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ol.167🍟 부산을 위한 ODA였을까?

2023. 12. 18.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2030부산엑스포 #ODA

vol.167 - 2023년 12월 셋째 주

💬 오늘의 김칩

이슈 풀어봤's UP/부산을 위한 ODA였을까?
거기 어때?/ 국개협 무물 비하인드
국제개발협력 ON-AIR

부산을 위한 ODA였을까?

by 세종시 고라니

안녕하세요. 세종시 고라니입니다. 원래대로 원고를 쓴다면, 패널 데이터의 후속 기획 기사를 써야겠지만, 최근에 큰 뉴스가 있었죠. 그래서 이번 기획 기사는 이 주제에 맞추어 글을 써보고자 합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 했습니다.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한 평가보다 엑스포를 위해서 사용되었던 ODA에 집중해보겠습니다. 이번 정부의 ODA의 핵심은 엑스포였습니다. 정부는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발전, 전 세계의 지속가능성을 키워드로 부산 엑스포를 적극적으로 홍보 했었습니다. 게다가 국내 기업들도 함께 홍보에 참가하면서 엑스포 유치에 힘을 보탰었죠.

(출처 : 조선일보. 엑스포 실패... 재계 총수들 5개월 전 발언 보니 미묘한 차이가?(2023.11.30)

그럼에도 불구하고 2030 엑스포는 사우디 아라비아 개최로 결정 되었습니다. 한국 정부가 ODA를 적극 활용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사우디 아라비아만큼 엑스포에 가용 할 수 있는 비용이 부족했을까요?

국회예산정책처에서 발간한 2023년도 예산안 심의결과에 따르면, 2023년도 산업통상자원부 소관 예산안 사업별 심의결과에서 부산 엑스포 지원 예산은 25,446,000,000원(254억 4천 6백만원)으로 당초(213억 4천 6백만원)보다 증가한 금액이었습니다. 이 외에도,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더 많은 ODA를 지원하겠다고 밝혔으니 상당한 비용이 약속된 사항이었겠죠. 그러므로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비용은 부족하지 않았다고 보입니다.

왜 정부는 ODA를 엑스포 유치의 수단으로 생각했을까요? 왜냐하면 일본은 ODA를 활용해서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기 때문입니다. 2025년 오사카에서 개최 예정인 2025 오사카 엑스포는 ODA를 활용한 개발도상국 지원과 UN의 핵심 의제(SDG)에 초점을 맞추어 엑스포-ODA 연계 전략을 이용했었습니다. 한국의 부산 엑스포 유치 전략도 일본의 사례와 유사한 부분이 많죠.

(출처 : 국제신문. 엑스포 유치 성공 이래서 가능했다 <2> 회심의 ‘ODA 카드’ 꺼낸 오사카(2021.9.6)

한국도 비슷한 전략을 선택했습니다. 공동위원장에 국무총리와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최태원 SK그룹 회장)을 선임해서 정부와 민간이 적극 협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죠. 또한, 2030 부산엑스포는 환경, 미래 기술, 돌봄과 나눔이라는 키워드를 제시했습니다. 직접적으로 UN의 SDG를 언급하지 않았지만, 지속가능성을 얘기하는 점에서 매우 흡사하죠.

(출처 : 2030 부산세계박람회)

무엇보다 24년 국제개발협력 종합시행계획(안)에서 부산 이니셔티브를 직접적으로 제시했기 때문에 부산 엑스포와 ODA는 분리할 수 없는 요소였습니다.

24년 ODA의 핵심 동력은 어디로?

부산 엑스포 유치는 이번 정부의 핵심 과제 중 하나였습니다. 만약 엑스포 유치에 성공했다면, 한국은 올림픽, 월드컵, 세계 박람회(엑스포)라는 3대 메가 이벤트를 개최한 국가로 이름을 올렸을 겁니다. 지금까지 3대 메가 이벤트를 모두 개최한 국가는 프랑스, 미국, 캐나다, 일본, 독일, 이탈리아였습니다. 만약 한국이 부산 엑스포까지 개최 했다면, 명실상부하게 선진국이라고 전 세계에 홍보할 수 있는 기회였죠.

(출처 : 2030 부산세계박람회)

그런데 24년 국제개발협력 전략의 핵심 이었던 부산 엑스포의 실패로 인해 24년 ODA의 동력과 방향 설정이 중요한 과제가 되었습니다. 지금 정부가 꺼낼 수 있는 카드는 무엇일까요? 저는 두 가지로 추측 됩니다. 첫째는 장기화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인도적 지원, 둘째는 제47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에서 의결 된 농업 분야와 교육 분야 개발협력 추진전략 운영을 통한 실적 확보입니다.

