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의 김치앤칩스

이전에도 국내 전문가 사이에서 비슷한 문제의식이 존재했지만, 다수의 연구가 인력양성 체계, 직업교육훈련 등과 같은 인재 양성에만 초점을 두었어요. 반면, 오민영, 백소라(2019)와 우승훈 외(2020)의 연구는 한발 더 나아가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에 관한 문제의식을 제시했다는 의의를 지녀요.  

해당 연구가 이루어진 후, 국제개발협력위원회는 2022년 '공적개발원조(이하 'ODA') 전문인력 양성 및 활용 확대 방안(안)(제 40차 국제개발협력위원회 안건 - 제40-4호)'을 발표하면서 인력양성과 ODA 생태계 구축 방안을 제시합니다.

김철희(2018)는 ODA 생태계를 “전 세계 및 전 인류와 이를 제어하는 각종 경제사회, 정책적 요인들이 종합된 복합 체계, ODA에 참여하는 주체 모두 상호 영향을 받는 종합 체계”로 정의했습니다. 그의 정의를 간략히 정리하면, ODA 생태계는 정부 부처, 공공기관, 비정부기구(NGO),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민간 기업 등 국제개발협력에 참여하는 모든 주체가 상호작용하는 공간이에요. 또한, ODA 사업 조달, 기획, 수행 등을 통해 사업 성과를 달성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곳으로도 해석할 수 있어요.

전문가들은 ODA 생태계의 가장 큰 한계로 원조사업이 두 가지 형태(유상원조와 무상원조)로 분절화된 현상을 지적하는데요. 과연 유·무상원조 분절화가 국개협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까요?  
이 질문에 관한 흥미로운 연구를 발견했습니다. 최예나(2019)의 연구는 ODA 분야 인력 전문성이 ODA 사업 관리 효과성에 주는 영향을 분석하면서 사업 형태마다 ODA 사업 관리 효과성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다르다고 분석했어요. 예를 들면, 유상원조 사업은 ODA 사업 법규가 구체적일수록 큰 성과를 도출하고, 무상원조 사업은 법규가 적합할수록 사업관리 효과성이 높아진다는 분석 결과가 도출되었습니다. 

또한, 해당 연구는 ODA 사업 인력의 전문성이 높아지면 분절화된 체계 내에서도 사업 관리의 효과성이 높다고 주장해요. 다만, 사업의 다원화될수록 높은 인력 전문성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하는데요. 비유하자면, 유능한 사공이 너무 많아져서 배가 산으로 간다는 것이죠.

늘 그렇듯이 예외는 존재하는 법! (출처: 불개미상회)

연구 결과는 마치 “국제개발협력 업계의 인력 전문성은 계속 높아질 테니, 사업 운영체계가 일원화되는 것이 낫다"고 유도하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저는 다른 관점에서 보고 싶습니다. 유능한 사공을 많이 길러내 산에서도 배를 앞으로 나아가게 하면 어떨까요?  

한국 ODA 일자리 정책의 흐름을 간략히 살펴보면, 1991년 한국국제협력단(이하 'KOICA') 설립 이후 분야별 전문가 수요는 꾸준히 존재했습니다. 당시 연구(김광연(1993))는 한국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과 KOICA 설립이 국제개발협력 전문가 수요를 증가시킬 것으로 예상했고요. 

이와 관련해 KOICA의 ODA 일자리 정책 흐름을 분석한 박종남 외(2021)는 다음과 같이 정리했습니다. KOICA는 설립 초기 ODA 일자리 정책에 있어 '해외 파견이 가능한 전문가 확보'에 초점을 두었지만, 프로젝트 사업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여러 분야의 전문가 풀을 구축하려는 노력을 확대했습니다. 이후, ODA 사업 참여 주체가 다양해지면서 KOICA ODA 일자리 정책은 WFK봉사단원의 전문인력화, 민간기관 전문가 참여 활성화까지 확장되었어요. 

그러나, KOICA를 비롯해 국개협 업계에서 말하는 '전문가'의 기준은 명확하지 않아요. 단순하게는 정규직과 비정규직(계약직)으로 구분되지만, 비정규직 역시 비교적 짧은 업무 기간에 특수한 업무(예: 사전타당성 조사, 평가 등)를 수행하는 '단기전문가'에 속해요. 효율적인 인력 관리 및 인재 양성을 위해서는 직무 구조(정규직, 계약직, 단기계약직 등)를 고려한 세부 기준 수립이 필요해요. 

