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슈 풀어봤's UP/ 감염병에 대처하는 세계인의 자세, IHR
• 거기 어때?/ 나라를 위한다는 착각
• 국제개발협력 ON-AIR 

2019년 12월 1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첫 환자가 중국 호북성 우한에서 보고되었습니다(Huang et al., 2020). 당시 2019-nCoV, 이후 SARS-CoV-2 라고 명명된 이 바이러스는 이전 SARS나 MERS같이 비교적 짧은 시간안에 사라질 것이라고 추측되었지만 모두의 예상, 그리고 희망과는 다르게 WHO가 2023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ublic Health Emergency of International Concern, PHEIC) (Wilder-Smith & Osman, 2020)의 종료를 선언할 때 까지 약 4년, 그리고 나아가 지금까지도 COVID-19란 이름으로 사람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COVID-19에 대응하기 위해선 한 나라가 아닌 전 세계 모든 국가의 노력이 필요했는데요, 이러한 국제적 보건위협을 대처하기 위해 WHO에서 제정된 규칙이 국제보건규정(International Health Regulation, IHR)입니다. 

COVID-19 팬데믹은 IHR이 실질적으로 작동한 중요한 사례입니다.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 WHO)는 IHR에 명시된 권한을 활용하여 2020년 1월 30일에 COVID-19을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 사태(PHEIC)로 선언해(IHR Emergency Committee on Novel Coronavirus(2019-nCoV), n.d.) 국제적 대응의 필요성을 알렸습니다. WHO의 선언 이후 IHR을 받아들인 196개 국가는 바이러스 확산을 막기 위해 중요한 정보, 자원 및 전략을 공유하고, COVID-19 사례를 보고하고 WHO가 권장한 조치를 시행하여 바이러스의 영향을 완화해야 했습니다. 

국제보건규정(IHR, 2005)은 국제보건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규정 중 하나입니다. 이 규정은 국경을 넘어 사람들을 위협할 수 있는 보건 위험을 예방하고 대응하기 위해 고안된 IHR은 WHO의 194개 회원국을 포함한 196개 국가에 법적 구속력이 있습니다. 국제보건 비상상황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방식을 제공하는 IHR은 그 구속력으로 각 국가가 보건 위협을 신속하고 효과적으로 보고하고 관리하며 완화하는데 필요한 절차와 의무를 갖출 것을 보장합니다.

IHR의 역사

국제보건총회의 전신인 국제위생회의 (Internatinoal Sanitary Conference)

IHR은 1969년에 처음 채택되었지만 그 기초는 19세기 중반으로 거슬러 올라가야 합니다. 당시 유럽은 각종 전염병, 황열, 천연두, 특히 콜레라의 국경 간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극심하게 필요하던 상황이었습니다. 특히 무역과 상업에 대한 간섭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확산방지 조치가 필요했는데, 각국의 위생규정을 논의하고 또 합의하기 위한 국제위생회의(International Sanitary Conferece)가 1851년 프랑스 파리에서 처음 개최되었습니다(Howard-Jones & Organization, 1975). 국제위생회의는 1938년까지 총 14회 개최되었으며, 1907년 국제공중위생국 (International Office of Public Hygiene, OIPH) 그리고 나아가 1948년 WHO의 설립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이후 WHO는 1951년 콜레라, 페스트, 재귀열, 천연두, 장티푸스, 황열병 등 6개의 검역 가능 질병에 중점을 둔 최초의 감염병 예방 규정인 국제위생규정(International Sanitary Regulation, ISR)을 발표했으며, 이는 1969년 개정되어 '국제보건규정'으로 이름이 변경되었습니다.

