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 181🍟나 돌고래, 묘기 시키면 고소함

2024. 4.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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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ol.181 - 2024년 4월 둘째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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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풀어봤's UP/나 돌고래, 묘기 시키면 고소함
거기 어때?/ 그러다 완전 도태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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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돌고래, 묘기 시키면 고소함

by 라빈

안녕하세요 구독자 여러분, 라빈입니다. 지난 2022년 방영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 다들 재밌게 보셨었는지요. 드라마 안에서 우영우 변호사가 재판 도중 큰돌고래와 남방큰돌고래의 외양 차이를 설명하다가 판사에게 제지당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이 큰돌고래와 남방큰돌고래가 재판에서 청구인단에 포함되었던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

후쿠시마 오염수와 남방큰돌고래

고래가 청구인단에 포함된 이유는 바로 2023년 8월에 청구된 헌법소원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를 위한 헌법소원이었기 때문입니다. 제주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 남방큰돌고래는 약 120마리 정도인데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로 기본권을 침해당한 해양생태계 생물의 대표 자격으로 청구인단에 포함된 것입니다.

(출처: SBS 뉴스)

이번 일을 이해하기 위해선 생태법인에 대한 이해가 수반되어야 하는데요,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이전인 2023년 2월부터 제주도는 고래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생태법인’ 제도를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생태법인은 ‘자연과 동식물 가운데 생태적 가치가 중요한 대상에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현재 법률에서 법적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주체는 사람 또는 기업 등의 법인만 가능하지만, 생태법인 제도가 도입되면 동식물, 숲, 강, 호수 등 자연 존재도 법적 권리를 갖게 됩니다. 만약 생태법인 제도를 통해 고래가 법적 권리를 부여받는다면, 고래는 법적 주체가 되어 오염수 해양투기 등에 직접적으로 손해배상을 요구할 수 있는 ‘주체’가 되는 것이죠.

해양생태계를 대표하여 청구인단에 명시된 제주 남방큰돌고래가 해양 보호 생물로 지정된 후 10년여가 지났는데요. 하지만 해상풍력발전단지 건설로 인한 돌고래 서식지 파괴, 선박 관광과 해양쓰레기들로 인해 돌고래가 살아가는 삶의 터전은 줄어들고, 그 개체수는 늘지 않고 있습니다.

제주도의 생태법인 제도화를 위한 노력

생태법인을 통해 제주 연안 고래에 법인격을 부여하고자 하는 첫 논의는 2022년 2월 국회 입법 정책 토론회에서 시작했습니다. 2023년 3월엔 최재천 교수가 이끄는 제주자치도 생태법인 제도화 워킹그룹을 만들었는데요. 이 워킹그룹에서는 ‘생태법인 창설안’과 ‘특정법인격안’ 두 가지 방안을 제시했습니다. 생태법인 창설안은 도의회 동의를 받고 특정 생물 혹은 생태계에 도지사가 생태법인으로 창설시키는 방안이며, 특정법인격안은 제주 연안 고래들에게 직접 법인격을 부여하는 방안입니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현행법상 동물을 사람이 점유할 수 있는 객체 정도로만 보고 있어요. ‘동물은 물건이 아니다’라는 민법 개정안이 발의되었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번 제주남방고래 이전에도 우리나라에선 종종 소송에 동물이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2018년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설치 반대 소송엔 산양이 원고로 등장했고 2004년 양산 천성산 터널 착공 당시 도룡뇽을 소송 당사자로 내세우긴 했지만, 양 사례 모두 그 자격을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그렇다면 전 셰계에서 동물들은 다 비슷한 상황 속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걸까요? 주목할 만한 해외 사례들이 있는데요.

천성산 터널 공사 관련 뉴스 보도(2010.10.17.부터 2011.06.21.사이)/출처: 중앙일보

자연 전체나 특정 생태계, 특정 종을 권리의 주체로 인정했던 국가들이 있습니다. 에콰도르에선 2008년 세계 최초로 헌법 내 ‘자연 또는 파차마마(Pachamama)는 존재와 생명의 순환과 구조, 기능 및 진화 과정을 유지하고 재생을 존중받을 불가결한 권리를 가진다’는 자연권을 명시했죠. 이외에도 볼리비아가 2010년에 지구에 대해서, 파나마가 자연 그 자체에 대해서 권리의 주체를 인정했습니다. 또한 법인격을 부여받은 사례엔 뉴질랜드의 숲과 강, 스페인의 석호가 있고 파나마의 바다거북 또한 2023년 멸종 위기를 방지하기 위해 권리의 주체로 인정받은 사례가 있어요. 이런 맥락에서, 만약 생태법인을 통해 제주 연안 고래들이 법인격을 갖게 된다면 자연의 고유한 가치를 보호하는 데 더 많은 초점이 맞춰질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는 것이죠. 자연과 환경에 해를 끼치며 인간의 발전을 위해 침해받는 동물의 권리를 명확하게 규정하고,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법적 패러다임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생태법인은 제주도 자연환경을 더 효과적으로 보존할 수 방법이기도 합니다. 제주도는 UNESCO 생물권 보전지역이자 세계자연유산이며, 세계지질공원이기도 하죠. 하지만 역설적으로 화산섬과 용암동굴, 한라산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제주도의 자연은 이러한 자연을 보기 위해 찾아온 관광객들이 투기한 쓰레기, 관광시설 난개발로 인한 생태계 파괴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어요. 환경오염 문제가 심각해지다 보니 제주특별자치도 환경기본조례나 자연환경관리법 등 제주 환경을 지키기 위한 법안들도 있지만, 생태법인은 앞선 조례들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환경 보존을 위한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제도가 될 것입니다.