국제개발협력 일자리에서 고민해야 할 또 다른 부분은 참여 동기입니다. 다수의 학자와 시민단체 등은 일자리와 관련해 ‘임금’ 문제를 지적했습니다. 박종남 외(2021)이 진행한 설문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절반 이상(57.8%)이 월평균 200만 원 미만의 임금으로 일하고 있었어요. 반면에, 공공기관 초임 수준의 월급(평균 300만 원 내외)은 20% 정도에 불과합니다. 

(출처: 박종남 외(2021))

물론, 국개협 분야의 진출 동기는 금전적 이유만으로 설명되기 어려워요. 홍상우 외(2022)는 NGO 구성원의 공공봉사동기(Public Service Motivation, PMS)에 관한 연구를 수행했습니다. PMS는 공무원, 공공조직 구성원의 동기(Motivation)를 파악하기 위한 이론으로 자주 활용되는 개념으로, 예를 들어 공공기관의 구성원(공무원, 공공기관 종사자 등)과 민간 기업의 직원의 참여 동기를 비교해 차이점을 도출하는 연구 등에 사용되고 있어요. 여러 연구는 PMS의 핵심이 사회에 유익한 기여를 하기 위한 욕구, 국가, 사회, 국민을 위한 봉사, 정책 형성과 집행에 도움이 되기 위한 욕구와 같이 공공의 이익 추구와 실현에 있다고 정의합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홍상우 외(2022)의 연구는 NGO 구성원의 PMS 유형을 아래와 같이 분류했어요. 

• 공감 중심의 동정심을 가진 구성원
• 섬세한 배려를 기반으로 동정심을 가진 구성원
• 공동체 활동을 통한 성취 추구를 중시하는 구성원
• 바람직한 미래 사회를 추구하는 구성원
• 개인의 바람직한 역할과 책임을 강조하는 구성원

그런데, 봉사 동기는 필요한 걸까, 당연한 걸까? (출처: Pixabay)

오민영, 백소라(2019)의 연구 보고서 목차 중 “헌신과 희생을 당연시하는 분위기”라는 소제목을 통해 국개협 업계가 암묵적으로 국개협 종사자들의 내재적 가치인 PMS를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로 인식하고 있음을 유추할 수 있어요. 결국 이 분야에 일하기 위해서는 금전적 요인보다 봉사의 동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죠. 

이 문제에 대한 저의 개인적인 견해는 다음과 같아요. 현재까지 우리나라의 원조 분절화 문제는 해결되지 않았어요. 2013년 KOICA와 한국수출입은행이 '유·무상 원조 연계 확대를 위한 MOU'를 체결했지만, 그 이후로 유기적인 유·무상 원조가 시행되고 있다고 말하기 어려워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 정부는 ODA는 분절화된 구조를 수용하면서 이에 맞춘 일자리와 인력양성 체계를 지속해 보완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최예나(2019)의 연구에서 '원고 체계가 분절화되었더라도 인력 전문성이 상승하면 사업 관리 효과가 상승한다'고 분석했던 것을 기억하시나요? 우리는 사공이 늘어난 것을 한탄하고만 있을 게 아니라, 사공들의 전문성을 개발하고 적절한 보상을 제공하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고민해야 해요.

'잘하고 있는 걸까?', ‘이 길이 맞는 걸까?’ 

개발도상국(이하 '개도국')으로 파견을 나온 지 2년 차에 접어든 내가 자신에게 주기적으로 던지는 질문이다. 현장으로 나오면 한국에서 끌어안고 있던 국제개발협력(이하 '국개협')과 관련된 고민이 해소될 줄 알았지만, 아직도 명쾌한 해답을 내리지 못했다.

섬나라 스리랑카에서의 파견 생활은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 멋진 자연경관, 순하고 친절하며 남을 위해주는 따뜻한 오지랖을 가진 현지 사람들로 인해 나는 금방 이곳에 빠져들었다. 이렇게 좋은 곳에 있지만 파견 생활을 잘하고 있는 것인지 계속 의구심이 들었다. 현지인의 생활과 대비되는 특권 같은 생활에 죄책감이 들기도 했다. 현지인과의 교류를 목적으로 온 곳에서 한국인과 가장 많은 시간을 보내고, 그들에게 귀 기울이기보다 다른 외국인이나 여행객과 소통하는 시간이 많았다. 종종 파견지에서 보내는 생활이 파견 전 스스로 기대했던 모습과 일치하는지 반성하기도 했다.