20세기의 마지막에 접어들면서 여행과 무역은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했고 이에 따라 감염병 대응에 대한 새로운 안건들이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WHO와 회원국은 1995년 제48차 세계보건총회에서 IHR의 개정 필요성을 논의하고 개정에 동의했습니다. 개정 이전의 IHR에는 몇가지 단점이 있었습니다. 먼저 보고가능한 질병의 범위가 콜레라, 페스트, 황열병의 세가지로 매우 좁았고 이는 당시 새로 출현한 에볼라같은 질병에 IHR이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하는 결과로 이어졌습니다. 또 질병의 보고를 각 국가의 공식적 보고에 의존한다는 점, 그리고 국제적인 질병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공식적 메커니즘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2005년 IHR의 개정본이 발표되었고 2007년 공식적으로 도입되었습니다. 우리가 현재 알고있는 IHR은 이렇게 개정된 규정이며 현재 WHO의 194개 회원국을 포함한 196개 국가에서 법적 구속력이 있습니다.

이후 2010년대 아프리카의 에볼라와 지카바이러스 확산으로 인한 PHEIC을 겪으며 IHR의 추가적인 개정과 확장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었습니다. 특히 WHO는 2018년 "국제보건규정을 국가 보건 시스템에 통합하여 국제보건 안보를 강화해야 한다"라는 취지의 논문을 British Medical Journal on Global Health에 발표했고 논문을 통해 "2014년 에볼라, 2016년 지카 바이러스 발병과 이 위기에 대한 국제적 대응을 평가했을 때 보건체계의 강화와 보건안보를 위한 노력간의 더욱 긴밀한 협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Kluge et al., 2018).

그리고 2019년 12월, COVID-19가 전 세계를 휩쓸었습니다. 국경은 봉쇄되었고, WHO의 반응은 늦었으며, 감염병에 대한 보고 및 정보와 자원의 공유도 원활하지 못했습니다 (Sohn et al., 2021). 다시 한번 IHR 개정의 필요성이 테이블 위에 올랐습니다. 이 개정에 대한 흐름과 나아가 다시는 COVID-19와 같은 재난을 맡지 말자는 취지로 제정되는 팬데믹 협정(Pandemic prevention, preparedness and response accord)에 대해서는 다음 보건기사에서 더욱 자세히 다뤄질 예정입니다. 

IHR의 현실

다시 IHR로 돌아갑시다. 모든 WHO 회원국은 IHR에 의거하여 국제보건을 위협하는 중요 사건이 발생할 시 WHO에 보고해야 합니다. 사건 발생 시, 각국은 IHR(2005)의 내용을 참조하여 국가간 이동 및 무역을 최대한 개방적으로 유지하면서 위협을 예방하고 통제하는 방법을 구상합니다. IHR은 모든 국가가 탐지, 평가, 보고, 대응의 역량을 갖출것을 요구하며, 주변 국가로 위험을 확산하는 것을 제한하고 또 나아가 불필요한 이동과 무역 제한 조치를 방지하기 위해 항구, 공항 및 육로 국경에서 도입할 수 있는 구체적인 조치들을 제공합니다. 이렇게만 보면 IHR은 감염병의 세계적 확산을 막기 위한 효과적인 도구라고 볼 수 있지만, 우리 모두 느꼈다시피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IHR은 국제보건 안보와 협력을 개선하기 위해 2005년 개정되었지만 완벽하게 현실에 투영되진 못했습니다. 2013-2016년 서아프리카에서 발별한 에볼라에 대한 WHO의 불충분한 대응은 IHR에 대한 국제적 비판을 새롭게 불러왔습니다. 또 다수의 회원국이 핵심 보건 역량을 충족시키지 못했고, 사건의 보고에도 실패했습니다. WHO, 하버드,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London School of Hygiene and Tropical Medicine), 미국의학원 (National Academy of Medicine)등은 이러한 현실을 지적하며 IHR의 개혁을 요구하며(GOSTIN & KATZ, 2016; Moon et al., 2017) IHR의 효과적 이행을 저해하는 장애물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했는데, 국가의 핵심 역량 부족, 부당한 무역 및 이동 제한, 보고능력 부족입니다.

