴을 머리에 하나씩 끼고 LPG 가스버너를 노려보고 있었다. 버너에는 너구리가 보기좋게 끓고 있었고, 우리는 냄비에 고개를 들이대며 헤드랜턴의 불빛으로 너구리의 익힘 정도를 보고 있었다. 적막한 어둠 속 한숨만이 이어졌고, 그날 저녁은 결국 설익은 너구리를 이빨로 끊어내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물이 나오지 않아 양치를 하지 못한 채 침대에 누워 앞으로의 긴 여정이 결코 내 뜻대로 되지 않을 것임을 직감했다.

탄자니아는 꽤나 쌀쌀했다. 아루샤에 선선한 날씨가 지속되고 있다는 말을 듣긴 했지만 피부로 느끼기 전까진 믿지 못했다. 안개 속 우뚝 솟아있는 킬리만자로 산의 산봉우리를 보기 전까진 내가 탄자니아에 도착했다는 사실 또한 믿지 못했다. 비행기에서 내리자마자 드넓은 초원이 날 맞이했다. 킬리만자로 공항은, 경유를 위해 잠시 내렸던 에티오피아의 아디스아바바 공항과는 사뭇 달랐다. 아디스아바바 공항은 유럽의 여느 공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분주한 비즈니스맨들과 설렘을 안고 돌아다니는 여행객들로 공항이 꽉 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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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ICA] 2025년 하반기 KOICA 글로벌연수사업 모니터링 인턴 모집 (~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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