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장기간 원조 감축이 이어지던 와중, 드디어 ODA 예산의 증가로 이어지는 중요한 전환점이 돌아왔어요. 영국 외무국제개발부(FCDO) 장관 앤드류 미첼은 ODA 예산의 혼란스런 분배를 줄이기 위해 “스타 체임버(Star Chamber)”를 설립했는데요. 영국 외무국제개발부는 이를 통해 10억 파운드의 인도주의 기금과 1.5억 파운드의 ‘저소득국을 위한 기후재난 대처기금’ 등을 포함, 증가된 원조 총액을 발표했어요. 그럼에도 국민총소득(GNI)의 0.7%까지 원조액을 복구하겠다는 영국의 약속은 아직 달성되지 못했는데요.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해 속도를 늦춘다는 영국 정부, 여전히 많은 관심이 필요해 보여요.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출신의 도리스 수아레즈는 전 동료 10명과 수제맥주 양조장 라 트로차(La Trocha)를 설립했어요. 창업을 통한 평화구축 계획의 일환으로 콜롬비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설립된 라 트로차는 수아레즈와 동료들이 사회로 돌아오는 여정을 담아낸 맥주를 만드는데요, 코로모로 포터(Coromoro)와 라 파리아나 IPA(La Fariana)가 대표작이에요. 장애물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평화협정 이후 약 400명의 전 혁명군이 살해되었고, 라 트로차 등 전 혁명군이 시작한 기업 등에도 우려가 제기되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양조장은 평화를 위한 그들의 사명을 유지하며 계속해서 전진하고 있어요. 아직 폭력적인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는 사회에서, 라 트로차는 평화로 향하는 한 줄기의 희망을 제공해요.

로다 치아와와 호프 응굴루베는 잠비아 최초 여성 반밀렵 단체인 쿠파드자(Kufadza) 소속의 수색병이에요. 성 불균형을 해소하고 야생 동물을 보호하기 위해 로어 잠베지 보전회(Conservation Lower Zambezi, CLZ)에 의해 설립된 쿠파드자는 매년 지역에서 수백 명의 여성 지원자를 모집하는데요. 그중에서 고된 훈련과 시험을 통과하고 정식 쿠파드자가 되는 건 매년 열 명 내외에요. 쿠파드자 활동은 생태계 보존 분야에 대한 여성의 참여가 코끼리 밀렵, 불법 무역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지 보여주고 있어요. 야생 동물을 보호할 뿐만 아니라 여성의 역량을 강화하며, 전통적인 성 역할에 의문을 던지고, 밀렵 등 불법 활동에 대한 지역사회의 회복력에 기여하고 있어요.

2023년 말 언론 데벡스(Devex)와 영국의 탐사보도국(The Bureau for Investigative Journalism)은 미국국제개발처(USAID)의 95억 달러 규모 사업의 문제점을 폭로했는데요. 사업의 성공을 뒷받침하는 독립적 증거가 현저히 부족하고, 지속가능성이 의심된다고 발언했어요. 백악관과 USAID 감사관 역시 사업 중 40% 이상에서 최적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고, 국제연합(UN)은 지속가능발전목표(SDGs) 달성을 위해선 사업 접근 방식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어요. 세계 최대의 원조기구가 이러한 지적을 받은 지금, 우리나라 기관들은 어떠한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하고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 할 것 같아요.

이스라엘이 가자지구에 있는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 Relief and Works Agency for Palestine Refugees in the Near East, UNRWA) 직원 12명이 하마스가 주도한 대학살에 참여했다고 주장했어요. UNRWA는 즉각 피고인들을 해고하고 조사를 시작했는데요. 미국 국무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려를 표했고, 미국을 비롯한 독일 등이 자금 지원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어요. 이러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UNRWA는 여전히 가자지구에서 백만 명 이상을 보호하고 물자를 지원하는 주요 기구인데요. 아일랜드를 비롯한 여러 나라들은 팔레스타인 주민들에게 가해지는 인도주의적 위협을 무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에요. 국가 간의 정치 관계, 테러 그리고 인도주의적 위기 사이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까요?

가난 브이로그를 본 적 있으신가요? 경제적으로 빈곤한 일상을 보여주며 후원을 유도하는데요. 타인이 겪는 고통이 자신이 겪는 고통보다 상대적으로 크다고 인지할 때 안도감과 쾌감을 느끼기에 이런 마케팅이 가능하다고 해요. 빈곤 마케팅은 개발협력 관점을 벗어나 각종 매체를 통해 팽배해지고 있어요.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자극적으로 묘사해 동정심을 유발하는 모금 운동과 마케팅인 빈곤 포르노가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데요. 빈포선셋과 같은 다양한 캠페인을 통해 사회적 인식이 변화되길 기대해 봅니다.

우리나라 정부는 2024-2026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중기운용방향을 의결하여 향후 3년간 개도국에 13조 8000억 원을 지원할 예정이에요. 개발도상국 인프라 사업을 대형화하는 추세와 향후 안정적인 집행 관리를 고려해 고부가가치 사업에 주력하고 공급망을 안정화할 계획이라고 해요. 수원국 정부에 대한 차관 위주로 진행하는 방식도 다양화하여 개도국의 공공과 민간부문이 협력하는 민관합작투자사업(PPP)에 참여하고, 개도국의 현지 금융기관을 활용해 개발효과성이 높은 개도국 민간부문 금융도 지원할 예정인데요. 사업 참여자격 제한 조건이 없는 비구속성 원조를 확대하는 목표를 가지는 등 여러 추진이 기대돼요.