먼저 국가역량 부족입니다. IHR은 196개 국가가 자국의 질병 감시 및 대응 역량을 평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일부 국가의 핵심 역량 수준이 부족하다는 것이며, 이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했는데, 해결 방안으로 국내 자원을 동원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외부기술 지원, 저소득 국가에 대한 외부 원조 지원, 국제사회의 압력, 국제통화기금(International Monetary Fund,IMF)의 국가 경제 평가 항목 중 하나로 감염병 대비 능력을 추가하는 것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두 번째 문제 - 그리고 아마 우리가 가장 쉽게 느낄 수 있던 문제 - 는 감염병 발생 중 무역 및 이동제한 이었습니다. 많은 정부가 COVID-19 기간 동안 무역과 이동을 제한했으며, 이러한 조치 중 다수는 보건적 관점에서 필요하지 않은(IHR이 최소화를 주장한), 여론과 시민들을 의식해서 도입한 불필요한 행동이었습니다. 이러한 제한은 수많은 국가의 경제를 악화시켰고 영향을 받은 지역에 지원을 보내는 구호단체의 작업을 더 어렵게 만들었습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이러한 이동의 제한을 최소화하는 것이 감염병 발생국의 추가 피해 방지를 위해 필수적이라고 발표했으며 해결책으로는 WHO와 UN이 부당한 제한을 가하는 국가를 더 적극적으로 "명명하고 비난(naming and shaming)"하는 것, WHO가 세계무역기구(World Trade Organization, WTO), 국제민간항공기구(International Civil Aviation Organization, ICAO), 국제해사기구(International Maritime Organization, IMO)등 이동, 무역과 관련된 국제기구와 협력하여 제한에 대한 기준을 개발하는 것 등이 제시되었습니다. 

COVID-19 당시 국경을 봉쇄한 나라들. 몇몇 국가를 제외한 거의 모든 나라가 해당된다

세 줄 요약

NGO 활동가 11년차, 친구들이 이제 슬슬 내 밥벌이를 걱정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지금까지 내 급여는 모두 국가가 지급했다고 말하면 다들 이내 안심하는 표정을 짓는 동시에 자신의 세금이 나에게 쓰일 줄은 몰랐다는 배신감을 느끼는 모양이다. 그래도 국제개발협력이 무엇인지, 왜 세금의 일부가 ODA 재원으로 사용되는지 설명을 하면 친구들은 이내 혹은 마치 못 해 고개를 끄덕인다. 운 좋게 ODA 사업을 계속 수행하는 덕분에 비록 액수는 적을지 언정 안정적인 월급쟁이의 삶을 살아가고 있는 나에게 친구들은 다시 묻는다. 그러면 너의 급여는 애국의 대가냐며.

 내가 파견되어 활동하고 있는 국가는 일당 정치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그 당을 중심으로 권력 구조가 첨예하게 편성되어 있는데, 사회/경제/문화 등 많은 분야에 산하 기구들이 존재한다. 그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조직은 청년연맹이다. 단순 청년의 연합이라는 의미를 뛰어넘어 나라와 당, 그리고 인민을 위해서 다방면에서 활동하는 – 소위 말하면 애국 단체이다. 내가 이들을 좋아하는 까닭은 청년연맹과 어울리면 조금이라도 나도 어려 보일 수 있다는 기대이기도 하지만, NGO에서 일하면서 평생 ‘희생’, ‘봉사’, ‘헌신’이라는 단어에 신물을 느낀 나로 하여금 어쩜 이들은 이렇게 충성스러울 수 있는지 의문과 호기심을 자아내기 때문이다. 이들의 애국의 대가는 도대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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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세미나·강연·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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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모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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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딩 및 캠페인

[아프리카인사이트] 도서 『있는 그대로 튀니지』 서평단 10명 모집 (~7/3)

[팀앤팀] 우리아이에게 주는 특별한 선물, '우리아이 나눔물' 캠페인 (~7/7)

[더브릿지] 빈민촌의 유기폐기물을 자원으로 바꾸는 우간다 사회적 기업 SEAS 펀딩하기(~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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