‘파견 생활을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은 ‘국개협 종사자로서 잘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이어졌다. 문득, 국개협 업계에 첫발을 들이기로 결심했던 나의 첫 마음을 돌아본다. 아는 게 없어서 열정이 가득했고, 끊임없이 배우고 연구하며 겸손하게 다가갔던 과거의 나. 지금의 나는 이전의 나보다 머리가 조금 컸지만(?), 지금처럼 계속해서 잘하고 있는지 의심하고 비판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한다.

나의 여행 스타일은 사전에 계획을 세우고 여행지에 간 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다니는 식이다. 나는 여행지를 고를 때 세 가지가 있는 곳을 간다. 그 세 가지는 바로 로컬 브루어리, 생태 문화적 공간 그리고 역사가 있는 곳이다.

난 역사 중에서도 특히 다크투어리즘(이하 '다크투어')에 마음이 동하는 편이다. E.H. 카에게 역사가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면 내게 다크투어는 현재와 과거의 가식 없는 대화다. 화려한 역사를 자랑하는 공간에서는 그 영광의 시간 동안 수많은 사람이 눈물 흘린 맥락을 쉽게 파악하기 어렵다. 하지만 다크투어는 누군가가 흘린 피눈물의 흔적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싸움 구경에서 가장 궁금한 ‘누가 먼저 때렸는지,' ‘누가 더 잘못했는지’를 피해자의 시각에서 낱낱이 명증한다. 

4월은 제주 4·3과 화성 4.15 제암리·고주리 학살사건이 있고, 아홉 번째를 맞이한 세월호의 4월 16일이 있으며, 내일로 다가온 4·19혁명 기념일이 있는 달이다. 국내의 수많은 전쟁 같은 삶이 일 년에 한 번 수면 위로 떠오르는 달이자 다크투어하기 딱 좋은 시기다. '연대의 시작은 주변에 관심을 두는 것부터'라는 말이 있다. 수많은 이들의 끝나지 않는 징글징글한 전쟁 같은 삶을 끝내는 첫걸음은 생각보다 가까이에 있다. 그런 면에서 4월은 세상에 눈을 뜨기에 꽤 괜찮은 시기다.

보고 듣고 읽을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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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세미나·강연·행사

[2023 KCOC 아카데미] 국제개발협력NGO 현지 관리자 과정 <프로젝트 매니지먼트 워크숍> 신청 안내(~4/20)

[서울시공익활동지원센터] 모나드움 시민강연 : ‘고독’의 시간에서 ’고립’으로 내몰리지 않기 위하여(4/20)

[2023 KCOC 아카데미] 국제개발협력NGO 신입활동가 과정 신청 안내(~5/4)

[국제개발협력학회] 2023 국제개발협력학회 신진학자캠프 참가자 모집(~5/10)

채용·모집

[유엔세계식량계획(WFP) 한국사무소] Business Support Assistant(G3) 모집(~4/23)

[KOICA 이노포트] 이노포트 입주기업 및 단체 모집(~4/26)

[국제기구] 2023년도 KOICA-UNV 대학생 봉사단(9기) 모집(~5/1)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KOICA 사회적연대경제사업 케냐 프로젝트 담당자 채용공고(채용시 마감)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금융접근성사업 담당자 채용(상시채용)

[굿네이버스 글로벌 임팩트] 기업혁신그룹 사업 담당자 채용(채용시 마감)

대외활동

[서울시자원봉사센터] 청년[ESG] 기획봉사 참여자 모집: 청년과 기업/공공기관이 함께하는 프로젝트(~4/28)

[KOICA] 2023년 KOICA 리턴프로그램 모집 안내(~4/30)

펀딩 및 캠페인

[팀앤팀] 기부러닝 워터런(~4/30)

[더브릿지] 북한인권증진을 위한 서명 캠페인(~4/30)

[더브릿지] 비극의 르완다 역사를 치유하는 다리가 되어주세요!(~7/10)