생태법인과 지속가능발전목표(SDGs)의 연계

생태법인 제도는 SDGs(국가 지속가능발전)목표 달성에도 기여할 수 있는데요. 15번 목표 ‘육지생태계 보존과 삼림 보존, 사막화 방지, 생물다양성 유지’가 대표적으로 기여 가능한 목표이죠. 이외에도 16번 목표와 17번 목표인 ‘평화적, 포괄적 사회증진, 모두가 접근할 수 있는 사법제도와 포괄적 행정제도 확립’,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또한 달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앞서 언급했던 자연환경 자체의 권리 보호와, 난개발과 환경오염으로부터 보호가 SDGs 15번 목표에 해당합니다. 이어 이런 생태법인 제도로부터 오는 자연 보존을 통한 생태 관광이나 친환경 농업, 탄소중립 산업 등은 제주도민의 환경친화적인 경제 활동 촉진에도 도움이 될 수 있죠. 또한 이번 생태법인 제도를 통해 국제사회에서 환경 보존 노력에 기여하는 성숙한 국가로 자리매김하는 동시에 환경 보호 관련 국제사회의 리더십을 갖춘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제주도의 생태법인 제도가 효과적으로 운영된다면 성공 사례가 환경오염과 난개발로 인해 많이 고민하는 다른 국가들에도 도움이 될 수 있는데요. 자원 매장량이 풍부하지만, 무분별한 채굴과 빈약한 환경 규제를 가진 국가들에 생태법인 제도는 자연환경 보존과 균형 있는 발전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생태법인 제도가 단점 없이 장점만 있는 제도라고는 볼 수 없습니다. 아직 법적 기반이 마련되지 않았기에 실효성 있는 제도일지는 시행착오를 겪어봐야 할 텐데요. 실제 적용 사례가 부족한 만큼 효과 검증을 위한 사례 축적과 이를 통한 제도 정비가 필요합니다. 또한 생태법인 제도가 운용되어 자연 또는 동식물이 법인격을 갖게 되었을 때, 그 주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대리인이 필수적입니다. 하지만 대리인 선정의 공정성에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고, 제도 운영 시 환경 보호가 아닌 개인 또는 단체의 이익을 위해 그 주체가 수단으로서 생태법인 제도가 악용될 수 있는 사례도 있기에 위험 관리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죠.

유영하는 남방큰돌고래(출처: 뉴스1)

앞으로 우리는 자연을 어떤 관점으로 바라봐야 할까요? 중요한 것은, 생태법인 제도가 환경 보호나 동식물 권리 보호를 더 효과적으로 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 될 수 있다는 것이죠. 또한 생태법인 제도를 시행하는 제주도 같은 지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할 수도 있습니다. 물론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에서 환경 보호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시민사회에서의 사회적 공감대 형성도 중요한 과제예요. 제주도에서 SDGs 달성을 위한 국제적 노력과 연계하여 생태법인 제도를 성공적으로 시행한다면, 제주도는 자연환경 보호를 제도화하여 인간과 자연의 새로운 공존 방식을 제시하는 성공적인 사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줄 요약

#1.

생태법인은
자연과 동식물에게

법적 권리를 부여하는 제도입니다.

#2.

제주도는 자연과 생태계 유지를 위해
생태법인을 도입하려 해요.

#3.

생태법인과 SDGs의 연계,
인간과 자연의 공존 방식을 제시하는
새로운 방법이에요.

그러다 완전 도태되겠죠

by 핑키

내일(4/10)은 22대 총선이 열리는 날이다. 사전투표율은 30%를 웃도는 역대 최고를 기록했고, 최종 투표율도 역대 최고를 바라볼 정도로 참여의 열기가 뜨겁다. 나도 사전투표로써 주권을 행사했다. 난 혜화에 살고 있는데 평소에 놀러 오는 사람이 많은 동네라 그런지 관내 사전투표는 줄을 서지 않고 바로 투표를 할 수 있었지만, 관외 투표는 최소 30분은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원이 훨씬 더 많았다. 그중 대부분은 젊은 층이었는데 놀러 와서 한 표를 행사하는 젊은 층이 많은 모습에 왠지 모를 든든함과 희망과 뭉클함을 느꼈다.

파견 생활을 하던 때에도 국회의원 선거가 열렸다. 당시엔 20대 국회의원 선거였다. 그때 내가 살던 곳은 베트남의 꽝찌성이라는 곳이었는데, 경기도 다낭시에서 기차로 4시간 정도 떨어진 동네다. 지금은 다낭에 재외투표소가 있지만 당시에는 호치민과 하노이, 두 군데에만 투표소가 열렸다. 그래서 기차를 13시간 동안 타고 하노이까지 가서 주권을 행사했다. 이런 썰을 비개발협력 친구들에게 이야기하면 적잖이 놀라지만, 기차를 갈아타지 않고 한 번에 투표소까지 가는 루트가 있다는 것은 파견 생활에서는 꽤나 운이 좋은 축에 속한다. 휴가를 내고 비행기, 기차, 버스를 두 번, 세 번씩 갈아타고 어렵게 한 표를 행사한 썰, 불우하게도 투표장까지 가는 중에 교통편에 문제가 생겨 도중에 여정을 포기한 썰도 많다. 누가 그 흔한 교통비를 주는 것도 아니지만. 왜 그토록 투표에 진심인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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