비록 세부적인 방향은 알 수 없지만,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가 ODA 예산의 삭감으로 이어지는 일은 없어야 할 것입니다. 왜냐하면 ODA의 궁극적인 목적은 엑스포 유치가 아니었으니까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론은 ODA 예산의 낭비로 지적되는 것이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심지어 아프리카 9개 국가에 약속한 ODA 사업도 발굴 및 수행해야 하므로 엑스포 유치 여부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고위급 정부 관계자들이 현장에서 약속한 발언을 이행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해야겠죠. (참고 기사: 아주 경제. 한 총리, 아프리카 ODA 확대...9개국 대사에 부산 엑스포 지지 요청(2023.2.9)

현재 상황에서 한국 정부가 사용할 수 있는 전략은 무엇일까요? 2023년 11월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농업과 교육 분야에 초점을 맞춘 개발협력 전략을 의결했습니다. 그만큼 우리나라 국제개발협력의 중점 분야로써 농업과 교육에 집중하겠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부의 전략인만큼 구체적인 성과로 이어지는 것이 필요하겠죠. 정부에서 제안한 부산 이니셔티브에는 식량 안보(농업)과 교육이 모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부산 이니셔티브를 지지하지 않지만, 24년 ODA의 추진 동력을 잃지 않기 위해서 두 분야의 전략을 바탕으로 이니셔티브 달성에 활용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합니다.

ODA에 맞는 옷을 입혀주자

깁칩 vol.113에서 제가 우려했던 일이 벌어진 것 같습니다. 당시에 저는 이번 정부가 부산 엑스포에 집중하는 이유를 세 가지 가설로 분석 했었습니다.

김칩🔥vol.113🍟고민이 많아지는 2023년 정부의 국제개발협력 방향

가설 1. 부산 엑스포를 활용한 ODA 브랜드 홍보

가설 2. 포스트-SDGs를 고려한 부산 엑스포 유치

가설 3. 윤석열 정부 ODA 정책의 정체성 수립

결국 ODA는 세 가지 가설 중 1번과 3번에서 양(+)의 관계를 보여주었네요. 이번 정부의 외교 성과를 홍보 및 한국 ODA의 홍보, 그리고 이번 정부의 애매모호한 ODA 정책의 정체성을 만들기 위해서 말이죠. 무엇보다 2030 부산 엑스포에만 집중하지 않는 ODA가 되지 않기를 바랬으나, 현실은 반대로 흘러갔습니다. 앞서 말했지만, 부산 엑스포와 ODA는 별개로 생각해야 합니다. 부산 엑스포 유치가 실패했다는 이유로 ODA 예산 삭감부터 정치판의 희생양이 되는 것은 반드시 지양해야 할 부분입니다. 또한, 한덕수 국무총리가 아프리카 국가들에게 약속했던 ODA는 24년 국제개발협력전략을 바탕으로 이행될 수 있습니다.

*참고 기사

아주경제.[부산 엑스포, 그 후] 늘렸던 ODA 금액, 유치 불발에 R&D로?…예산시즌 돌발 변수(2023.11.30 )

시사저널e. '망신살' 부산엑스포 특위도 파행···“해외 ODA 약속 어쩔건가, 국정조사 필요”(2023.12.13)

이런 상황에서 농업과 교육 분야의 개발협력 전략의 의결은 지금 정부가 마주한 24년 ODA의 방향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물론 이 전략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할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ODA가 세일즈 외교를 위한 수단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계기가 필요합니다. 결국 24년 한국 ODA는 중요한 국면을 맞이했습니다. 단순히 국가의 외교를 위한 수단인지 아니면 법에서 명시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정책인지 말입니다.

세 줄 요약

#1.

부산 엑스포의 유치 실패와 ODA는

동일 선상에서 바라보지 말아야 한다.

#2.

ODA는 부산 엑스포를 위한

세일즈 외교의 수단이 아니다.

ODA의 궁극적인 목적은

국제개발협력기본법에 명시되어 있다.

#3.

농업과 교육 분야 개발협력전략은

방향성을 잃은 24년 ODA에 작은 희망이다.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는 방법으로 고민해보자.

국개협 무물 비하인드

by 레아

많은 사람들이 개발협력 업계의 신비주의와 진입 장벽에 낙담한다. 질문은 수없이 많지만, 답도 명확치 않고 전망도 뚜렷하지 않다. 나 역시 처음 개발협력 계에 들어왔을 때의 막막함을 기억하고 있다. 연차가 쌓이며 오히려 무기력함이 쌓였던 때도, 도망치고 싶었던 때도, 무너져 내렸던 때도 여전히 생생하다. 10년 동안 시대와 환경이 더 나아지기를 기대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선배와 강사로서 마주한 주니어들은 여전히 막막하고 답답하고 무기력함을 호소한다. 나는 선배로서 도대체 무엇을 해줄 수 있을까.

어쩌면 나는 먼저 탐험한 자로서, 새로운 탐험가에게 갖는 책임을 느끼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모험이 스스로에 대한 믿음, 동료들과의 우애, 선배들의 조언으로 만들어져 온 것 처럼,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었다. 나와 같은 길을 걷게 되리라 확신할 수 없지만, 그래도 먼저 이 여정을 떠났던 사람으로서 해줄 수 있는 이야기를 모으고 모아 전하고 싶었다. 이쪽 길로 가면 구덩이가 있고, 여기는 물이 부족하고, 저쪽은 주변에 사람이 많았다는 작은 포스트잇들을 통해, 어둡고 막막한 길을 혼자 걷고 있지 않다고. 누군가는 그대가 걷는 이 길을 걸었고, 같은 고민을 했고, 또 용기를 냈다고. 힘들면 포기해도 좋고, 무너져도 다시 걸어도 좋다는 가능성을 전하고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