교육부는 2025년부터 학교에 인공지능(AI) 기반 디지털 교과서를 순차 도입할 예정이에요. 코로나 세대 아동들에게 디지털 기기 학습이 보편화되면서 기기 과다 사용이 학습 저하 등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는데요. 김칩 172호에서도 언급했던 2022년 국제학업성취도평가(PISA) 결과에 대해 한국교육학술정보원(KERIS)은 디지털 기기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학생일수록 수학 성적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어요. 기기를 통해 학업성취도를 올리려면 학습 준비도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디지털 문해력이 필요한데요. AI 교과서가 학생 개별 학습을 이끌 수준까지 구현될지 미지수이고, AI 교과서 업체들로 학습 데이터가 넘어갈 경우 사교육 특혜로 볼 수 있어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아 보여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민관협력 프로그램 중 혁신적 기술 프로그램(이하 CTS)은 그간 전통적인 방식의 ODA 사업을 넘어 초기 창업팀을 발굴해 글로벌 비즈니스 역량을 강화하고, 현지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어요.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과 전문성을 활용해서 개발도상국의 사회·경제문제를 해결하고, 스타트업들의 해외 진출을 가속화하는 효과를 내고 있죠. CTS를 통해서 우리나라와 개발도상국 모두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소득증대 효과도 이끌어내는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요. 현지에 적합한 사업모델을 기획하기 위해서는 현지 주민들의 욕구와 사회문제 등에 대해 잘 알고 있어야 하고, 다양한 이해관계자와의 충분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진행되어야 해요.

행정안전부는 매년 전국에서 발생하는 사회재난 및 각종 사고 발생 현황을 제공하기 위해 ‘재난연감’ 통계자료를 발간하고 있어요. 재난관리에 대한 정책을 수립하고 각종 연구 활동을 하는 자료로 활용되죠. 2022년 사회재난으로 인한 인명, 재산피해는 얼마나 되었을까요? 코로나19 감염병과 이태원 참사로 사회재난 사망자가 2만 6천 명가량, 전국 화물연대 파업과 산불로 재산피해도 7조가량으로 전년도 대비 5배 이상 증가했어요. 사회가 급속하게 변하면서 새로운 유형의 사회재난이 계속 등장하고 있는데요. 현재 재난관리체계를 점검하여 재난을 예방하고 피해를 최소화하는 노력이 필요해요.

제가 나고 자란 동네인 제주도 모슬포에서 작은 책방을 운영하고 있는 신의주입니다. 제 닉네임은 ‘나란(наран)’인데요, 몽골에서 개발협력 관련 일을 할 때 불린 이름이에요. 몽골어로 ‘태양’이라는 의미이고 주로 남성들에게 붙이는 이름이죠. ☀️ 저는 여성에게 주로 붙이는 ‘달’이라는 의미의 ‘사라’라는 이름보다 태양이 더 좋아서 태양으로 불러달라고 했어요. 제가 제주도에서 자라서 그런지 추위를 굉장히 많이 타거든요. 그 이후로 꾸준히 ‘나란’이라는 이름을 쓰고 있고 이곳에서 지구시민교육을 할 때 학생들도 저를 ‘나란’이라고 불러요.

요새 작은 동네 책방들이 많이 생겨나고 있는데요. 책방마다 책방지기의 취향에 따라 성격이 달라요. 저희 책방은 1) 환경 2) 로컬 3) 다양성, 이렇게 세 가지에 맞춰서 큐레이션을 진행하고 있어요. 그 결에 맞는 책들을 들여오고, 지역 주민들과 이야기를 나누기도 하고, 관련된 프로그램을 기획하기도 하죠. 📔

책모임이나 프로그램을 통해서 주민들과 함께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타인과의 소통 중에 새롭게 발견되는 것들이 있어요. 그런 재미있는 경험들이 다음으로 나아갈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환경, 로컬, 다양성에 초점을 맞춰 큐레이션이 제공되는 책방이라니 너무 신선하네요! 🤩 이런 지구시민책방을 운영하시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대학 졸업 후 국제개발협력 분야에서 일을 했는데, 환경 분야, 지역 이슈, 다양한 사람들과 동식물들이 살아가는 이야기들을 ‘책’이라는 수단으로 나눌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지금까지 오게 되었죠.

책방지기가 꿈인 적은 없었는데, 책방을 굉장히 좋아했어요. 좋아하는 책방을 방문했을 때 그 설레는 마음 혹시 아시나요? 갈 때마다 새로 들어온 책들의 제목만 읽어도 기분이 좋아져요. 책방에 대한 경험은 그게 다였지만, 제가 가진 이야기를 어떻게 지역 사람들과 나눌 수 있을지 고민하던 와중에 친언니가 던진 ‘책방 해볼래?’ 한마디가 저를 책방지기로 이끌었어요. 거창한 계기는 아니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